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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전자파 유해성 논란 재점화?

세계일보 ‘LG전자 SAR값 은폐의혹’ 보도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5/11/25 [04:33]
휴대폰 단말기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의문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국내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이 전자파 인체흡수율(sar: specific absorption rate)을 조사·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이 잘 지켜지고 있는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었다.
 
지난 20일 세계일보에는 ‘lg전자가 sar 수치 높은 제품의 조사결과를 숨기려했다’는 의혹이 보도되었다. 취재 결과 세계일보가 제기한 의혹자체에는 허점이 많지만 실제 lg의 싸이언(www.cyon.co.kr) 홈피를 보면 관련메뉴에 오류가 많은 것으로 확인돼 최소한 이 문제에 대해 lg의 ‘타사보다 경각심 없음’은 확인할 수 있었다.

lg 싸이언 홈피 ‘sar’ 메뉴 엉망

세계일보는 지난 11월 20일 <'휴대폰 전자파 공개' lg만 외면>이라는 기사를 통해, “휴대전화 제조업계가 단말기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성과 관련, 전자파 흡수율(sar)을 모두 공개키로 했으나 lg전자만 유독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휴대폰은 머리부분에 밀착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출력은 미약하지만 최근 휴대폰 사용 급증에 따라 휴대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sar(specific absorption rate)는 휴대전화를 쓸 때 생체조직에 흡수되는 전자파를 에너지로 표시한 수치로,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는 1.6w/㎏, 유럽과 일본은 2.0w/㎏을 채택해 이 수치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12월부터 출시된 모든 휴대전화의 sar가 1.6w/㎏을 넘지 않도록 관련법규에 규정되어있으며, 2003년 9월부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수치 등을 공개토록 하고 있다.
 
세계일보 기사는 삼성, lg, 팬택앤큐리텔 3사가 공급하는 최신형 단말기 15종의 sar 공개 여부를 확인한 결과 유독 lg전자가 15종 가운데 5종을 알리지 않고 있다며, “sar 기준치가 낮은 제품만 수치를 공개하고 나머지는 감추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쪽에 문의한 결과 “세계일보 기사에서 지적한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거나 출시 한 달 미만의 것으로, 공개 시한에 대한 규정은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문제없다”며, “기사를 쓴 세계일보 기자도 오해를 풀었다”고 강조했다.

2003년 3월부터 sar 공개 시작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sar 값을 공개한 것은 2003년 3월부터로, 대상은 2002년 12월 이후 출시된 제품이다.
 
단말기업체들이 처음에는 홈페이지 회원으로 등록한 뒤 단말기 일련번호를 입력해야 볼 수 있게 했다가 시민단체들이 ‘소비자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교묘한 방법을 쓰고 있다’고 비판하자 그해 9월부터 별도 절차 없이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내수용 휴대전화 단말기를 취급하는 업체는 삼성전자(애니콜), lg전자(싸이언), 팬택앤큐리텔(큐리텔), sk텔레텍(스카이), 모토로라, ktft(에버) 등과 함께 군소업체가 몇 개 있다.
 
이와 관련 기자가 직접 이동통신 3사와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홈페이지를 확인해본 결과 메이저 6개 업체들이 sar값을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현재 단말기 생산을 중단한 군소업체들은 물론 근래 들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모 중소업체의 경우도 홈페이지에서 단말기의 sar 측정 결과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한편 sar측정방법의 한국산업규격(ks)을 개발한 기술표준원의 안광희 연구사는 “정보통신법상 sar값이 1.6w/kg을 넘는 제품은 정보기기 형식승인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sar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12월 이전 출시된 단말기의 경우, 현재 시중에서 유통․사용되고 있다하더라도 사실상 전자파 유해성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에 대해서 안 연구사는 국내 휴대전화 시장의 제품 수명 사이클이 매우 짧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자파 인체 유해성 논란 ‘점입가경’

지난 2004년 12월 8일 열린 ‘전자파 인체영향 연구결과 발표회’에서는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전자파가 일반 병리현상, 발암성, 암 촉진성, 스트레스 반응에서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이 결과는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주요 언론마다 “전자파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제목으로 보도되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나지 않아 로이터통신에 ‘유럽연합이 지원한 7개국 12개 연구팀이 4년간 연구한 결과, 휴대전화 전자파가 인간 유전자인 dna의 손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보도가 올라오면서 한편의 촌극은 완성되었다. 
 
