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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소주 재림은 경기호황 신호탄?

두산주류 '처음처럼 프리미엄'은 너무 일찍 날아온 제비일까…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7/03/23 [20:55]
올해 춘분은 3월 21일이다.
 
춘분이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이제 완전한 봄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는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날아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제비가 '봄의 전령사'이기는 하지만 가끔 너무 일찍 날아왔다가 얼어죽는 제비도 있기에 나온 말이다.
 
지난해 '처음처럼'으로 소주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왔던 ㈜두산이 지난 3월 12일 10년 숙성 오크 증류주를 첨가하고 사각 병과 고급스런 라벨을 사용해 고품격을 지향한 '처음처럼 프리미엄'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소주시장'의 부활을 선언했다.
 
'프리미엄 소주'는 1996년 보해양조의 '김삿갓' 출시와 함께 새롭게 생겨난 제품군으로, 당시 주류시장 뿐 아니라 소비시장 전체에 '프리미엄' 열풍을 불러일으켰으나, imf 국가부도 사태와 함께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비운의 제품군이기도 하다.
 
시장트렌드 늘 뒷북치던 제왕 진로의 반응
“두산, 프리미엄 출시에 큰 의미 두지 않아”
 
▲지난해 처음처럼은 "따라오라"거나. "흐름을 바꾸었다"는 등의 당당하고 도발적인 반말 카피로 소주시장에 선풍적인 바람몰이를 했다.
지난해 '알칼리수' 논쟁과 함께 소주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오는가 싶다가 연말 들어 주춤하는 기세를 보였던 두산의 '처음처럼'이 최근 프리미엄 제품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공세 재개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 소주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이 출시되었던 시기들을 되짚어 보면 엄청난 호황으로 이른바 '길거리에 돈이 굴러다니는' 시기였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최초의 프리미엄 소주인 보해양조의 '김삿갓'을 시작으로 두산의 '청산리벽계수'와 진로의 '참나무통맑은소주' 등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었던 것이 1996년이었고, 보해양조의 '천년의 아침'을 비롯해 진로의 '레전드', 금복주의 '세계로' 등 슈퍼프리미엄 소주들이 출시된 것이 1999년과 2000년 사이였다.
 
1996년은 김영삼 정부가 oecd 가입을 위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면서 사상최대의 소비시장 팽창을 기록했던 시기이고, 1999년부터 2000년 사이는 imf 국가부도 사태의 충격을 벗어나 벤처붐과 주식 붐이 일고, 길에서 신용카드를 마구 나눠주기 시작한 시기이다.
 
두 시기의 인위적 경기부양이 나은 그 이후의 처참했던 결과들은 일단 논외로 하고, 시장에 돈이 펑펑 돌던 시기마다 등장했던 프리미엄 소주가 다시 나왔다는 것은 장기간 침체에 머물렀던 소비시장이 이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징조일까?
 
이에 대해 두산 주류bg '처음처럼'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홍보대행사 ㈜바움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소비시장 전체의 호황기 진입 여부를 판단할 자료는 없지만, 일단 소주시장 만을 놓고 봤을 때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소주시장의 확대는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따라 고급 주류의 대체제로서 소주가 선택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업체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소주' 자체의 이미지가 개선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소주업체들 사이에 벌어진 저도주 경쟁으로 인해 소비층이 여성과 젊은층으로 확대되었고, 그로 인해 오히려 약주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며, "현재 웰빙 트렌드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처음처럼 프리미엄'의 출시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의문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파죽지세로 성장하다 연말 들어 한풀꺾인 '처음처럼'의 증가세와 관련해 그는 "미래의 헤비유저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전개되고 있고 올해도 지속적인 마케팅 투자가 예정되어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진로의 '언제나 뒷북'
 
소주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진로 측은 '처음처럼 프리미엄'의 출시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분위기이다.
 
진로 홍보실의 이규철 부장은 '처음처럼 프리미엄' 출시에 대한 진로 측의 입장과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두산 '처음처럼'의 약진에 대해서도 '참이슬'(참이슬 후레쉬 포함)이 연간 점유율에서 3% 정도 내렸고, '처음처럼'이 4% 올랐지만 진로가 전체 소주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부장은 특히 지난해 진로와 두산 사이에 벌어진 마케팅 전쟁으로 시장 소비자들에게는 양 사가 대등한 싸움을 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광고로 인한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 대한 진로의 공식적인 입장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검토는 항상 하고 있는 만큼 시장 여건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 프리미엄 전략보다는 현재의 '다용량' 전략에 비중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진로의 참이슬은 200·360·500·750㎖(수출용) 등 다용량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진로는 지난해 참이슬 20.1도로 저도화 트렌드를 선도한 정도를 제외하면 선두업체답게 시장 트렌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특성을 보여왔다.
 
지난 1993년 그린소주를 출시한 두산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때에도 진로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집중하면서 제품 자체에 대한 변화를 꺼렸고, 결국 1998년 그린소주의 시장점유율이 18%까지 올라가는 위급 상황이 닥쳐서야 제품명을 '참眞이슬露'(줄여서 참이슬)로 바꾸는 동시에 소주용기를 그린소주와 동일한 초록색 병으로 바꾸는 등의 파격적인 변신을 실행했다.
 
더욱이 지난해의 경우 20.1도로 저도화 경향을 주도했으면서도 오히려 두산의 '처음처럼' 때문에 허둥지둥 대다가 '처음처럼'이 시장에 안착한 다음에서야 '참이슬 후레쉬'로 공세에 대항하는 등 늘 한발 늦은 대응을 해왔던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진로는 96년 3월 최초의 프리미엄 소주인 보해양조의 '김삿갓'이 돌풍을 일으키자 3개월 이상 뒤쳐진, 그 해 6월 말에서야 '참나무통맑은소주'를 출시했다. 이는 두산의 '청산리벽계수' 보다도 1주일 늦은 것이었다.
 
2000년에는 금복주가 1만원대 슈퍼프리미엄 소주 '세계로'를 출시하자 즉시 비슷한 가격대의 저도주 '레전드'를 출시하는 발빠른 대응을 보였는데, 공교롭게도 슈퍼프리미엄 소주는 다른 업체들이 참여할 틈도 없이 6개월여만에 시장에서 퇴출 판정을 받는다.
 
물론 진로는 전체 소주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압도적 선두업체여서 뒷북을 쳐도 선도 업체들보다 더 큰 소리로 칠 수 있는 '힘'이 있었고, 그 '힘'은 도전자들이 일으킨 돌풍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보이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해 왔다.
 
▲''처음처럼'은 지난 2월 구혜선으로 모델을 바꾼 후부터 어찌된 일인지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다.

주간 [사건의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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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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