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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먹거리 풀무원의 바르지않은 해고

(수정)폭행 피해자-가해자 바꿔? 중앙노동위 판정도 의문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6/11 [00:10]
'바른 먹거리'를 표방하는 '청정기업' 풀무원이 부당해고 논란에 빠졌다. 2005년 5월 '인사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노조 부위원장 등 2명을 해고해 논란을 자초한 있는 이 회사는 최근 '상급자 폭행'이라는 사유로 노조 장태식 조직부장을 해고했다.
 
문제는 지난 2월에 있었던 이 폭행사건이 처음 경찰에 입건될 당시만 해도 장태식 부장도 '피해자'였다는 사실. 노조에 서는 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이후 별로 다치지 않은 김아무개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반면, 이 2개가 부러지는 피해를 입은 장 부장만 가해자로 남아 수사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측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회사에 의해 무리하게 소집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해고'가 결정된 것은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조직적 음모"라며 반발하고 있다.
 
'상사 폭행' 사유, 노조 조직부장 징계해고
가해자는 이 부러지고 피해자는 무릎 타박상?
 
풀무원춘천공장은 지난 5월 29일 풀무원춘천노조 장태식 조직부장에 대해 '징계해고' 처분을 내렸다. 사측이 내건 징계사유는 '상사 폭행'으로, 장 부장이 같은 회사 비조합원자 상급자인 김 아무개 주임을 때렸다는 것.
 
사측의 이번 징계처분에 대해 풀무원 춘천노조는 "징계사유는 취업규칙 상 상급자 폭행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으나 장태식 조직부장에 대한 보복적 조치이자 노조탄압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해고된 장태식 조직부장은 지난해 1백63일간의 파업기간 당시 산재환자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파업투쟁에 나섰고, 그 결과 회사로부터 '업무방해'라는 사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당한 바 있다.
 
노조는 해고된 장태식 조직부장이 파업이 끝나고 현장복귀 후에 이전에 종사하던 두부 생산 업무가 아닌 환경관리부서로 배치돼 최근까지 매일 잡초를 뽑고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해왔다고 밝혔다.
 
풀무원 노조 박엄선 위원장은 "장태식 조직부장에 대한 부당해고는 작년에 회사가 단체협약까지 위반하면서 노조 수석부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부당 해고하면서 노조를 파괴하고자 하는 노조말살 책동의 연속선상에 있는 만행"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문제가 된 폭행사건은 회사 밖에서 일어난 사적인 일로, 징계의 대상 자체가 아니었고, 심지어 검찰에서 사건을 조작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집히는 일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우선, 상사폭행으로 징계 해고된 장태식 조직부장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해 이가 2개나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지만, 피해자라는 김 아무개 주임은 손등에 찰과상을 입었을 뿐이라는 것.
※노조측의 주장에 대해 회사측은 김 주임의 손등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고, 오히려 장태식 부장에게 걷어차여서 생긴 타박상 흔적이 무릎에 남아있으며, 장 부장이 부러진 이 2개는 충격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외압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풀무원 노조가 서울에서 벌인 상복 시위     ©풀무원노조

 
'05년에는 노조부위원장 등 2명 해고
 
노조는 "이번 사건은 2월 10일 발생했는데 회사에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한 것은 4월 28일로 2개월이 지난 뒤였다"며, "장 조직부장을 징계위에 해부한 사측이 김모 비조합원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감싸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회사의 징계위 참석 요청에 대해 '당사자간 주장이 다르고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니 법원의 판결 뒤에 징계논의를 하자'고 주장했으나, 회사측은 징계위원회 개최를 계속 미뤄오다가 갑작스럽게 징계조치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한 "회사는 취업규칙상 상관폭행이라고 말하지만 회사 밖 술자리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피해자라고 우기는 비조합원은 같은 부서도 아니고 단지 주임이라는 직책을 가진 자일 뿐"이라며, '상관폭행'이라는 규정의 적용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엄선 위원장은 "회사는 지난해 송석호 수석부위원장과 이창규 부위원장 등 노조 임원 2명을 환경부서로 배치했다가 인사명령을 거부하자 지시 불이행이라는 사유로 징계해고한 일도 있다"며 "이는 노조파괴를 위한 '보복성 징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에서 밝힌 이들의 징계사유는 △근무지 무단이탈 △무단 결근 △인사명령 불이행 등 3가지였다.
 
박 위원장은 "단협에 '노조 임원 전환 배치시 사전 합의'라는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일방적으로 인사명령을 내렸고, 이를 거부하자 '업무지시 불이행'이라는 사유를 들어 '징계해고'를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회사가 노조를 압살하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을 얼마나 회유 협박했는지 지난해만 20명 이상이 노조를 탈퇴했고, 조합원보다 비조합원 수가 많아지면서 회사의 횡포는 더욱더 심해졌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풀무원이 지난해 라인속도를 빠르게 조작, 노동강도를 2004년보다 20% 이상 높였고, 이로 인해 근골격계 환자들이 속출했지만, 산재처리는커녕 치료비조차 지급하지 않는 횡포를 부리고, 산재신청서에는 날인거부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또한 "2004년 파업 이후 사측은 조합원들에 대해 잔업에서 제외시키는 방식으로 경제적 고통을 주는 등 노골적으로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차별하고 있다"며 "노조탄압을 중단하지않으면 '불매운동'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풀무원은 2006년 1월부터 3월말까지 7차례에 걸쳐 진행된 2005년 임금교섭에서 노조의 임금 9.3% 인상 요구에 회사측은 계속 임금동결 주장만을 고수해 교섭이 결렬, 지난 5월 9일 노동위원회 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5월 19일 강원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노조는 "해고자 2명의 복직을 수용하면 임금동결을 수용하겠다"고 주장했으나 회사는 임금동결과 해고자 문제는 대법원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노위의 3% 조정안에 대해서도 거부해 결국 조정은 결렬되었다.
 
