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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장기기증자 뜻 탐욕에 의해 변질"

[특별한 인터뷰]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이지선 팀장

김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08/11/10 [17:37]
이 팀장 “2006년부터 ‘인센티브제’ 도입해 뇌사기증자 가족에게 돈을 주기 시작했다. 이 후 뇌사기증가 소폭 증가했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양적 성장에만 치우쳐 기증의 보람을 저해시킬 수 있다”

국내 장기이식대기자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장기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장기이식대기자는 현재 1만8000여명이다. 이 중 3년 이상 대기자만 52.2%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장기기증 부족현상으로 해외 원정 불법 장기매매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까지 장기기증자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10월28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이지선 팀장을 만나 국내 장기기증의 현주소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2003년에서 5년 사이 (국내)장기이식대기자가 170%이상 늘었지만 장기부족으로 3년 이상 장기이식 대기자가 절반이 넘는 실정이다. 지난해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은 1800여명에 불과하며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가 989명에 달했다.”

이지선 팀장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국내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약 1만8000 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한해 뇌사 기증자는 150명 남짓한 수치다. 인구 백 만 명 당 뇌사기증자수를 국가별로 비교해 봐도 국내는 3.1명으로 미국(25.5명), 프랑스(22.2명), 스페인(35.1명)에 비해 훨씬 저조한 상황.
 
장기기증의 실태
 
그는 “장기기증은 생존시기증과 사후기증, 뇌사시 기증으로 나뉜다. 그중 뇌사시 기증은 살아있는 사람에게서는 받을 수 없는 심장, 폐 등을 적출할 수 있으며 최대 9개의 장기를 기증할 수 있기에 장기이식 수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통 사망자의 1%는 뇌사로 사망한다. 국내의 한해 사망자가 24만명 임을 감안할 때 약 2400명을 잠재 뇌사자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뇌사자는 0.1%도 미치지 못할 만큼 미비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정부는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을 제정한 후 복지부 산화 관리감독 기관으로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를 설립했다. 불법장기매매와 원정불법장기매매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장기매매금지와 공정한 장기분배를 목적으로 법을 시행하기 시작한 것. 

이 팀장은 “이 법은 장기분배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결과적으로 뇌사기증자의 급격한 감소를 가져왔다. 법 시행 전인 1999년에 뇌사 기증자는 162명이었지만 2000년에는 64명으로 60%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슬픔에 빠져있는 뇌사자 가족들에게 가족확인서와 동의서
요청식의 행정위주 사무 처리 가족들의 기증의사 철회 불러“


그에 따르면 현재 뇌사장기이식은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지고 있다. 담당의사가 뇌사판정대상자의 가족과 상담을 한 이후 뇌사판정기관장에 뇌사판정을 신청한다. 이후 하면 뇌사조사자가 조사 후 뇌사조사서를 작성, 뇌사판정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한다. 뇌사판정 위원회는 판정을 한 이후 기관장에게 통보, 기관장은 또 담당의사와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에 뇌사판정을 통보한다. 뇌사판전대상자는 이 모든 절차를 거쳐 장기이식등록기관에 옮겨지는 것.

이 팀장은 “뇌사를 발견해서 적출하는 일련의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거쳐 뇌사기증이 이루어지다보니 가족들이 중간에 (장기기증을) 안 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스템 운영상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뇌사자의 가족에게 장기기증을 하겠냐고 묻고 설득하는 과정은 매우 섬세한 부분이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위로해주어야 하는 상황에 의료진이 의사를 묻고 설득한다는 것은 다소무리가 있다. 슬픔에 빠져있는 뇌사자 가족들에게 가족확인서와 동의서를 요청하는 식의 행정위주의 사무 처리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가족들의 기증의사를 철회하게 만들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정한 분배라고 해서 a병원에서 뇌사자를 발견하고 장기를 적출하더라도 장기를  필요로하는 b병원에 장기를 보내는 식이다보니 (뇌사자를 발견한) 병원에서 뇌사자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지난 2003년부터 뇌사자를 발견한 병원에 신장을 하나 주기 시작했고 그 이후 뇌사장기기증자 적출이 조금씩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뇌사장기기증 적출이 미비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2006년부터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뇌사기증자 가족에게 돈을 주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뇌사기증이 148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양적 성장에만 치우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기증의 보람을 저해시킬 수 있고 제한된 예산안에서 주는 것이기에 예산을 초과하면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기증 매매
 
“제일 안타까운 것은 장기도 수입을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장기를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주면서 사온다고 들었다. 수술비용도 부담하면서 해외로 나가 비싸게 장기를 매매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암암리에 불법원정장기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중국 같은 경우 사업의 일환으로 장기매매가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뒤에서 쏘거나 내리치는 식으로 사람을 죽이고 난후 장기를 다 빼가는 전문브로커들이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돈이 되는 장사이니 크게 관여를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화를 통해 장기매매를 문의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장기를 기증하면 돈을 주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이러한 전화가 종종 걸려  온다.”
 
