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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운동권 학생회장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486 의원들이 최근 '중도 우파' 노선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9일자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당의 혁신 방향에 대해 "대체로 사회 분야는 진보, 외교·안보는 보수, 경제는 중도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한술 더 떴다. 그는 "국민은 경제 성장을 우선하는데 민주당은 성장에 대한 담론이 없다"면서 "중도를 지향해야 하고, 중도·보수 성향의 인재 영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내 선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 자체가 작위적이고 엉터리"라고 일축했다.
두 486 정치인의 생각은 얼마 전까지 '안철수·김한길 노선'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에 대해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486의 변절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도 운운하는 486, 혹시 그것이 민심 수렴이 아니라 기회주의라는 생각은 안 해봤는지. 그런 '전향' 선언을 굳이 조선일보에다가 하는 꼬락서니는 또 뭐고. 한 때 '젊은 피'라 불렸던 '구정물'들, 수수 기장 조 할 때 조 까라."는 글을 올렸다.
10일에도 "화석화된 과거 말고는 콘텐츠도, 진정성도, 열정도 없는 가짜 486들, 좃선에 얼굴 디밀고 자성? 중도? 다 집어치우고 집에나 가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낡아 문드러진 486들아, 새누리당이 중도라서 지지를 받는다는 거냐. 상위 1%만을 위한 정치, 숱한 거짓말과 기만, 민주주의 압살에 언론 장악, 자본과의 유친, 이제는 세월호 유족을 모독하고 짓밟는 저 자들이 야당의 미래란 말이냐. 이 미친놈들아, 썩 꺼져라!"고 썼다. 이 글에는 570명이 넘게 '좋아요'를 눌러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진보 학자·언론인 "올드보이·퇴출대상은 정동영·천정배가 아니라 486 의원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7.30 재보선 평가와 야당이 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토론회에서도 새정치연합 486의 정치 행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 자리에서 486 정치인들은 더 이상 미래세력이 아니라 즉시 '퇴출 대상'감이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486 정치인들의 실패는 참담하다. 그들은 거의 30년째 학생회장을 하고 있을 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며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진정한 올드보이는 이들보다 10년 쯤 위인 정동영·천정배가 아니라 바로 이들 486"이라고 일갈했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486 그룹들은 과거와 미래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는커녕 계파 보스들을 뒤치다꺼리하는 아전 정치, 하청 정치에 몰두해 왔다"며 "중도파도 아니고 진보파도 아닌 중간에서 힘의 중심 이동에 따라 왔다 갔다 하였으므로 당연히 독자적 가치와 비전을 정립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김의겸 논설위원도 6일자 칼럼에서 새정치연합 486은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보다도 못한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논설위원은 "386이 486을 지나 586으로 접어들었건만 무얼 남겼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찬란했던 숭고함은 어디 가고 따분한 무능으로 허벅지살만 붙었다"며 "이정현의 반만 공부했더라도 지금 누구 하나쯤은 정책통이라는 소리를 들을 법하건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번마저 어물쩍 넘어간다면 다음 총선 때 퇴진 요구에 시달릴 사람들은 중진 의원들이 아니라 486 의원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선-486-박원순' 카르텔로 차기 당권 노린다?
10일자 <중앙 SUNDAY>는 '전면에 나선 486, 박영선 밀어주고 박원순과 연대 모색'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영선 비대위 체제는 486과 합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사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국민공감혁신위원장)으로 추대될 수 있었던 데엔 이인영·우상호 의원, 임종석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486 독자그룹'의 지지가 강력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486 독자그룹과 사회단체 출신 의원들은 현재 새정치연합 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 좋은 미래'의 주요 멤버"라며 "계파가 없는 박 원내대표로선 자신을 지탱해 줄 지지기반이, 인지도가 약한 486그룹은 대중성이 강한 정치인이 필요했다.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라는 새정치연합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기사는 또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관계도 주목 대상"이라며 "현재 박 시장은 야권의 대권 후보 1순위로 꼽히나 당내 입지는 약한 편이다. 박 시장이 정무부시장에 임종석 전 의원을 임명함에 따라 그를 연결고리로 한 박 시장과 486 독자그룹 간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썼다. 또한 이들이 호남지역의 박지원계와도 연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이인영·우상호·임종석 등 486이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기 위해 박영선-박원순-박지원이라는 새로운 '숙주 카르텔'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중도로 노선 변경을 시도한 것 아닌가 관측된다.
486 국회의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통해 출범한 박영선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지난 5일 취임 일성으로 "투쟁 정당 이미지를 벗겠다"고 공언했고, 가장 먼저 시도한 일이 7일 세월호 특별법 백기투항식 야합이었다.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중도를 지향해야 하고, 선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은 작위적이고 엉터리"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흐름이다.
7.30 참패 책임자 486, 또 다른 '숙주' 찾아 권력 유지
새정치연합 486은 지난 7.30 재보선 참패의 책임론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지기도 쉽지 않은 선거를 역사적 참패로 만들어버린 새정치연합의 무능·무기력 뒤에는 안철수·김한길 지도부와 함께 486의 '패거리 정치'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실제 7.30 재보선 과정에서 보여준 486 정치인들의 집단 행보를 보면, 민평련계와 친노계로 나뉘어서 개개인의 공천에 대해 일일이 즉각적으로 집단 성명을 내고, 지원사격의 대상이 자기 편이냐 아니냐에 따라 성명서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리기도 하고 빼기도 했다.
심지어 진보개혁파 후보를 겨낭해 공천 배제를 주장하며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486 정치인들의 권력 싸움을 연상케 하는 '기자회견 아수라장'은 야당에 유리한 선거 판세가 역전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반성·자숙하기보다 박영선 비대위 체제를 고리로 전면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 전직 의원은 "무슨 핑계를 대든 486 의원들도 7.30 재보선 참패의 핵심 책임자들"이라며 "그런데도 계속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또 다른 숙주 카르텔을 형성하고, 내용 없는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당권 장악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486의 권력 행진이 순탄하게 전개될 지는 미지수이다. 486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출범한 박영선 비대위 체제가 '세월호 특별법 야합' 논란으로 유가족은 물론 야권 지지자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출범 일주일도 안돼 좌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486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