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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에 남재준 카드의 무게와 의미는?

국정원 조작의혹논란 朴발언 ‘선긋기-감싸기’양립 남원장 거취주목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4/03/10 [22:00]
검찰이 10일 국정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의혹’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유감표명 및 의혹 없는 검찰수사, 국정원의 수사협조언급 등 직후 이뤄진 일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야권의 거친 공세에도 지속 침묵기조를 유지했던 지난 ‘국정원대선개입의혹’ 사태 때와는 달리 ‘매우 유감’이란 이례적 표현을 썼다. 더불어 “반드시 바로 잡아야한다”는 완곡하고 강경한 어투를 이었다.
 
▲ 국정원 대선개입 및 정치공작 규탄 범국민촛불대회 ©김상문 기자
박 대통령에 국정원은 집권 초부터 ‘딜레마’였다. 직전 이명박 정권 당시 불거진 ‘국정원대선개입의혹’으로 괴로운 집권 1년차를 보내며 속을 끓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남재준의 국정원에 ‘셀프개혁’이란 일견 기회형국의 ‘보호막’을 쳐 주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야권은 물론 시민단체 등의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요구와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다 6·4지방선거란 현 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띤 거대 ‘게임’이 목전에 다다른 탓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여당 내부에서 조차 남 원장 사퇴촉구 목소리가 불거졌다. 비록 비주류이지만 청와대와 동반자인 새누리당 내에서 야권-시민단체 요구와 동조된 목소리가 나온 건 나름 시사점이 크다. 친李좌장 이재오 의원이 해당총대를 맸다.
 
이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위조에 대해 대통령께서 ‘매우 유감’표명은 적절하다본다”며 “증거위조논란에 대해선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고 남 원장 사퇴를 공식 촉구했다.
 
그러면서 재차 화살을 당 지도부에 돌렸다. 이 의원은 “사실 국정원장은 댓글, 정상회담대화록 공개문제 등 정치적 많은 문제를 야기했고, 그때마다 당은 국정원 감싸기에 급급했다. 공당으로서 도가 넘었다”고 비판 후 “이제야말로 국정원장이 사퇴하는 게 대통령의 유감표명에 상응하는 처사라 본다”며 거듭 사퇴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증거위조로 간첩을 만드는 시대는 이미 한참 지났다”며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그 어떠한 공작도 국민들은 용납 않으며 국정원은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박근혜 정부를 역사에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한다”고 국정원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 2일에도 페이스 북에서 “당은 청와대·국정원·검찰 등 권력기관으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며 “당은 정권재창출 주체인 것임을 인식해야한다”고 우회적으로 당의 국정원 감싸기를 비판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의 이례적 언급과 이 의원의 남 원장 사퇴요구 및 우회적 당 비판 등은 이번 사안이 현재 핫 이슈로 일파만파 파급력을 타면서 6·4지선에서 반여여론의 후폭풍으로 변환될 공산이 커진 탓으로 보인다. 나름 ‘위기감의 발로’이자 ‘비주류의 선상반란’ 불씨를 동시에 품은 형국이다.
 
하지만 가장 주목되는 건 박 대통령에 있어 ‘남재준 카드’의 무게 및 의미다. 향후 검찰수사결과를 지켜봐야할 상황이나 칼끝이 남 원장을 직접 겨냥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는 사실상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의 묵시적 ‘재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 원장 스스로 사퇴할 경우는 다르다.
 
남 원장은 상명하복이 오랜 세월 몸에 베인 전형적 무골성향의 군인 출신이다. 또 박 대통령 최 지근거리에 밀착된 현 여권 이너그룹의 권력지형도 역시 살필 필요가 있다. 청와대 박기춘 대통령비서실장-김장수 국가안보실장-남 원장 등은 소위 ‘매파(강경파)’로 분류되는 권부 내 핵심 축이다.
 
여기서 만약 남 원장이 물러날 경우 매파의 날개 한 축이 꺾이면서 균형을 잃게 된다. 동시에 ‘비둘기파(온건파)’에 일말의 여지 및 명분을 주게 된다. 집권2년차에 접어든 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국정동력을 집중해야할 상황이어서 국내 정치 경우 매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개연성에 처한 게 현실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동력 동반자 격인 새누리당 내부 구도 역시 주목된다. 현재론 친朴지도부와 친朴계가 전반적 당의 동력을 견인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비주류 그룹에 ‘국정원 감싸기’란 공세빌미를 제공한 형국이다. 이재오 의원의 관련 발언이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원 관련발언 배경에 ‘선긋기-감싸기’ 관측이 양립 중인 가운데 마치 ‘양날의 칼’을 품은 형국이다. 일단 검찰수사결과에 따른 원칙적 처리를 천명한 상태여서 향배를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하지만 선을 그어도, 재차 품어도 부담은 상존한다.
 
아직 여론논란에 서 있는 지난 ‘국정원대선개입의혹’이 오버랩 되면서 목전에 다가온 6·4지선구도에 일말의 영향을 미칠 공산을 배제 못하는 탓이다. 여권 입장에선 돌발적 위기 변수를 맞은 셈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집권 초부터 끊이질 않는 국정원 문제도 딜레마이지만 남 원장의 거취여부는 더한 고심거리인 배경이다.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의혹’ 향배는 박 대통령의 ‘남재준 카드’에 대한 무게와 의미를 엿볼 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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