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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이슈]요즘 한나라‥두나라? 세나라?

홍준표 퇴진론 둘러싸고 재오파·근혜파·형님파 삼각 파워게임 볼만

손창섭 기자 | 기사입력 2008/09/26 [11:06]
▲ 한나라당은 추경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홍준표 원내대표 퇴진론과 관련, 친이재오계·친이상득·친박근혜계 의원들이 3각 파워게임 양상을 보여 미묘한 역학관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가을정국 정치권 3대 이슈

추석 이후 정국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저인망식 사정과 대통령기록물 유출 의혹 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노인사들이 정치 보폭을 넓혀가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은 추경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홍준표 원내대표 퇴진론과 관련, 친이재오계·친이상득·친박근혜계 의원들이 3각 파워게임 양상을 보여 미묘한 역학관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민주당은 김근태계·정동영계 정치인들이 ‘야당 속의 야당’ 기치를 내걸고 ‘민주연대’를 띄우는 등 진보개혁 진영 진지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9월 하순 정국을 달구는 정치권 주요 이슈를 따라가봤다.   
 
1. 한나라당 3각 파워게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진퇴 문제가 계파 간 대립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친이재오계·친이상득계·친박근혜계 의원들의 3각 대립구도가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되는 모양새다.

추경안 처리문제를 둘러싼 홍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친이재오계는 책임론을 거론한 반면,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9월16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이이재오계 의원들의 홍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는 둑을 무너뜨린 거센 파도처럼 거칠 것이 없었다.

친이재오계 진수희 의원은 “홍 원내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은 패배주의적 발상이고, 원내대표가 잘못을 했으면 다시 선출하는 게 상처를 치유하는 일일 뿐더러 집권당으로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이라고 거침없이 성토했다.

연이어 발언에 나선 김영우 의원, 정태근·권택기·김용태 의원 등도 홍준표 사퇴론을 주장했다.

친이재오계 의원들이 홍 원내대표를 이처럼 비난하고 나선 까닭은, 이명박 정부의 ‘적자’가 아닌 홍 원내대표가 당을 일사불란하게 이끌어가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 핵심 측근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해야 할 주요 입법과제들이 있는데 홍 원내대표가 이를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강하며, 최근 연말개각 발언 등으로 자신의 권한을 넘어서는 발언을 함으로써 오히려 정권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 퇴진론을 주장하는 친이계 소장파 의원 10여 명은 9월16일 저녁 모임을 갖고 “당내 새 리더십이 필요하며, 그 핵심은 대탕평이 돼야 한다”며 홍 원내대표 퇴진에 의견을 모았다.

친이재오계와는 반대로 친박근혜계는 홍준표 원내대표 엄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인기·손범규·박종희·이정현 등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심기일전하자며 홍 원내대표를 엄호했다.

