![]() ▲ 사진: (上) 조스틴 비버 일본 TV아사히 (뮤직 스테이션) 공연 장면. (下1) 저스틴 비버 일본 야스쿠니 신사 방문 사진. (사진2) 일본 욱일기 문양 패딩 © 이일영 칼럼니스트 |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팝가수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일본 제국주의로 상징되는 욱일기가 그려진 옷(패딩)을 입고 일본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4월 9일 일본의 최장수 음악 프로그램 중 하나인 TV아사히의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에 출연하여 신곡 애니원(Anyone)을 선보이면서 욱일기가 선연하게 디자인된 문양의 패딩을 입고 등장한 것이다.
이에 한국 알리미로 잘 알려진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저스틴 비버의 SNS 계정 및 소속사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메일에서 (욱일기는 독일 나치당의 당기인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와 같은 전쟁 범죄 깃발인 전범기라는 사실을 알리며 이는 서양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어 서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욱일기의 정확한 역사적 의미를 알고 다시는 이런 행위를 하지 말길 바란다며 아시아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충고하였다)
29일 보도자료를 통하여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한 서 교수는 (일본의 극우 성향 언론 매체가 욱일기가 제국주의 침략을 상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인 들 뿐이라며 저스틴 비버를 옹호하고 나선 사실에서 가수에게 욱일기의 정확한 팩트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 교수가 팝가수 저스틴 비버에 보낸 항의 메일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지난 2014년 4월 23일 저스틴 비버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여 (당신의 축복에 감사한다-Thank you for your blessings)라는 글과 함께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고개를 숙인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에 역사와 문화를 구분하지 못하는 가수라는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다.
당시 서경덕 교수는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잘 몰랐을 것이라며 비판과 비난에 앞서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후 저스틴 비버의 SNS와 소속사에 야스쿠니 신사 관련 영어 동영상 CD와 영문 자료집을 보냈다.
이후 저스틴 비버는 자신의 SNS에 (나는 그 신사가 기도하는 곳으로 착각하였으며 내가 기분을 상하게 한 분들이 있다면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나는 중국을 사랑하고 일본을 사랑한다며 해명하고 사과하였으나 한국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 이에 국내 팬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저스틴 비버는 트위터에 (일본에 있을 때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게 한국 팬들에는 상처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도한 게 아니었으며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죄송하다)는 공식 사과글을 올렸다.
이와 같은 저스틴 비버의 역사와 문화의 심층적인 인식이 부재한 행동은 지난 2103년 4월 14일 역사의 아픈 현장으로 보존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소재한 박물관 안네 프랑크의 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당시 두 번째 월드 콘서트 투어 중에 이곳을 방문하여 (이곳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안네는 멋진 소녀였다. 그녀가 현실에 존재하였다면 자신의 팬클럽 빌리버(Belieber)였을 것)이라는 신중치 못한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당시 이러한 내용이 박물관 SNS에 게재되면서 세계적인 팝스타의 역사와 문화의 무감각에 대한 큰 비판이 있었다.
당시 저스틴 비버의 개인적 감성으로 보아야 한다는 옹호가 있었지만, 역사의 관점에서 비난의 화살은 정확하였다. 이는 박물관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박해를 피하여 독일계 유대인 부부가 두 딸을 데리고 독일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왔으나 1941년 나치에 의하여 네덜란드가 점령되면서 1944년 8월 나치에 체포될 때까지 숨어 지냈던 은신처였다. 두 딸은 독일 어느 유대인 수용소로 이송되어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15세의 짧은 삶을 남긴 소녀 안네 프랑크(1929∼45)가 써 내려간 일기가 바로 아픔의 역사를 품은 (안네의 일기)라는 사실에서 조금이라도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였다면 자신의 팬으로 거론할 대상이 아님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팝가수 저스틴 비버가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였던 시점이 2014년 4월 23일인 점에서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Baby 뮤직비디오가 부동의 유튜브 조회 수 1위를 고수하다가 2014년 2월 24일 우리나라 뮤지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난 사실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고사성어 오비이락이 생각나는 대목으로 신중한 처신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한다.