현재 풀무원 노조는 지난 5월 24일 2005년도 임금협상과 관련한 조합원 총회를 열어 84.9%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한 상태이며, 지난 2월 3일 있었던 2005년도 부당해고 사건에 대한 중노위 판정(초심취소)에 대해 행정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사측 "정당한 절차·규정 따라 집행"
 
'부당한 보복성 해고'라는 노조측 주장에 대해 풀무원 회사측은 "이번 징계조치는 정해진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판단한 내용을 가지고 징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본인에게 소명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지 않아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번 폭행사건의 피해자인 김 아무개 주임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되었기 때문에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았다"며, "해고된 장씨의 경우 검찰에 의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되어 송치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풀무원은 지난 2005년부터 기업이미지 개선을 위한 생태주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기소되었다는 것만으로 징계 조치하는 것은 형법에서 규정한 무죄추정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검찰의 조사와 판단을 신뢰한다"며, "장씨는 2002년 한 차례, 2004년에 2차례 폭행·폭언 및 업무방해가 문제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측에서 장태식 조직부장이 폭행·폭언 및 업무방해로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목한 시점들은 풀무원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시기이다.
 
풀무원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징계위원회를 4번이나 소집해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본인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런 조치가 내려진 것"이라고 말해 징계 과정에 사실상 장씨와 노조측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노조측이 징계위원회 소집을 재판 이후로 연기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관계자는 "단협과 사규 등에 의해 규정된 징계위원회 구성을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연기하자는 말을 들어야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유영규 교육선전실장은 "풀무원 노사간에 감정의 골이 깊이 파여 있다"며, "서로 불신 누적이 심각한 상태여서 현 상황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고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유영규 실장은 "풀무원이 최근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노력하는 것의 일부만이라도 노사관계 개선에 쓴다면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수정 2006년 6월 13일 오후 7시>
 


중앙노동위원회 미스테리
지노위 '초심취소' 사유 오리무중
홈페이지에는 관련 내용만 쏙 빠져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풀무원 사측이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해 재심 신청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3일 열린 심판회의에서 지노위의 부당해고 판정 초심을 뒤집고 "사용자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5년 5월 '인사명령 불이행' 등의 사유로 징계 해고된 송석호 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이창규 부위원장에 대한 것으로, 풀무원춘천노조는 중노위가 지난 2월 23일 발송한 판결문에서 사측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된 부실판결을 내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노조는 중노위가 풀무원 노사 단체협약 12조에 '조합임원의 배치전환은 사전에 조합과 합의한다'고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속합의서의 '회사는 업무복귀 이후 효율적인 경영활동과 업무수행을 위해 춘천공장의 부서 및 인원의 재배치를 시행한다'는 문구를 "단협 12조의 사전합의 규정을 예외로 하는 합의"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가 "회사의 일방적인 노조임원까지 포함한 배치전환이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고 방해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이 이 사건 전환배치로 인한 노동조합 활동의 위축 내지 방해에 대하여는 달리 주장함이 없다"는 내용을 판결문에 담았다고 풀무원 노조는 강조했다.

노조는 "분명히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수 차례 회사에 요청했고 노조임원의 배치전환은 단협 위반이며 노조활동을 위축시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판결문은 '정당한 사유를 제시함이 없이 단체협약의 사전합의 조항만을 이유로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이 사용자측의 인사명령을 거부한 것은 합의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엉뚱한 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중노위 판결이 이 사건의 핵심인 회사의 단체협약 위반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고 회사에서 성실하게 노조와 근로자들에 대해 동의를 구했다는 것만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연맹의 대표교섭위원이 개인적으로 실무교섭에서 언급한 내용을 마치 노조임원까지 합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노조간부들과 연맹 대표교섭위원이 전환배치 합의 여부에 대해 언쟁을 한 것을 '설명회'로 둔갑시켜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노동위원회 심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중앙노동위원회 홈페이지를 방문한 기자는 석연치 않은 점 을 발견하는데, 홈페이지 '조정·심판업무' 코너에 있는 '조정·심판사례' 에서 이 사건에 대해서 '초심취소'라고만 되어있고 그 내용이 전혀 공개되어있지 않은 것.

중노위 심판재심 다른 사건의 경우 판결문 자체는 공개되지 않더라도 해당 결정에 대한 '주문'이나 '이유'는 적시되어 나오는 것과 달리 풀무원 사건은 초심 판결문 링크와 심판 날짜 심판위원 이름만 나와있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중노위 관계자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 채, 판결문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주문'과 '이유'는 보내줄 수 있다고 밝혔고, 풀무원 회사측도 노조측에서 중노위 결정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라며, 판결문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중노위 측에 요청해 받아본 풀무원 사건 심판재심-'초심취소'의 '주문'과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판정사항
경영상 필요성에 의하여 시행한 인사명령을 거부하여 징계한 것은 정당하다고 인정한 사례

■ 판정 요지
사용자의 경영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전면적인 인원 재배치를 실시하기로 노사합의하고 사용자가 개별면담과 협조요청 등을 통하여 노동조합과 개별 근로자에게 성실하게 협조를 구한 후 행한 인사발령에 대하여 근로자들이 노조 간부에 대한 사전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장기간 거부하고 결근함에 따라 사규에 의한 소정의 절차에 의하여 징계처분한 것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인정된다.
 
▲중앙노동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풀무원 사건은 주문과 이유를 볼 수 없다     ©브레이크뉴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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