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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노래 듣고 감동해주는 버드나무의 넉넉함

큰 등치의 나무가 온몸으로 고개 숙이는 이유를 조금은 알겠다

문일석 시인 | 기사입력 2009/06/29 [18:58]
최근에 쓴 시입니다.

 
새들이 노래를 한다
 

한강 가래여울 생태공원에서는
버드나무 숲 속에서
동이 트기 전 이른 아침부터 한 밤중까지
새들이 노래를 한다.

꼬록꼬록 삐이삐이 끼일끼일
째악째악 뻐어꾹빼어꾹

새들은 이리저리로 빌빌 돌리지 않고
비비 꼬지도 않고
그냥 부르고 싶은 제 노래만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구절구절 부른다.

새들은 악보도 없이 나뭇가지 위에서
그저 그저 노래를 부르지만
새벽녘 수양버들 잎에 이슬이 젖어있듯
청순한 색깔되어 내 가슴을 적신다.

짙은 녹색 잎들의 사이사이에 앉아
있는 그대로
지휘자도 없이 부르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내가 바치는 나의 노래가
새들의 꾸밈없는 노래를 닮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양버들 늘어진 줄기가 미풍에도 흔들리고
큰 등치의 나무가
온몸으로 고개 숙이는 이유를 이제야 조금은 알겠다.

고운, 그 노래 듣고 감동해주는 수양버들의 넉넉함

새들은 새들끼리, 막힘없이, 물 흐르듯, 낮이고 밤이고
제 잘난 맛으로 제 노래를 부른다.

솔직히, 속에 있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이에게 조잘조잘 전하는 새들이 부럽다.(6/28/2009)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시인.

▲ 버드나무만 자라는, 한강  수석동 앞  무인도  ©브레이크뉴스
▲ 버드나무     ©브레이크뉴스
▲ 버드나무     ©브레이크뉴스
▲ 버드나무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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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6/29 [21:46] 수정 | 삭제
  • 이름 모를 새들이 아름답게 속삭이는 소리와 사진 첫 장의 멋진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언제나 이런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와 사진과 조우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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