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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환경 포기하고 경제부처 자처?

환경부의 굴욕…1회용품 규제 잇따라 포기, 기업지원부문 강화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5/18 [14:48]
환경운동연합 "조금의 불편 감수하자는 것이 '규제'
편의와 이윤으로 접근하면 유지될 환경규제 있겠나"

미국산 쇠고기 홍보에 발벗고 나선 농수산식품부와 전국으로 확산된 ai방역보다 전 국민에게 확산된 광우병 공포를 불식하는 데 온 신경이 팔려 있는 보건복지가족부, 개성공단을 북핵문제와 연계시키겠다는 통일부의 뒤를 이어서 환경부도 역주행(?) 부처 대열에 합류했다.
 
환경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3월20일 1회용컵 보증금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5월7일 '합성수지 재질의 1회용 도시락 용기'에 대한 사용금지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으며, 9일에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환경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 자연환경보다 기업환경이 훨씬 중요하다는 정부의 기본 철학을 충실히 반영하는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환경부의 정책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     © 브레이크뉴스

 
"기업지원센터 설치, 찾아가는 서비스 제공. 제목만 들어서는 어느 경제부처에서 발표한 기업지원정책 같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모두 환경부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규제의 대명사로 불리던 환경부가 신정부 들어 기업을 섬기는 자세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9일 환경부는 환경부장관과 대한상의 회장단과의 5월8일 간담회에서 '기업의 환경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환경부와 유역·지방청에 5월 중으로 기업환경 지원센터와 핫라인을 설치하여 기업의 애로사항을 수시로 듣고 해결하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국장과 유역·지방청장을 각 지역별 담당관으로 지정, '기업환경 순회지원단'을 구성해 전국을 아우르는 찾아가는 환경행정 서비스를 6월부터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보도자료에서 환경부는 해외 환경동향 파악·전파를 위해 운영 중이던 무역환경정보 시스템을 산업계 의견수렴 및 정책환류 기능까지 가능하도록 포털 시스템으로 개편할 계획이라며, 이 밖에 1998년부터 운영 중이던 기업환경정책협의회 위원장을 차관급으로 격상시키고, 기업대표로 대한상의뿐 아니라 전경련까지 참여토록 하는 등 협의회 구성에 무게감을 더하고, 운영에 내실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보도자료에는 친절하게도(?) 8일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 ceo가 "환경부의 기업지원정책이 경제살리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기업도 자율적 환경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화답했다는 코멘트까지 들어 있었는데, 보도자료의 마지막 문장은 "앞으로 환경부와 기업의 아름다운 동행이 기대되는 대목이다"라는 것이었다.
 
"환경부, 1회용품 환경 문제 해결 포기?"
 
이 보도자료가 발표된 같은 날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가 5월7일 발표한 '합성수지 재질의 1회용 도시락 용기'의 사용금지 규제 폐지 발표를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합성수지를 대체할 재질의 용기를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합성수지 도시락 용기의 사용 금지 규정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는데, 이는 3월20일 1회용 컵 보증금제 폐지에 이어 1회용품 규제폐지의 두 번째 사례이다.
 
합성수지 재질 1회용 도시락 사용 금지는 2003년 7월에 도입된 것으로, 기업의 반발과 규제개혁위원회의 정책 완화 권고가 있었지만, 당시 환경부는 "합성수지 재질의 1회용 용기는 난분해성이며 이들의 수거/처리에 사회적 경제적 비용부담이 발생되고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면서 금지정책을 강행한 바 있다.
 
당시 규제개혁위원회가 환경부에 전달한 권고는 "1회용 합성수지 도시락을 분해성 재질로 대체하도록 규정한 자원절약법상의 조항을 삭제하고, 합성수지용기 사용을 법으로 규제하는 대신 자발적으로 줄이는 방법의 유인책을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상당수의 대규모 점포 내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에서는 합성수지용기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감안해 이미 종이용기로 대체했다는 예까지 들어가며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합성수지 재질의 1회용 도시락 용기 사용금지에 대해 의지가 확고했던 환경부가 대체용기 개발을 핑계로 규제를 폐지한 것은 '기업 프렌들리'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 아래서 환경보전은 뒷전으로 하고 도시락 업계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1회용 도시락 업계는 지난 5여 년 동안 비용을 핑계로 합성수지 도시락 사용규제를 피하기 위한 소송으로 일괄했다"며, "만약 그러한 노력을 재질대체에 기울였다면 훨씬 질 좋고 싼 대체용기가 개발되었을 것"이라고 환경운동연합은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1회용 컵 보증금제 폐지 이후 1회용 컵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보도를 인용하면서 "1회용 합성수지 도시락 사용 금지 규제를 폐지하면 1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게 될 것은 확실하다"고 우려를 밝혔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1회용 합성수지 도시락을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생산자에게 재활용의 의무를 부여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의 대상 품목에 포함시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이는 1회용품이 아예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사전감량 정책이 재활용 정책보다도 우선한다는 환경정책의 기초적 상식에 어긋난다"며, "환경부는 대체용기 개발과 실용화의 임무를 게을리 한 결과 기업로비에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수거 비용과 재활용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재활용보다는 1회용품 발생의 원천적 감량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환경부는 1회용 합성수지 사용 금지 규제를 폐지하려는 입장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는 '1회용 종이봉투 무상제공 금지제도'를 포기하는 내용을 담은 관련 법률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마치고 오는 6월 공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최근 잇달아 발표하는 1회용품 규제 폐지를 보면서, 환경부가 환경지킴이의 본연의 자세인 환경보전을 외면한 채 시장경제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환경을 위해서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자는 것이 규제인데, 단지 편의와 이윤으로만 접근한다면 앞으로 유지될 수 있는 환경규제가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환경부는 이제라도 환경보전과 오염예방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탄했다.
 
환경부 보도자료에 첨부되는 환경부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환경부는 각종 환경오염으로부터 우리 국토를 보전하여 국민들이 보다 쾌적한 자연,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나아가 지구환경보전에 기여하여 하나뿐인 지구를 보전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하고 있다"

김경탁 기자
kt@naver.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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