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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업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가짜

‘탈세공화국’ 기획보도 이후 국정감사 도마 위에…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10/26 [10:18]
롯데칠성, 3중 장부와 유령회사로 매출 조작

2중 세금계산서 발행 밝혀졌지만… '+α' 드러나
'정상'처럼 보이는 장부도 이미 조작돼 있는 것

기자는 '밀어내기 영업'과 관련한 회사측과의 갈등으로 지난해 면직됐다는 b씨를 최근 만나 음료업계의 허위 세금계산서 살포(?) 행태가 만연해진 이유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b씨는 자신이 음료영업을 시작했던 2000년 당시부터 음료업계의 허위세금계산서 발급과 밀어내기 영업이 만연되어있기는 했지만 이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해진 것은 불과 4~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b씨는 "음료업계 1위인 롯데칠성과 2위인 코카콜라는 2000년 이전까지 전체 매출 등 규모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4∼5년 전부터 롯데칠성의 밀어내기 영업방식이 갑자기 강화되면서 음료업계 전체의 유통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은 롯데칠성과 코카콜라보틀링에 이어 국내 음료업계 3위 업체인 해태음료가 사실상의 롯데 관계사로 편입된 해이며, 롯데칠성음료가 전년대비 35% 성장이라는 엄청난 매출신장을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음료업계의 압도적 1위로, 2002년부터 3개년간 매출액은 각각 1조9백29억원, 1조1천6백17억원, 1조9백3억원에 달한다. 분석 대상기간인 2004년 3분기 중 거래처는 9백78개 업체였으며 이 기간 중 매출액은 65억7천2백만원이었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에 근무하다가 미수금 등의 문제로 회사와 소송을 벌이다 퇴직한 c씨 등 전직 영업사원들은 롯데칠성의 총 매출액중 절반 가까이가 가공거래나 밀어내기판매에 의한 것이라며, 폐업되었거나 존재하지 않는 거래처도 다수라고 밝혔다.
 
절반에 가까운 매출액 가공거래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실은 지난 7월 발표된 국세청의 제과·음료업계 세무조사에 대한 적정성 등을 검토키 위해 당시 조사 대상 중 하나였던 롯데칠성음료 강동지점의 2004년 3/4분기 매출자료를 분석 발표했다.

롯데칠성음료(이하 '회사') 강동지점의 2004년 3/4분기 전체 매출액은 65억7천2백만원이었으며 전체 매출액에 맞추어진 두벌의 세금계산서 발행명세서가 존재한다.
 
두벌의 세금계산서 가운데 '분기별 세금계산서 발행목록'이 세무서에 제출하기 위한 '신고용' 자료라면 '월별세금계산서 발행목록'은 월별로 세금계산서를 전체 매출에 맞추어 놓은 회사의 자체 장부이다.
 
강동지점은 월별로 전체매출에 맞추어 놓은 세금계산서 발행명세서를 부가가치세 신고기간인 분기 말에 국세청 신고용으로 세금계산서를 다시 조정 발행해 세무당국에 매출을 신고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만 전체매출의 14%인 9억1천만원의 세금계산서가 허위로 발급됐다.
 
이 과정에서 5가지 유형의 허위세금계산서 수취 행태가 나타났다.
 
유형 1은 실제 매출이 일어났으나 신고할 때는 이를 누락한 경우, 유형 2는 실제매출보다 세금계산서를 적게 발행하여 신고한 경우이며, 유형3은 월별세금계산서 발행명세서와 분기별 세금계산서 발행명세서가 일치하는 경우였고, 유형4는 실제매출보다 세금계산서를 더 많이 발행한 경우, 유형5는 실제매출은 발생하지 않았는데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이다.

이중 유형 1, 2, 4, 5가 말 그대로 위장매출에 의한 세금계산서 발행인데, 14%의 위장매출에 의한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외에 세금계산서를 대로 발급한 것으로 표시된 유형3에서도 가공매출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칠성 강동지점 2004년 3분기 세금계산서 유형     ©심상정의원실

 <표1>의 유형 3을 보면, 두개의 장부(세금계산서 발행명세서)에서 매출액이 일치함에도 실제 물량의 흐름을 나타내는 거래명세서에는 큰 차이가 있다.

▲거래명세서와 발행명세서의 차이     ©심상정의원실

이들 업체의 경우 월별 세금계산서 발행명세서와 분기별세금계산서 발행명세서 사이에 차이가 없어 실제매출과 신고매출이 동일한 것으로 파악되기 쉬우나 실제 거래명세서를 확인해 보면 매출누락이 발생한 것이다.

다시 oo유통의 경우를 자세히 보면 같은 기간 월별 세금계산서 발행목록과 분기별 세금계산서 발행목록에서는 1억4천3백39만9천원을 매출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거래명세서에 나타난 실제 매출은 2천8백87만3천원이었다.

