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미국대선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고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을 전적으로 환영한다.
필자의 예상대로 미국대선이후 6자회담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느낌인데, 그 서막은 뉴욕에서의 북미양자 접촉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북한의 리근 미국국장이 뉴욕의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에 참석하기 위하여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성김 북핵특사와 회담을 한데 이어서 힐차관보와도 만찬을 겸한 자리에 성김 특사도 배석한 가운데서 연이어서 회담을 하였다.
그런데, 오바마 당선의 효과가 영향을 미쳐서 인지 몰라도 양측간의 거의 이견없이 특히 쟁점으로 부상되었던 시료채취에 전격적으로 합의한 것을 보면서 앞으로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상서로운 징조를 느꼈다.
또한 그동안 정체상태를 모면하지 못한 6자회담을 가능한 조속한 시일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등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물론 의장국인 중국의 최종결정이 있어야 하겠지만, 현재의 속도대로 진행이 된다면, 6자회담이 이 달중으로 열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북한으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비교적 북한에 대하여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오바마의 당선으로 인하여 적극적으로 내색은 안하고 있지만, 크게 기대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번의 예상밖의 리근 국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면서 이것은 필시 오바마를 다분히 의식한 행동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물론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오바마는 대선기간중에 김위원장과 1년내에 직접 만나겠다고 공언하였기 때문에 북한은 내심 이러한 오바마의 의중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사려된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바마와 직접 담판을 통하여 북핵포기를 전제로 한 체제안정을 보장하여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북한의 궁극적 목표인 북미수교가 단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북한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배경속에서 북한이 예전과 다르게 미국에 적극적인 제스츄어를 하고 있다고 필자는 판단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필자가 내심 걱정되는 것은 그동안 수차례 칼럼을 통하여 남북장관회담의 개최 필요성을 그렇게 강조하였건만, 정부에서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북한과 미국은 점점 친해질 가능성이 농후한데, 현재 남북은 관계가 좋아지기는 커녕 점점 경색국면으로 가고 있으니, 참으로 앞으로의 일이 걱정스럽다.
이렇게 가다가 우리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북미의 그늘에 가려서 소외되지나 않을까 심히 우려스러운데, 과연 이러한 상황을 정부는 어느 정도 심각하지 받아드리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당선된 이후 6자회담을 비롯한 북핵문제가 순탄하게 풀릴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을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열릴 6자회담에서 과연 어떤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는지 지켜 볼 것이다.
박관우 북핵칼럼니스트 /
pgu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