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탄생의 일등공신이자 새누리당 당원이었던 이상돈 교수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시도가 당 안팎의 거센 반발로 무산되자, 이번에는 박영선-문재인 양측이 거짓말 논란과 책임 공방으로 비화되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박영선 측은 12일 '문재인 의원이 이상돈 교수와 함께 만났고 많이 돕겠다며 영입에 적극 개입해놓고, 당 안팎의 반발이 일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반대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의원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은 "문 의원은 이 교수 영입에 동의한 적이 없고, 3자 회동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박영선-문재인-이상돈 3자 회동의 사실 여부가 밝혀지면,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도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른 정치적 파장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거짓말 논란과 별개로 문재인 의원이 이번 이상돈-안경환 투톱 체제 영입과 철회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3일 <동아일보>는 "새정치연합 당직자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30분경 박 원내대표와 이 교수, 그리고 문 의원이 3자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11일 그 시각은 일부 언론에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 관련 소식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신문은 "이상돈 교수는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우려했지만, 당의 최대 주주인 친노 좌장 문 의원과 박 원내대표는 '많이 돕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날 오후 9시경에 박 원내대표는 핵심 당직자들과 함께 문 의원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집을 찾아 비대위원장 문제에 대해 상의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박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12일 '(박영선-문재인) 두 사람이 외부 인사 영입을 계속 상의해 왔고 문 의원이 이상돈 교수 영입에도 깊게 개입했다', '문 의원이 동의했기 때문에 이 교수 영입을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이 뒤늦게 반대한다고 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4일 문 의원과 함께 폭우로 가동이 중단된 고리 원자력발전소를 함께 방문했을 때부터 외부 인사 영입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은 "문 의원은 이 교수 영입에 동의한 적이 없고 우려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원이 "당 상황이 이 교수 영입을 수용하기는 굉장히 어렵고, 공동위원장이라고 해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윤 의원은 3자 회동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상돈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1일) 셋이 만났고, 그 전에도 문 의원과 (비대위원장 관련해) 통화했다"고 말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이 교수 영입은) 박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직(職)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결국 영입 당사자인 이상돈 교수가 문재인 의원과의 3자 회동과 전화 통화 사실 등을 시인하면서 문 의원 측의 '만난 적 없다'는 해명은 거짓말 논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상돈 "문재인이 나에게 '민주당을 이끌 만한 분'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도 13일 "서울대 안경환 명예교수와 중앙대 이상돈 명예교수를 공동 비대위원장에 내정하는 과정에 문재인 의원이 상당 부분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문 의원은 11일에는 박 위원장, 안경환 교수, 이상돈 교수와 '4인 회동'도 갖고 공동 비대위원장 체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박 위원장 측은 '10일 박 위원장이 전화로 이 교수 영입에 대한 입장을 묻자 문 의원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상돈 교수도 이날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10일 밤 문 의원과 통화를 해서 비대위원장직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문 의원이 제게 우리 당을 이끌어주실 만한 분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문 의원 측은 "10일 문 의원이 박 위원장과 통화한 것은 맞지만 '정당 개혁에 대한 능력은 있어도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박영선, 문재인 집에까지 찾아가 '이상돈 영입' 상의
신문은 또 "11일 이상돈 비대위원장 이야기가 공론화되자 문 의원 측은 지도부에 '재고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문 의원 본인은 그 무렵 박 위원장과 이 교수, 안 교수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내 반발이 심하니 '안 교수 위원장, 이 교수 부위원장 체제로 가는 건 어떠냐'는 제의도 했다고 박 위원장 측은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상돈 교수는 "문 의원도 자기 아래에 있는 의원 개개인에 대한 통제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1일 밤에는 박영선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김현미 전략홍보본부장 등 의원 5~6명이 서울 구기동 문재인 의원 자택을 찾아갔고, 당시 동석했던 한 의원은 문 의원이 '이 자리에서 두 분을 통해 당의 혼란을 빨리 정리해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 의원 측은 "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이 교수만큼은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문 의원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문 의원이 이 교수 비대위원장 영입에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대다수 친노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혼란스러워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상돈 교수는 2007년 1월 12일 <동아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이적행위와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 국정조사권을 발동하고 특별검사를 임명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이 교수의 그런 입장과 강경한 대북관이 바뀌었다거나 반성했다는 근거는 없다.
이에 따라 이 교수의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영입의 부적절성과 당 정체성 논란이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