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이명박 정부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북군사 실무회담이 열렸으나, 별다른 성과없이 종료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무회담 전날에, 미국의 힐차관보가 북한의 초청을 받아 평양에서 고위인사들과 회담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미국과 북한은 6.25때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던 적대국 관계이었는데, 세월은 그야말로 60년이나 흘러서 이제는 미국의 고위인사가 평양에 가서 회담을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서로 적대관계이었던 미국과 북한도 서로 만나서 대화를 하려고 하는데, 아무리 60년이상을 서로 이질적인 환경속에 있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같은 민족인데, 왜 이렇게도 대화가 안되는 것인지 착잡함을 금할 길이 없다.
2년동안 북핵문제가 진행되는 것을 관심깊게 지켜 보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북핵의 당사자는 엄연히 남과북인데, 실제로 진행되는 것은 주로 미국과 북한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느낌을 감출수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2년전에 실시되었던 핵실험이 어디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가 지금 발딛고 서 있는 바로 이 한반도인데, 어찌하여 이런 중요한 문제에 우리정부는 마치 방관자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단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
일단 이번 평양협상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우리 정부는 거의 배제된 상황에서 북미가 핵문제를 협상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언제까지나 6자회담의 일원국에만 머물러야만 하는 것인지 솔직히 답답한 심정이다.
과연 정부가 북핵문제의 주도권을 쥔다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문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으니, 바로 2007년 6월이후로 중단된 남북장관급 회담인데, 현재 21차 회담까지 진행되었으나,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회담이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니, 이 어찌 안타깝지 않단 말인가 !
이런 상황에서 서두에서 언급하였던 남북군사실무회담이 비록 성과없이 끝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서로 만나서 대화를 하였다는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사실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남북관계는 전반적으로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군사회담이 남북장관급 회담을 위한 하나의 지렛대 역할을 하였으면 한다.
북핵문제 해결을 하는데 있어서 6자회담과는 별도로 남과북이 중단된 장관급 회담을 통하여 북핵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북한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미국만을 협상파트너로 상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정부와도 북핵에 대하여 허심탄회한 대화가 있었으면 한다.
필자는 그러한 관점에서 유명환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한반도 평화체제의 당사자는 남과북이며, 주변국들은 그것을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그러므로 비단 평화체제 뿐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북핵문제의 당사자도 남과북이며, 그 주변국들은 북핵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지원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이러한 남과북의 대화통로를 장관급 회담이라고 보는 것이며, 바로 여기서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북핵문제를 비롯하여 남북간의 모든 제반사항에 대하여 논의하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우리에게 대화를 제의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대화를 제의하자는 것이며, 북측에서 설사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정부로서는 모든 역량을 총발휘하여 중단된 남북장관급 회담을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
박관우 북핵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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