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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작가 새 소설책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출간

소설 속 용운과 같은 선감학원의 피해자들은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비극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20/08/18 [10:19]

▲ 김영권 작가.    ©브레이크뉴스

김영권 작가의 새 소설책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이 출간(작가와비평) 됐다. 이 책은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 있었던 선감학원에서 일어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선감학원은 항일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시설이었고, 군부독재 시대까지 남아 부랑아들을 감화한다는 명분으로 아이들을 강제 수용하던 곳이었다. 선감학원은 1980년대까지 남아, 고문과 강제노역등 일제와 똑같은 인권유린 행위가 자행되었다. 5년 전 선감학원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소재로 한 소설 <지옥극장>이 출간되었고, 이후 피해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새로 밝혀진 내용을 추가, 수정한 것이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이다. 저자 김영권 작가는 “주인공의 모델이 된 임용남 씨의 이야기와 안산 지역에서 오랫동안 선감도 연구를 한 정진각 씨의 말씀을 많이 참고했다. 당시 부랑아만 잡혀간 게 아니라 멀쩡하게 집과 가족이 있었는데도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간 경우도 많았다. 작가는 이번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에는 그런 내용을 좀 더 강조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출판사측이 소개하는 이 책은 주요 내용이다.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은 선감학원에서 일어났던 잔혹한 사건들과 주인공 ‘용운’의 기구한 인생이 담겨있다. 용운은 아직 12살, 13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이다. 그러나 원인모를 병에 걸린 아버지가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 용운이 병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고 여러 번 용운을 살해하려 한다. 또한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어머니 역시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 온갖 살림살이를 팔게 되고 결국 용운의 가정은 붕괴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고 입을 하나라도 덜기 위해 용운을 고아원에 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고아원은 멀쩡히 부모가 있는 용운을 받아주지 않자 어머니는 용운을 버린다. 용운은 어머니를 찾아 정처 없이 떠돌다 거지 소굴에 들어가게 되고 거지가 되어 세상을 떠돌면 어머니를 찾을 수 있다는 말에 거지가 되어 밥을 빌어먹으러 다닌다. 거지로 살며 어머니와 비슷한 여자들에게 말을 거는 용운에게 어느 굴집 여성이 측은함을 느껴 같이 살자고 한다. 하지만 용운은 이상야릇하고 찌든 갈월동 굴집이 싫어 밖에 나오고 쓰레기를 주워 먹으며 산다. 쓰레기장에서 자던 용운을 경찰이 발견하고, 그를 고아원에 보낸다. 고아원은 지원금을 횡령하고 있었으나 용운의 실수로 고아원은 횡령한 사실을 들키게 되자 용운을 두들겨 패고, 용운을 쫓아낸다. 용운은 다시 길바닥으로 나와 쓰레기를 주우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쓰레기 사이에서 금반지를 발견하게 되고, 이 일로 경찰서에 가 폭행을 당한다. 용운의 억울함은 풀렸으나 경찰서에서는 부랑아 감화를 명분으로 용운을 선감학원에 보낸다. 그리고 용운이 선감학원에서 당한 폭행과 비인간적인 행위들이 적나라하게 서술한다. 용운이 몇 번이고 탈출 시도할 때 안타까움과 이어지는 고문은 매우 잔혹하게 묘사되고 있다. 많은 희생과 시도 끝에 용운은 선감도를 탈출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 김영권 소설집.    ©브레이크뉴스

 

