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7일 안철수 새 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영수회동 요구에 ‘수용불가’ 입장을 최종 공식화 했다. 이날 오후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안-김한길 공동대표에 ‘朴心(회담불가)’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사실상 청와대로 부터 ‘최후통첩’을 건네받은 안 공동대표가 기초선거 무 공천을 둘러싸고 ‘출구-회군’의 기로에 선 가운데 어떤 선택에 나설지 향배가 주목된다. 마치 박 대통령이 안 공동대표의 지도력을 시험대에 올린 형국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박 수석은 안-김 공동대표와 만나 “기초공천폐지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하는 문제로 여야논의를 통해 국회에서 합의가 선결돼야한다”며 “기초공천 폐지는 대통령 결단을 요구할 사항이 아닌 여당과 논의할 사항이니 여야가 합의를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간 박 대통령은 여야대표와 국정현안을 논의코자 회동을 제안한 바 있으나 공식회동이 실현되지 않았다”며 앞서 김 공동대표가 영수회담을 거절했던 전례를 상기시켰다.
이어 “각 당이 선거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야당대표와 만나는 건 선거중립 등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민생과 국익을 논의하기 위해선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게 대통령 입장”이라며 6·4지방선거 전엔 만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다. 양측 간 회동은 불과 10분여 만에 끝났다.
이날 상황은 사실상 미리 예견됐다. 청와대는 그간 안 공동대표의 잇단 회동요구에 ‘무 대응’ 기조로 일관해 온데다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 역시 아무런 관련 언급을 잇지 않은 가운데 예고된 수순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권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선 ‘불개입 원칙’의 철학을 갖고 있다. 또 최근 고공행진 중인 지지율 및 정치적 고려에다 민생과 무관한 사안이란 인식이 더해진 것도 ‘회동 불필요성’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새 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정당공천폐지 입법촉구 결의대회를 열면서 청와대를 향한 압박 배가에 나섰지만 꿈쩍도 하지 않은 사실상의 배경이다. 기초선거 무 공천 사안이 불거진 처음부터 ‘청와대의 침묵’은 이미 장기화 국면을 띤 게 사실이다.
박 대통령의 ‘무 대응-무반응’ 기저엔 현 지지율이 깔려 있다. 지난 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결과 박 대통령 지지율은 61%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 득표율(51.6%)을 10% 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또 안 공동대표의 회동요구가 ‘기초선거 무 공천 공약이행’의 촉구연장선에서 나온 것 역시 박 대통령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로 보인다. 민생과 무관한 사안인 탓이다. 민생문제 경우 경제와 더불어 박 대통령이 국정기조로 삼을 정도로 신경 쓰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 대통령은 민생문제와 관련해 한번의 ‘사과’와 또 한 번의 ‘입장 수정’을 내놓을 정도였다. ‘모든 65세 이상 노인층에 20만원 일괄지급’의 공약수정 때 박 대통령은 ‘죄송스러운 심정’이라 밝혔다. 또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후 ‘증세 논란’이 일자 불과 나흘 만에 ‘원점재검토’의 결단을 내린 게 반증한다.
즉 바닥에서 ‘민심이반’ 조짐을 보이는 사안엔 박 대통령이 즉각 움직이면서 나름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특히 ‘세금문제’의 경우엔 결단이 한층 신속히 이뤄졌다. 여기에 결국 ‘무 공천 대 공천’의 프레임 속에 치러질 개연성이 커진 6·4지선에 대한 ‘기대어린 전망(?)’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집권 초반인데다 박 대통령 지지율 역시 높은 상태여서 여당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선거환경이 해당 전망을 받치는 형국이다. 금번 지선은 현 정부 및 박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이는 여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록 대선공약을 어기는 게 되지만 공천을 강행할 경우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회를 석권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는 탓이다. 선거에서 이길 경우 박 대통령의 남은 3년여 국정운영에 견인차가 된다. 더불어 여당조직 강화계기로 작용하면서 당 장악력 역시도 지속 유지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또 ‘대선공약 불이행’이란 야당의 비난 및 공세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현 높은 지지율이 상쇄할 수 있다. 새 정치민주연합 측의 딜레마이자 ‘고민 점’이다. 이는 향후 선거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정권심판’ 카드를 꺼내거나 활용 못할 개연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안 경우 불통논란이 일 수 있는 ‘朴의 침묵’이 약속-국민을 등에 업은 ‘安의 공세’를 넘어선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