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용의 군수 출마선언은 그 자체가 최고의 주목꺼리다. 정치적으로는, 충남에서 기득권을 확보한 정당인 자유선진당의 아성에 도전하는 큰 인물로 비쳐지고 있어서이다. 특히 연기군은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었던 세종시가 세워지는 중심지라는 것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더욱 더 크게 부여되고 있다.
연기군은 지역 정서로 봐, 자유선진당 후보의 약진이 점쳐지는 지역이다. 자유선진당은 당력을 집중, 세종시 문제를 놓고 정부와 싸웠다. 권문용의 출마로 인해 자유선진당 후보와의 접전이 치열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권문용의 출마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위상의 등락과 대결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이회창 대표의 정치진로와 연관, 비수적 존재로 부상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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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구청장을 세 번씩이나 했으면서도 굳이 자기가 태어난 고향의 군수를 하려고 한 이유는 뭘까?
우선 출마의 변을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 4월 1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비전을 밝혔다. “대한민국의 미래, 세종시를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권문용은 출마선언문에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기 군수 후보 영입제의를 제가 감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고향 연기군의 미래 세종시를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소신 때문이었다"면서 “세종시 문제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향 분들의 아픔을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 없었다. 세종시의 비전은 고향 연기의 미래이기도 하지만 충청과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했다.
권문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강남구에서의 성공”을 연기군으로 옮기겠다는 것이었다. “세종시에 싱가포르 같은 국제교육특구”와 “국제적 기업의 투자로 이끌어 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권문용의 출마가 이번 선거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일본 이즈모시 전 시장이었던 이와쿠니 데쓴도와 비교해볼만한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쿠니 데쓴도 시장은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했다. 1959년 졸업 후 증권회사에 들어갔다. 이후 30년간 유럽, 미국 등에서 금융인 활동했다. 1987년에는 메릴린치(merril lynch)증권회사의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 뉴욕 증권가에서 조차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이때 고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친구들이 뉴욕으로까지 찾아오기까지 했다. “고향을 위해 일해달라”는 청이었다. 1989년, 이와쿠니 데쓴도는 그 요청을 수용,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 시장으로 취임했다. “오늘의 자기를 만들어준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명분이었다.
그가 1989년 시장 출마를 위해 메릴린치에 사표를 냈을 때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는 “이와쿠니 데쓴도씨. 고도의 국제금융 세계에서 낮은 지방정치의 세계로 옮아간다. 30년간 국제금융의 세계를 달리던 그가 부와 국제적 명성을 버리고 가난했던 소년시절 자기를 도쿄대학까지 진학시켜준 고향에 은혜를 갚으려 한다”고 썼다.
이와쿠니 데쓴도 시장은 행정에 경영마인드를 불어넣었고, 공무원들에게 서비스맨십을 대입시켰다. “행정이 최고의 서비스 산업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시 공무원들을 변화시켰다. 심지어는 쉬는 날 ‘백화점에서 민원업무’를 보게 하는 혁신을 정착시켰다. 그뿐 아니라 시 직원들이 모두 하루평균 8시간을 서서 업무를 보게했고, 점심시간에도 교대로 밥을 먹으며 업무를 보도록 했다. 시민들에게 ic카드 형태의 종합복지카드를 만들도록 해, 의료 행정서비스 등과 같은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게 했다. 이와쿠니 데쓴도 시장의 시정혁신은 그간 우리나라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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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군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치 논란의 최고대상이었던 세종시가 만들어 지는 지역이다.
권문용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연기군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남북통일은 우리 민족의 대명제이며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본다. 남북통일을 위한 전제조건은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이다, 이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은 세종시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세종시의 성공은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의 완성이며 남북통일의 염원을 달성할 수 있는 초석이다. 국민중심연합이 저에게 주신 임무는 제가 일생 동안 부여 받은 임무 중 가장 중요하고 가장 고귀한 임무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문용이 연기 군수로 출마를 결심 하는 데는, 이와쿠니 데쓴도와 마찬가지로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충남지사를 오랜 동안 역임한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의 적극적인 권유도 그 하나였다. “세계적인 행정 복합도시를 만드는데 마지막 혼신을 다해보자”는 공동의 뜻이, 서로 합치됐다고 한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고 안 되고는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그의 당락 여부는 올 지자체 선거의 최대 정치적 관심사항이 될 것이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