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칠고 날선 세월 호 폭풍은 남재준-김장수, 국정원-국가안보실 등 핵심안보라인마저 휩쓸었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안보라인 양 날개를 자른 건 나름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엄중한 국정위기국면을 인식한데 따른 형국이다.
지난 22일 사뭇 침울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긴급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 석상에서 박 대통령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는 후문이다. 자신의 양 날개를 내치는 결정을 내린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나름 심경을 드러낸 차원으로 보인다. 회의 후 청와대는 두 사람의 사표처리를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특히 정홍원 총리 후임에 같은 경남-검찰출신인 안 총리후보자가 지명됐다. 갖은 하마평 속에 안 지명자의 등장은 박 대통령의 ‘법조인 선호’ 인선스타일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반증했다.
안 지명자 경우 박 대통령이 삼고초려 끝에 곁에 뒀으나 사실상 정치적 결별수순을 밟은 상태였는데 이번에 재차 ‘연’을 이었다. 이가 ‘화학적’ 또는 단순 ‘정치적’ 결합인지 여부는 그 속내를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의외의 일인 건 자명하다.
박 대통령의 ‘인연법’ ‘용인술’엔 나름의 ‘법칙’ ‘룰’이 있다. ‘한 번 써 본 사람을 믿으면 계속 쓰며 곁에 둔다..’ ‘한 번 벗어난 이는 다신 쓰지 않는다..’ 등이다. 안 지명자의 재등장이 의외인 점을 반증하는 배경이다.
특히 물러난 남 원장 경우 지난 집권 1기 내내 자신을 흔들면서 정치적 부담을 줬지만 끝내 보호한 인물이다. ‘국정원대선개입의혹’과 ‘남북정상회담회의록공개’ 등 정치적 사건으로 치명적 부담을 안긴 데다 해임요구가 빗발쳤으나 박 대통령은 꿈쩍 않았다.
거기다 지난달 간첩사건 증거조작사실이 드러나면서 더 이상은 자리유지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재차 “또 다시 그런다면..”이란 단서로 남 원장을 끝내 보호했으나 세월 호 폭풍만큼은 비켜갈 수 없었다.
또 세월 호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한 김 안보실장마저 내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떠받치는 ‘대북정책’의 견고함은 그로 인한 것이란 평가가 따른 것임에도 불구한 것이다. ‘읍참마속’의 쓰디 쓴 박 대통령 심경이 유추되는 지점들이다.
사실상 자신을 받치는 ‘양 날개’를 내친 동시에 사뭇 껄끄러운 ‘총리’를 들이는 전혀 기존 박 대통령답지 않은 인사구도에서 현재 느끼고 있는 세월 호 정국에 대한 위기감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다만 일련의 ‘고육지책’성 결정과정에서 김 비서실장만큼은 안 된다는 의중을 드러낸 형국이다.
뒤따를 내각·청와대 개편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밑그림’에 재차 궁금증이 일고 있으나 가시화된 현 구도와 크게 엇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배경들이다. 일련의 과정으로 볼 때 박 대통령은 이미 제반 인선구도를 ‘의중’에 품고 있는 가운데 실행절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후속 내각개편구도 중 가장 주목되는 건 장관급인 후임 ‘국정원장-국가안보실장’ 인선이다. 두 자리는 대북안보정책을 총괄하면서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핵심참모’ 성격을 띤다. 직전 남 원장과 김 안보실장 역시 그랬었다.
두 자리는 총리의 임명제청이 필요한 국무위원이 아니어서 인사시점은 박 대통령 결심에 달렸다. 청와대 안팎에선 그 시기와 관련해 이르면 이달 말 내 이뤄질 것이란 시각을 내놓는 가운데 벌써부터 갖은 하마평이 나돈다.
후임 국정원장은 직전 경우처럼 재차 실세참모그룹 중 발탁여부가 주목된다. 검찰출신 권영세 주중대사와 황교안 법무장관, 직업외교관 출신인 이병기 주일대사 등이 오르내린다. 박 대통령의 ‘법조인 선호’ 연장선상에서 일각에선 재차 법조계 인사들이 물망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법조인 출신 국무총리 내정으로 인해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후임 국가안보실장 경우 군 출신인 김관진 국방부장관,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 한민구·정승조 전 합참의장, 김재창·이성출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등과 윤병세 외교부장관, 안광찬 전 국가위기관리실장 등 이름이 오르내린다. 청와대 안팎에선 ‘직업외교관-군 출신’ 여부를 놓고 박 대통령이 고심 중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청와대 비서실 역시 개편수순에 포함돼 있다. 현재 최소 민정, 정무, 교육문화, 외교안보, 고용복지수석 등이 거론 중인 가운데 그 이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오석 경제부총리 거취에 따라 경제수석 등도 자리이동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서관급 경우 교체 폭이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