따듯한 사람들

이 팀장에 따르면 매매의 목적으로 장기기증을 문의하는 사람도 있지만 봉사를 위해 생전 장기기증을 하는 사람이 현재까지 약 9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생전 장기기증은 보통결심이 아니면 못한다. 아프더라도 타인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수술을 한 이후 회복된 후에는 평소와 똑같다. 무엇보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예전에 허리가 안 좋은 분이 골수를 기증한 일이 있었다. 그 분은 수술이후 디스크가 생겼다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수술을 한 이후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생전 장기기증을 한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그들은 산도 함께 다니며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분들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와서 장기기증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젊은 부부가 자녀를 데리고 와 기증의사를 밝힌 것이다. 또 어떤 분은 장기기증을 하는 것을 좋아해 계속해서 하는 사람도 있다”며 순수한 장기기증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유명인의 장기기증
 
최근 방송과 언론 등을 통해 장기기증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들의 장기기증 소식들이 우리사회를 훈훈하게 해주고 있다. 지난 1994년 탤런트 故 석광열씨가 뇌사상태에서 전신 장기기증을 함으로써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한 올해 초 권투선수 故 최요삼 선수의 뇌사장기기증 소식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후 9월말까지 199명이 뇌사기증을 했다고 한다.

이 팀장은 “보통 연예인의 장기기증은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러한 선행을 보고 자신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신청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최강희씨가 골수이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을 신청해왔다. 최강희씨의 소식을 들은 개그맨 고혜성씨가 자신도 신장 기증을 하고 싶다고 왔었다. 정밀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나와 기증은 할 수 없었지만 지금까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명인 중에는 희망등록을 한 분들이 꽤 있다. 자살한 분들 중에도 장기기증 등록을 한 연예인이 있다. 故 정다빈씨와 故 여재구씨 등이 장기기증 등록을 한 분들이었다. 
그런데 자살을 한 분들은 장기기증이 불가능하다. 장기기증은 6시간이내에 이루어져야하는데 자살은 형사사건이라 부검을 해야 할 뿐더러 담당 검사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늦게 발견되는 경우 기증은 불가능하다. 故 안재환씨 유서에는 빨리 발견이 되면 장기기증이 되기를... 이라고 쓰여 있었다”며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다. 그러한 만큼 부디 자살을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뇌사자 장기기증 대책 시급
 
이 팀장은 “현재 매스컴을 통한 홍보로 장기기증 등록은 늘어나고 있지만 뇌사기증자는 부족한 상황이다. 병원에서 뇌사기증자 적출이 의무화되어있지 않다보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뇌사기증자는 병원 중환자실과 응급실에 있는 잠재뇌사자를 접촉해 실제기증으로까지 얼마나 빨리 연결하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증자 가족을 설득해 기증이 원활하도록 돕는 장기구득기관(opo 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2007년 뇌사기증자 수는 8000여명에 달한다. 미국은 현재 unos(미국국립장기이식센터), opo, 장기이식병원 등 3개의 주체가 협력해 뇌사기증자 증대에 힘쓰고 있는 것. 의료진은 뇌사기증자 적출보고가 의무화되어있으며 정부와 민간단체, 의료센터가 각각 분담해 뇌사기증관련 일을 수행한다.

이 팀장은 “미국의 opo는 중환자실 등에서 뇌사환자가 보고 되면 직원이 병원으로 출동해 환자 가족에게 뇌사장기기증을 권유하는 역할을 하며 유가족의 심리상담과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는 미국의 장점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 가족들에게 있어 뇌사자의 장기기증은 섬세하고 예민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기증자의 가족들에게 심리적, 정서적으로 위로를 주고 헌신할 수 있는 민간 독립장기구득기관이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와 의식의료기관, 민간단체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분담하는 시스템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해야한다. 장기이식의 관리감독은 정부에서, 의료적인부분은 의료기관에서, 잠재뇌사자의 가족을 설득하는 역할은 민간단체에서 맡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은 고귀한 나눔이다. 그러한 만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동참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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