아티스트의 문화적 감성과 역사 인식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저스틴 비버의 일본 TV 방송의 욱일기 문양 패딩 출연은 분명하게 짚고 가야 할 점이 많다. 이에 먼저 욱일기에 대한 역사적 유래와 실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욱일기(旭日旗)는 태양을 상징한 일본 국기 일장기를 바탕으로 태양에서 퍼져 나가는 햇살 무늬 욱광(旭光-rising sun)을 나타낸 것이다.
신화적으로 태양의 신을 섬겨온 일본의 국기 일장기의 역사는 나라 시대(710~794)와 헤이안 시대(794~1185)에 편찬된 역사서 속일본기(續日本紀)에서 몬무 천황(683년~707년) 당대에 태양을 나타낸 깃발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일본 조정의 깃발을 뜻하는 니시키노미하타(錦の御旗)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일장기는 일본 혼슈 중남부에 있는 야마나시현에 소재한 사찰 운포지(雲峰寺)에 존재한다. 이는 전승에 의하면 헤이안 시대 고레이제이 천황이 1056년 미나모토노 요시미츠에게 하사한 것으로 이후 다케다 가문(武田家)에 가보로 전해진 것이다.
일본의 국기 일장기에 대한 실체적인 역사는 에도 막부 시대에 선박의 국적을 나타내는 깃발에서 발전하여 1859년 막부의 공식 국기가 되었다. 여기서 주시할 내용은 당시 막부의 군 깃발은 일장기였다. 그러나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1870년 육군과 해군이 분리되면서 욱일기가 군 깃발로 등장한 것이다. 일본 제국 육군기는 햇빛의 수를 나타내는 16줄 욱일기를 사용하였으며 해군은 처음엔 8줄 욱일기를 사용하다가 16줄로 햇빛의 형태를 다르게 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독일은 반나치 법안을 제정하여 나치 독일의 당기 하켄크로이츠의 문양 사용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하는 엄격하게 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군 병력을 가질 수 없는 법안을 피하여 치안 유지라는 명분으로 창설한 자위대의 공식 군기로 욱일기를 사용하고 있다. 나아가 침략을 부정하는 일본 극우파의 상징 깃발로 사용되며 여러 스포츠 경기 응원에 등장하여 많은 논란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욱일기 사용에 대하여 일본은 욱일기 문양이 세계에서 인정하는 일본의 전통문화에서 탄생 된 것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을 살펴보면 에도 시대 목판화 우키요에 작자 미상의 복신입어선(福神魚入船) 작품에 등장하는 햇빛 문양을 근거로 풍어를 기원하는 민속 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 작자 미상의 우키요에 복신입어선(福神魚入船)이 에도시대 우키요에 작가 오치아이 요시이쿠의 작품으로 표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내용으로는 당시 우키요에 작가 우타카와 쿠니사다(歌川国貞)의 1832년 작품으로 추정되는 이견포서도(二見浦曙図)에 담긴 햇빛 문양이 실제로 존재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문제는 우리가 일본의 전통문화에서 탄생한 문양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이는 모네와 고흐로 대표되는 인상파 화가의 일본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의 영향에서부터 19~20세기 서양 미술에 나타난 일본 미술의 영향을 이르는 자포니즘(Japonism)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가 인정하듯이 소중한 문화의 바른 영향과 계승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욱일기의 사용과 문양의 민속적 정신성을 비껴간 의도된 의식을 경계하는 것이다. 역사의 진실인 침략의 만행에 대한 성찰과 사죄는 제쳐두고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정신으로 선동하고 표현하려는 일본 극우단체의 욱일기 사용에 대한 의도를 경계하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일본에서 제작되는 다양한 미디어 물에서 이와 같은 의도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사실은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지난 야스쿠니 신사 방문과 네덜란드 안네의 집 서명과 같은 신중치 못한 처신을 하였던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욱일기 문양의 옷을 입은 행동은 역사와 문화를 바르게 인식하지 못한 행동이 분명하다. 이에 대한 서경덕 교수의 지적과 항의는 깊은 의미가 있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