애초에 국내 연구를 이동통신 3사가 후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실험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은 차치하고, ‘현상과 변인’ 사이의 무관성 증명이 유관성 증명보다 훨씬 까다롭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당시 결론은 지나치게 조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들 2개의 발표 말미에는 전자의 경우 “전자파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향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후자에는 “실험실에서 이뤄진 결과로 아직 유해성이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는 단서조항이 달려있었다.
 
한편 2004년 6월에는 헝가리 세게드대학 산부인과 임레 페예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221명의 남성을 휴대폰 사용자와 비사용자로 나눠 13개월간 정자의 수를 분석한 결과, 휴대폰 사용자의 정자 수가 최대 30%까지 줄어든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휴대폰 전자파의 영향을 받고 살아남은 정자도 운동성이 현격히 줄어들어 남성의 생식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휴대폰 전자파가 정자의 활동성이나 생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단 휴대폰 전자파가 정자생성과 활동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확인된 것이다.

전자파 유해성 ‘인식’ 낮아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 분명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안으로, 분명한 피해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관성을 증명하기가 어렵고, 최고의 이해당사자들이 유력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자동차의 급발진 사고’ 문제와 많이 닮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그 심각성에 대해서도 조금씩 우려하고 있지만 그러한 우려들이 실제 구매행위와는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2003년 9월 휴대전화의 제품별 전자파 흡수율(sar)을 각사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완전 공개하기 시작하고 두 달여가 흐른 2003년 10월 29일 디지털타임스에는 <‘전자파’ 휴대폰 구매에 미치는 영향 미미>라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 업계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sar를 공개한지 2개월가량 지날 때까지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시 sar를 주요 선택 기준으로 삼지 않고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디지털타임스는 “업체들의 당초 우려와 달리 이처럼 sar 수치가 소비자의 제품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은 대부분의 휴대폰이 정부가 정한 sar 허용치를 만족하고 있고, 제품간의 sar 격차도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디지털타임스는 이어서 “업계에서는 휴대폰 전자파의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자파의 유해성이 분명하게 입증되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이 sar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가전은 sar 측정표준도 없어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올해 4월 휴대폰의 전자파 흡수율 표준검사방법(ks규격)을 발표했는데, 휴대폰보다 훨씬 많은 전자파를 발생하는 일반 가전제품에 대한 검사표준은 내년 초에나 나올 예정으로 확인된 것이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휴대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의 인체흡수율 측정방법'을 한국산업규격(ks)으로 제정해 7월초 고시했다.
 
이 표준은 iec 62209-1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이 규격은 전기전자분야 국제표준을 담당하고 있는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의 tc 106 기술위원회에서 지난 2월 28일 국제표준으로 제정한 바 있다.
 
99년 독일에서 제안한 이 규격 제정은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유럽전기기술표준화위원회(cenelec)와 공동으로 휴대폰 제조업체, 시험검사기관 및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세계 3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우리나라도 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적극 참여했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제정한 이 규격은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흡수되는 량을 측정하는 것으로 휴대폰제조업체 및 시험기관에서 전자파의 인체흡수율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시험용 표준 마네킹을 사용해 측정한다.
 
sar측정방법 ks를 개발한 기술표준원 디지털 표준과의 안광희 연구사는 2002년 12월 이후 출시된 단말기에 대해 sar값을 공개하고 있지만 올해 4월 휴대폰 전자파 흡수율 측정방법을 발표하기 전까지 각 업체별 자체적으로 측정한 결과를 발표해왔다고 밝혔다.
 
안광희 연구사는 특히 아직까지 일반가전제품에 대한 전자파 측정 국가표준이 없었다며, 휴대전화에 이어 일반 가전제품에 대한 전자파측정방법의 한국산업규격(ks)을 마련 중으로, 내년 1월경에는 일반에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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