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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씨받이' 여성의 슬픈 외침

현대판 '씨받이' 베트남 여성 일부 승소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9/07/29 [15:33]
서울중앙지법 민사 86단독 김승곤 판사는 대리모 역할을 한 베트남 여성 a(26)씨가 전 남편 박아무개(53)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2500만원을 지급하라"면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고 지난 7월16일 밝혔다.

행복을 꿈꾼 결혼생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3년, 20살 되던 해에 한국 남성 박씨에게 시집왔다.

당시 a씨는 남자친구를 사귄 적도, 결혼을 생각해 본 적도 없었지만 한국 남자와 결혼한 마을 언니의 소개로 박씨를 소개받았다. a씨를 찾아온 마을 언니는 박씨에 대해 나이 40에 아내와 이혼한 남자라고 설명했고, 며칠 뒤 베트남에서 박씨를 만났다.

박씨는 처음만난 a씨에게 결혼하고 싶다면서 결혼 준비금으로 1000달러를 건냈다. 석 달 뒤 한국으로 들어온 a씨는 혼인신고를 하면서 박씨의 나이가 47세라는 사실을 알았다.

박씨의 첫 번째 거짓말이 들통 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a씨는 게의치 않았다. 말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박씨는 a씨에게 잘해줬고, 박씨 외에는 의지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온 며칠 뒤 박씨는 a씨에게 사전의 단어를 짚어가며, "아기를 낳으면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첫째 아이를 임신했다. 박씨 역시 기뻐했지만 아이를 낳을 날이 가까워지자 돌연 "아이가 태어나면 미국에 사는 누나에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a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했고, 2004년 11월 예쁜 딸을 출산했다.
 
베트남에서 시집와 두 딸 출산하자마자 빼돌린 남편…a씨에게 이혼 요구
 a씨와 이혼한 지 한 달 만에 전처와 재결합 한 남편 연락 끊고 잠적해…


a씨가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딸 아이는 미리 사놓은 아기옷, 젖병과 함께 보이지 않았다. 딸을 찾는 a씨에게 박씨는 "신생아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돌봐줘야 한다"고 둘러 댔고, 두 달 동안 밥도 못 먹고 울기만 하는 a씨를 보고 결국 "딸이 전처의 집에 있다"고 내뱉었다. 

전처와 21년 동안 살면서 아이가 없었고, ‘베트남 여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 돈을 쥐어주면 이혼도 해주고 양육권도 포기해준다’는 말에 전처와 짜고 a씨를 속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처와 이혼한 지 한 달 만에 a씨를 만나 결혼했다는 말에 a씨는 놀라움과 화를 금할 수 없었지만 박씨는 "첫 딸은 전처한테 준다 생각하고 아기를 더 낳아서 행복하게 살자"고 회유했다.

자식을 남에게 준다는 사실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a씨는 강력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박씨의 위로와 정 때문에 결국 결혼생활을 다시 이어갔고 첫째를 낳고 석 달 뒤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 

둘째마저 빼앗아가

둘째 출산을 2개월 정도 앞뒀을 때 박씨는 갑자기 "계약이 끝나 집을 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집을 전처 이름으로 계약해 자기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또 박씨는 전처가 a씨와 이혼하지 않으면 “집도, 돈도 없는 형편으로 만들겠다고 했다”면서 재산을 잃을 수 없으니 전처와 재결합하겠다고 말했다. 돈이 있어야 a씨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이없는 상황에 a씨는 사랑한다며 버리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박씨는 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둘째 아이만큼은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둘째 아이를 베트남에서 낳는 조건이라면 이
혼해 주겠다"고 말했지만 박씨는 그것마저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박씨는 "이혼 뒤 베트남에서 잠깐 쉬었다 오면, 전처와 결혼해 돈을 찾고 집도 사주고 아기도 보내주겠다"는 말로 a씨를 안심시켰고, 2005년 7월 둘째 딸이 태어났다.

둘째를 출산한지 1주일 만에 박씨는 a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앞으로도 챙겨주고 아이들도 만나게 해주겠다"는 박씨의 약속을 믿은 a씨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고, 박씨는 a씨와 이혼하면서 2만 달러를 건낸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전처와 다시 결혼했다.

베트남에 잠시 머물던 a씨는 아이들 생각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한국에 다시 돌아와 박씨에게 연락했지만 박씨는 전화번호와 집도 바꾼 채 아이들과 함께 사라져버린 후였다.

이후 a씨는 자괴감과 산후우울증 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렸다. 밤마다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수면제를 먹어야만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러던 2007년 1월, a씨는 서울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를 찾았다. 혼자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a씨는 센터의 도움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그룹의 소라미 변호사를 통해 같은 해 6월, 서울지방법원과 서울가정법원에 각각 손해배상 청구와 양
육자변경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지난 2월 서울가정법원 가사 22단독 신한미 판사는 a씨가 박씨를 상대로 낸 양육자 변경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새어머니와 아버지 등과 맺고 있는 현재 관계를 고려할 때 상황을 바꾸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다만 "친어머니로서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박씨의 집에서 아이들을 만날 면접교섭권은 인정 한다"고 판결했다.

박씨는 법원의 면접교섭권 인정마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상고 했고,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한편 a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관련해 박씨는 "속이고 결혼한 것은 맞지만 금전적으로 충분히 보상을 했고, a씨가 한국에 온지 3~4일쯤 지나 아이를 낳아주는 조건으로 돈을 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사전에 a씨의 동의가 있었음을 주장했다.

사전을 펼쳐두고 단어를 짚어가며 의사소통을 통해 대리모 약정에 동의를 얻어냈고, 약속한 금액을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먼저 "원고와 혼인해 자녀들을 가진 뒤 아이들을 원고와 격리해 양육한 것은 원고의 친권과 양육권을 침해한 것일 뿐 아니라 원고의 인격권과 신체에 대한 자기보전권을 침해한 것으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행위이므로 피고는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대리모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민법상 선량한 풍속을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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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게 2009/08/30 [00:11] 수정 | 삭제
  • 저는 집사람이 25개월 된 애기를 베트남에 버려두고 혼자 몰래 귀국하여
    잠적하고 있읍니다
    애기를 못보는 고통은 너무너무 심합니다
    그런경우 거의 대부분 베트남에서 돌아오지않습니다
    남편은 거의 폐인 됩니다
    모둔 사람이 햄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읍니다
  • 힘내세요 2009/08/18 [16:29] 수정 | 삭제
  • 그런사람은 정말 인간이아니죠.
    외국사람이라고 그렇게 학대하다니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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