친박근혜계의 한 의원은 “우리가 조직적·전략적으로 홍 원내대표를 두둔한 것이 아니다 “개별 의원들은 사전 조율 없이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우연히 ‘친박계의 의견’처럼 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홍 원내대표에 대한 퇴진론과 관련, 친이재오계 세력이 사전계획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면, 친박근혜계는 그저 우연적 요소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흐름이 형성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홍준표 거취 관련 이재오계 책임론 강력 거론…박근혜계는 홍준표 적극 엄호
‘주류 내 비주류’ 밀려난 이재오·정두언계 vs 이상득·박근혜계 힘겨루기 해석도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 파동을 친이재오·정두언 세력 vs 이상득·박근혜 세력의 힘 겨루기로 풀이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9월16일 의총을 총선 직전 ‘55인 항명파동’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이날 의총장에서 이재오계 의원들의 분위기는 강경했지만 친 박근혜계 의원들은 이와 대조적으로 홍 원내대표를 적극 엄호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주류 내 비주류’로 밀려나 기회를 엿보던 이재오·정두언계 의원들이 이번 추경안 사태를 맞아 홍준표 체제를 집중 공격했는데, 이는 이상득 의원에 대한 간접 공격, 즉 친이 세력 간의 내부 다툼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비주류인 친박계 의원들은 이번 의총에서 홍 원내대표를 적극 보호함으로써 이상득 의원 쪽 손을 들어줬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친박계와 이상득계의 전략적 연대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화 의원은 9월1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홍 원내대표에 대한 퇴진론 파동과 관련, “계파 대립으로 보는 건 정치 과잉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당내 ‘친이(親李)’계, 특히 ‘이재오계(系)’가 어떤 정치적 의도에 의해 홍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는 일련의 관측에 대해 “소신은 다르지만 애당심이나 이명박 정부에 대한 충정심은 (당 소속 의원) 172명이 똑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고 공과가 있다”면서 “난 홍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보배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야당 시절 ‘저격수’란 얘기를 들을 정도로 홍 원내대표가 헌신적 노력을 해왔는데 이런 점을 높이 사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이제 정기국회가 막 시작된 데다 곧 국정감사도 있고 (처리해야 할) 민생개혁 법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원내 최고 사령탑이 도중하차하는 건 가급적 피했으면 한다”고 홍 원내대표의 퇴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노그룹이 사이트 개설, 연구소 창립 등 정치 보폭을 넓혀가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2. 친노세력 부활하나?

친노(친노무현) 그룹이 연구소 창립 등 정치 보폭을 넓혀가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9월9일 정치연구소인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를 개소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기획위원장을 맡게 된 연구소는 민주화 운동은 물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에 대한 평가 등의 과제를 수행한다. 개소식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친노 인사들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부의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연구소는 친노 진영 결집에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5일에는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성환 전 정책조정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개소식을 갖고 공식 발족했다.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우식 연세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이사진과 고문단에는 김용익 서울대 교수(참여정부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하 참여정부 직책), 김병준 국민대 교수(청와대 정책실장), 성경륭 한림대 교수(청와대 정책실장), 이정우 경북대 교수(청와대 정책실장),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여성부 장관),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허성관 전 행자부 장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날 개소식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문희상 국회 부의장, 이해찬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연구원 실무를 맡은 김성환 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은 “연구원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참여했던 전문가와 개혁 성향 교수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합리적 정책 대안 제시에 주력할 것이다. 미국의 진보성향 민간 연구단체인 ‘브루킹스 연구소’ 같은 싱크탱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노인사들은 안희정, 관료그룹 등으로 나뉘어져, 각자 영역에서 정치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협력적 연대체를 구성하지는 않을 것이나 지난 정부 10년 계승, 진보세력 재집권 등 공동의 목표를 지향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희정은 민주당과 충청권을, 유시민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이 전 총리의 ‘광장’은 친노세력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이트 열고 정치활동 재개…친노그룹도 보폭 넓혀 관심집중
민주당 ‘민주연대’ 등 원내외 새 정치모임 등장…정세균 체제와 노선갈등 가능성



친노모임 또 하나의 축인 참여정부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청정회’의 경우 50여 명이 집결하는 등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활동재개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2.0’ 오픈과 함께 주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18일 인터넷 토론 사이트를 개설해 정식 개통했다. 민주주의 2.0’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을 전후해 ‘민주주의 2.0’ 구상에 몰두해 시스템을 개발했고, 자원봉사자 180여 명의 협조를 받아 6개월 동안 시험운영을 거쳤다.

