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할머니는 동작을 잘 따라하지 못하는 동료의 자세교정을 도와주며 활기찬 모습이다. "활력이 생기고요. 서로 친구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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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을 훌쩍 넘긴 김 할머니는 취미로 시작한 춤이 건강과 자신감을 되찾아 줬단다. "'야 나도 했구나' 하는 성취감. 용기가 더 나고 하고 싶은 욕망이 생겨요."
여든을 바라본다는 한 어르신은 "이팔청춘 때처럼 즐겁고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여느 경로당과 달리 활기 넘치는 광교신도시 호수마을32단지 노인회(회장 손주열).
이곳 어르신들의 평균연령은 75살이 넘지만 이들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대부분 입주한지 5개월 남짓한 호수마을 32단지 노인회는 230여 어르신들의 친교의 공간이자 인생 후반기를 새롭게 가꾸는 ‘행복충전소’가 되고 있다.
그런 만큼 입소문을 타고 노인회를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오전과 오후로 4~5시간 이어지는 노인회의 프로그램은 ‘웰빙댄스’, ‘건강을 위한 손발 마사지’, ‘우리 민요 배우기’, ‘미술로 여는 행복한 세상’ 등 취미⦁건강 교양강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우리사회의 어른으로서 위상과 역할을 고양하는 강의를 병행해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노인대학의 새로운 본보기를 제시하고 있다. 주로 이상훈 목사가 짠 전체 프로그램은 흥미를 가미해 인기가 좋다고 한다.
노래지도를 맡은 박찬백 목사 역시 인기강사로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강좌에 필요한 강사 섭외와 지원 등은 남서울비전교회(담임 최요한 목사)가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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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아파트 단지나 지역 사회에 경로당이란 이름의 노인회가 존재하지만 시설 미비나 운영미숙 등으로 어르신들의 관심 밖의 시설로 여겨지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노인대학을 제대로 이끌어갈 재정문제 탓도 크다.
또한 실적을 위주로 한 정부지원 보조금을 받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와중에 광교신도시 호수마을 32단지 경로당 경우, 아파트 입주와 노인회가 문을 열기 시작할 때부터 교회와 인연이 시작됐다고 한다.
“어르신 보람추구 애국하는 길”
당시 이곳으로 이사 온 남서울비전교회의 한 교인이 다른 지역보다 임대아파트와 노인들이 많이 사는 단지의 상황을 교회에 알렸다. 이와 함께 지역사역에 열심인 송경숙 전도사의 관심도 보태졌다.
이에 오랜 전부터 노인사역의 중요성을 알고 후원을 아끼지 않던 남서울비전교회가 멀리 떨어진 광교신도시 경로당에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다. 교회가 지원에 나섰다고 해서 종교적 색채를 띤 것은 전혀 아니다.
자칫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거부감을 줄 수 있고 특정 종교 후원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시설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종교적 의도를 나타낸 기존 교회들의 후원 행태를 탓에 노인회 내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
남서울비전교회는 순수하게 노인회를 지원했고, 어르신들도 편안하게 교회의 도움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윤영필 할아버지는 “종교는 다르지만 교회에서 노인들을 위해 여러 가지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울 뿐”이라며 “다른 노인들도 다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서울비전교회의 순수한 지원은 ‘실버대학’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130여명의 어르신 학생들이 입학을 마쳐 경기도 내 노인대학으로는 가장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시설로 나타나게 됐다. 실버대학 개교식에는 김진표 의원의 부인 신중희여사, 경기도 의원, 대한노인회 경기지부 회장 등이 참석했다.
내년에는 경기도로부터 정식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도 예산이 집행된 상태에서 노인대학이 문을 열었기 때문에 올해는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이에 남서울비전교회는 노인대학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인 프로그램을 모두 책임졌다. 얼마 전엔 지역주민과 남서울비전교회의 후원으로 어르신들은 꽃놀이, 청남대, 독립기념관 등을 둘러보는 봄나들이를 만끽했다.
손주열 회장은 “어르신들이 체계적이고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받게 됐다”면서 “이분들이 좋은 환경에서 삶의 후반부를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광교신도시 호수마을32단지 노인회는 이제 어르신들의 사랑과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심어주는 명실상부한 실버대학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노인회는 조만간 지자체와 연계해 지역 봉사를 꾀할 방침이다.
더불어 어르신들이 과거 힘 쏟아 왔던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엮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모세대학에서 교회와 사회의 노인에 대한 역할 등을 강조하는 김미숙 사모(최요한 목사 부인)는 “인생의 하프타임 이후 어르신들이 보람 있는 삶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교회의 역할이자 애국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삶의 새로운 활력과 스스로 감당할 역할을 고취시키는 노인대학의 발걸음을 지켜보는 이들의 기대는 크다. 앞으로 노인회가 어떠한 모습으로 지역사회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