소설에서 인상 깊은 장면을 꼽아본다면 용운이 백곰과 박꽃 누나의 중간에서 심부름을 자주 하게 되면서 백곰의 태도가 매우 누그러져 탈출에 힌트가 되는 쪽지를 주는 장면이다. 백곰은 용운과 첫 만남에서 매우 폭력적이었으나 사랑에 빠져 인간적이 되어가는 모습은 백곰이 저지른 폭력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이다. 이것은 독자들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폭력적인 분위기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생각하여 백곰에게 동정심을 가질 수도 있고, 결국 폭력으로 이뤄낸 사랑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가면을 쓴 그가 더 혐오스러울 수도 있다. 그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양가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변화는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용운의 친구 삐에로는 마음에 깊게 남는 캐릭터이다. 그가 선감학원에 잡혀온 이유는 매우 철없는 행동이고, 그가 말하는 것들은 혹시 머리가 조금 다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삐에로 역시 약간 특이한, 일반적인 소년이었고, 탈출을 갈망하는 선감학원의 피해자였다. 결국 그는 ‘구름아 잘 가!’를 외치며 용운의 반대쪽으로 사라졌고, 절로 탄식이 나오게 하는 이별을 그려냈다. 그 장면을 보고 다시 처음부터 소설을 읽는다면 삐에로가 용운에게 ‘구름아’라고 부를 때마다 아련히 사라질 거 같은 말 그대로 구름 같은 감정을 갖게 된다.

 

마지막 이야기의 끝 부분 용운의 마지막 대사는 선감도를 이렇게 표현한다. ‘이 세상엔 없는 곳이지. 천당이나 천국보다 더 아름다웠던 지옥이니까’ 이 대사는 모호한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그 어떤 말로도 선감학원의 잔인함을 비유할 수 없다. 아무리 처절하게 욕을 해도 선감학원에서 일어났던 비극보다 약하다. 결국 용운의 대사는 반어법이다. 최고의 찬사를 해서 최악의 지옥으로 표현한 것이다.

 

선감학원의 지옥을 제대로 묘사했다는 부분은 어떤 아이가 부엌의 음식을 훔쳐 먹고 배를 갈라 자살한 장면이다. 매우 짧게 몇 줄로 묘사되지만 짧고 굵게 선감학원의 상황을 볼 수 있다. 

 

용운과 같은 선감학원의 피해자들은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비극이다. 과거사법이 통과되면서 몇 차례 조명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은 적은편이다. 선감학원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부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아이들을 감화한다는 명목으로 어린이 수용소를 세웠다. 그리고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선감학원은 없어져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군부독재는 일제와 똑같은 짓을, 똑같은 명목으로 자행했다.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승계를 통한 권력으로 철저하게 비밀로 했다. 선감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최근에야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을 뿐이다. 

 

이 책의 매우 큰 장점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용운의 운명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흡입력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지만 결말은 예측할 수 없다. 용운이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하고, 실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탈출에 실패할 때마다 선감학원의 폭력은 더욱더 거세진다. 그리고 희생되는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더 잔인해질지 긴장이 되어 소설을 놓을 수가 없다. 또한 용운의 삶에 비극이라는 얼룩이 하나씩 늘어감에 따라 용운의 행복을 더 간절히 빌게 된다. 이 작품은 희망을 부르는 소설이다.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은 선감학원에서 벌어진 잔인한 일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피해자는 어린 나이에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한 줌의 재가 되어 바스러졌다. 살아남은 피해자들도 고통 속에 살고 있기에 이 책의 결말은 더욱더 슬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가는 선감학원의 인권유린에 대한 것을 한 사람에게라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말한다.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이 어떤 내용인지만 알아도 작가의 의도는 많은 이들에게 닿을 것이고, 선감학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잘못된 국가권력의 폐해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영권 작가 소개

 

진주에서 태어나 인하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한국문학예술학교에서 소설을 공부했다.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고 작가와비평 원고모집에 장편소설 <성공광인의 몽상: 캔맨>이 채택 출간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형제 복지원: 회색 구슬 속 산 18번지 왕국> <몽키하우스> <어린 북파공작원>과 청소년 소설 <보리울의 달> <동상의 꽃꿈> <삐에로는 나를 보고 울고 있지> 등이 있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부조리를 풍자한 장편 에세이 소설 <잘난 니 똥>이 문예지에연재 중이다. <형제 복지원: 회색 구슬 속 산 18번지 왕국>은 형제복지원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며 현재 작업 마무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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