웹사이트 명칭은 ‘민주주의 2.0’이며 홈페이지 주소는 www.democracy2.kr이다.  ‘민주주의 2.0’은 토론의 진행과 편집, 시스템 개선 등 사이트 운영과 관련한 제안과 결정을 회원들이 직접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 전 대통령은 직접 토론에 참여하진 않고 ‘노공이산’이란 아이디로 사이트 운영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9월18일 사이트 개설과 관련,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시민주권 시대를 열어갈 깨어 있는 시민들의 토론마당”을 지향, 정치지향 사이트임을 시사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이 고지를 통해 “민주주의2.0은 지난 2월 개발을 시작해 관리자 중심의 내부 테스트를 마친 뒤, 두 차례에 걸쳐 프론티어를 모집하여 클로즈드 베타 형식으로 테스트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개선점들이 발견되어 이를 수정해 왔지만 아직도 그 완성도는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그러나, 소수의 참여자만으로 테스트를 거듭하기 보다는 부족한 상태로나마 오픈해서 보다 많은 회원들의 참여로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의견이 높아 오픈을 결정하였습니다. 즉, 민주주의2.0은 완성된 사이트가 아닌, 집단지성을 통한 완성을 꿈꾸는 완전 오픈베타 형식으로 공개되는 것입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2.0은 ‘시민주권 시대를 열어갈 깨어 있는 시민들의 토론마당’을 지향합니다. 또한, 민주주의2.0은 ‘참여, 공유, 개방’의 웹2.0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고, ‘책임’이라는 시민주권자의 자부심이 드러나는 수준 높은 토론마당을 지향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민주주의2.0의 취지에 동의하는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라고 덧붙였다.
 
▲ 민주당 내 김근태 전 의원계인 민주평화연대, 천정배 의원의 민생정치모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평화와경제포럼 등 진보개혁 그룹이 ‘민주연대(가칭)’를 발족시켜 귀추가 주목된다.

3. 민주당 새 정치세력 등장

민주연대는 민주당의 개혁성과 야성 회복을 주창하면서 오는 9월30일 발기인 대회를 개최한 후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설 방침이다. 발기인 대회까지 전·현직 의원 50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민주연대 쪽은 예상하고 있다.

민주연대는 30일 발기인 대회에 앞서 25일 ‘진보개혁 세력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당의 이념과 정체성부터 새롭게 다듬을 방침이다.

출범을 눈앞에 둔 민주연대는 김근태 전 장관(gt계)측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와 정동영 전 장관(dy계), 시민사회 출신 인사 연합 형태로 추진된다. 18대 4·9 총선 때 당내 개혁파 상당수가 낙선했기 때문에 현직보다는 전직 의원이 두 배 가량 많다.

민주연대는 발기인 대회 이후 세 확장에 나서, 공식 창립 때는 시민사회 세력과의 연대도 도모할 예정이다. 발기인에 참여한 전·현직 의원수는 최근까지 4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연대에는 이미 김근태 전 장관과 gt계의 최규성·우원식·이목희 전 의원이 동참했다.

우원식 전 의원은 “정책에 있어서 민주당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모이자는 모임이지 결코 계파 모임이 아니다. 개인이 아닌 정책 중심의 모임이며 야당인 민주당이 흔들리지 않고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모임이다.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정리해서 제시하고 이를 당 지도부에게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해 당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임을 천명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민생모임’의 천정배·이종걸 의원, 시민사회출신인 김상희·최문순 의원, dy계의 대표적 인물인 박영선·민병두 의원, 김현미 전 의원, 지도부에 입성한 이미경 사무총장과 박선숙 의원 등이 참여할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목희·최규성·문병호·이상수·설훈 전 의원 등이 준비위에 합류해 참가 희망자 교섭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연대는 당의 '개혁블록'을 구축하기 위해 발기인 참여자들에게 교육정책과 부동산 정책 등 현안에 대한 입장에 대해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특정 인물 중심의 계파 모임이 아닌 진보개혁을 지향하는 세력으로 자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참가 희망자들에게 조세·재벌·교육 정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동의 절차를 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세균 대표 체제가 노선을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왼쪽’으로 가도록 견인해내고, 민주당의 부족한 진정한 야당성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강한 의욕도 내비치고 있다.

민주연대의 활동이 본격화 될 경우 정세균 대표 체제와 경쟁하면서 당세를 확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지만, 노선 갈등과 당 결속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당내 움직임에 민주당 현 지도부는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반면 정책에 대한 얘기는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조금은 껄끄러워 하는 모습이다.
 
취재 / 손창섭 기자  doppazett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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