결국 1억1천4백52만6천원에 대한 매출이 누락된 것이며 oo유통은 발행 받은 세금계산서를 매입이 필요한 다른 업자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는 방식으로 자료상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이 회사 강동지점은 거래처에는 월별세금계산서 발행목록과 같이 세금계산서를 발행, 이를 분기별 부가가치세 신고 시점에 세금계산서 수수를 거부하는 업체와 세금계산서 수수를 추가로 요구하는 업체간에 균형을 맞춰 조정한 후,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분기별 세금계산서 발행목록을 다시 작성했으며 이를 국세청에 신고했다.
 
또한 할당된 실적 등을 채우기 위해 실제 매출 내역과 관계없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으며(가공매출), 매출되지 않고 남은 재고 물량은 덤핑판매 등을 통해 처분해 왔다.

한편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수령한 업체들은 이같은 가공매입액을 근거로 가공의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 매입세금계산서가 부족한 유흥업소 등에 부가가치세액의 일부를 받고 파는 방식으로 자료상 역할을 해왔다.
 
"매달 10억여원어치 보관 물량 상존"
 
롯데칠성음료의 가공매출 규모는 '세금계산서는 발행하였으나 제품은 출고되지 않은 재고'의 규모와 월별 처리금액을 기재한 「지점별 보관제품 정리 내역」이라는 서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심상정 의원실은 밝혔다.
 
▲지점별 보관제품 정리내역     ©심상정의원실

<표3>은 각 지점이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보관제품(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서류상으로는 출고되었으나, 실제로는 판매되지 않고 남은 재고)의 현황을 보고한 것으로 본사 영업3부에서 관리하는 지점들의 현황 중 일부이다.
 
<표3>에서 보듯이 강동지점은 2004년 4월말 현재  10억4천1백만원 상당의 보관제품재고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 6억8천2백만원어치를 5월 한달 동안 덤핑매출 등 무자료 거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표에는 5월분 재고 물량이 표시되지 않고 있으나 해당지점 전(前) 영업사원의 진술에 따르면 매달 10억여원어치의 보관제품물량이 항상 존재해 왔다고 한다. 
 
특히 그는 "덤핑으로 재고를 처분할 때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다"고 진술해 실제로 매달 유사한 양의 재고 처분이 무자료거래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심 의원실은 밝혔다.

이렇게 가공매출을 통해 발행된 세금계산서는 자료상들에게로 흘러 들어갔고, 이를 근거로 부가가치세 상당액의 7∼10% 가격에 세금계산서가 매매되고 있으며, 이는 탈세의 원천으로 사용되고 있다.
 
롯데칠성 강동지점의 월 매출이 20여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5월 한 달간 발생한 무자료거래가 6억8천2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매출액의 약 34%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결국 허위세금계산서 발행이 전체매출의 5%선이라는 국세청의 발표는 실제 가공매출에 의한 규모 등을 고려해 볼 때 심각하게 축소된 수치이며 강동지점에서 확인된 위장매출에 의한 허위세금계산서 발행비율 14%와 비교해 볼 때도 매우 적은 수치라는 결론이 나온다. 

 롯데칠성 강동지점이 한달 매출의 약 34% 가량을 가공매출 해 온 것을 볼 때 이번 세무대상 업체의 세무조사대상 기간 전체매출 15조3천9백40억원의 34%인 5조2천3백39억에서 48%인 7조3천8백91억원의 범위로 허위세금계산서가 발행된 것으로 추산해 볼 수 있다.



 
왜 롯데인가?
“업계 선두가 앞장서 질서 흐려”


국내 최고 백화점인 '롯데백화점'과 대표 청량음료인 '칠성사이다', 최고의 프랜차이즈라 할 수 있는 '롯데리아', 테마파크 분야 선두인 롯데월드 등등… 롯데는 다른 재벌그룹에 비해 일상 생활에 밀접한 제품들로 인해 우리에게 특히나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친숙한 만큼이나 세간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갖가지 루머나 구설들이 그룹 주변을 떠나지 않았던 롯데이기는 하지만,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 상장으로 문을 열었던 올해는 유난히도 잇따라 터지는 사건사고들 때문에 세인들의 입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있다.

롯데그룹과 관련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 여러 문제들 중에서 최근 들어 가장 크게 떠오르고 있는 이슈는 세금문제.
 
롯데는 지난해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등 지방 점포 건물의 보존등기를 미루는 방식으로 지방세를 절약(?)했던 것이 밝혀지면서 세간의 비난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에는 롯데칠성음료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실태가 폭로되기도 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음료업계의 압도적 1위로, 회사측 발표에 따르면 2006년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41.2%로 2위인 코카콜라보틀링(19.8%)와 3위 해태음료(13.9%)를 합친 것보다 높다.
 
그뿐 아니다. 음료업계 3위 업체인 해태음료의 경우, 지난 롯데호텔 등 롯데그룹 관계사가 최대주주여서, 두 회사를 합치면 롯데그룹이 관할하는 음료업계 시장 점유율은 55%를 상회하게 된다. <탁>

[시사주간지 사건의 내막]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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