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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군자’ 대나무 그림에 살아있는 생명의 리듬이...

이일구 대나무 그림展 ‘댓잎에 바람일어’...전통 동양화에 현대적 기법 가미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09/09/25 [18:24]
“그의 작품에서 대나무와 함께 불쑥 던져지는 돌덩이는 과거의 기기 절묘한 기암괴석이 아니라 세월과 풍파에 아무렇게나 마모되어 이름 붙일 수 없는 그런 돌들이다. 그 돌과 함께 척박한 땅에서 생명력을 발휘하는 대나무, 이는 고절한 선비의 기개가 아니라 이 시대 소시민의 삶의 표현이며 황량한 강가 혹은 급박한 경사면 언덕에 드리워진 대나무는 과거 선비들의 불굴의지의 상징이 아니라 각박하고 황폐한 현대사회 환경을 얘기하고 있다.”
-「묵죽(墨竹)의 전아(典雅) 質朴한 예술세계」중에서 -
 
지난 23일부터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에서는 대나무를 소재로 한 ‘이일구 대나무 그림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기존 동양화의 전통적인 기법에서 벗어나 한지에 천연 염색(혼합재료)을 적용해 색을 표현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예술인들은 물론 일반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새로운 기법으로 선보인 이번 전시회의 아이템은 ‘댓잎에 바람일어’이다. 그림의 주제에서 볼 수 있듯 담운(覃雲) 이일구(53)는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의 다양한 형상에 살아 움직이는 듯 한 생동감을 불어넣는데 주안점을 뒀다.

김대열 동국대 교수는 이일구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그의 작품이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것은 그가 전통기법에 대한 오랜 탐구와 연마로 얻어진 대담하고 거침없이 구사하는 화면 구성이다. 그가 숙련된 운필을 통해서 나타내는 때로는 농(濃)하고 때로는 담(淡)하기도 한 표현은 단순히 물상에 대한 외형의 표현이 아니라 거기에는 생명력이 부여되어, 살아있는 생명의 리듬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그가 구사하는 필묵과 색채의 ‘수의성’은 그가 추구하는 천연스럽고 청신한 문인화  전통 마감을 잘 드러내고 있는데 이와 같은 무의식적 혹은 수의성에 의하여 나타나는 화면의 저연스럽고 질박한 풍격은 작가의 세련된 필묵운용과 상호조화를 이루어 예술의 격조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나무가 사군자에 속하다보니 예술가들의 작품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대나무 그림을 기획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이일구는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대나무 그림이 아닌 전통적인 기법에 현대적인 기법을 가미해 또 다른 대나무 그림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일반 관람객들이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색감에 새로운 감흥을 받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대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지만, 이번처럼 현대적인 감각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기법으로 그림을 제작한 것은 처음이다”며 “기존의 작품들은 화선지에 먹으로 대나무 그림을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천연 염색을 통해서 색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이다”고 전시회의 의미를 전했다.
 
▲ '댓글에 바람일어'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  '댓글에 바람일어'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 '댓글에 바람일어'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  '댓글에 바람일어'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작품세계에 반영된 유년시절의 추억
 
그렇다면 작가 이일구가 유독 대나무 그림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일구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릴 적부터 마을 곳곳의 초가집 뒤뜰에 심어진 대나무 숲을 무척 좋아했다. 어느 시골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이지만, 대나무 숲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했고 휴식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공간(空間)이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대다수가 대나무 그림으로 유년시절 함께 성장하면서 보고 느꼈던 대나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회상(回想)하며, 이번 전시회의 아이템을 ‘댓잎에 바람일어’로 선보이고 있다.”

그는 “대나무는 군자에 속하다 보니, 외형적인 그림세계 보다는 내면적인 세계를 표출하는 작업이다”면서 “작품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신념이 대나무의 정신과도 맞아 떨어진다. 대나무는 굳은 절개의 상징이다. 꺾일망정 휘어지지 않는 대나무의 속성이 나의 정신세계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정법에서 벗어나 자유자제로 붓 가는대로 그리다 보니 때론 대나무가 기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때도 있다.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곧은 대나무와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때론 의아할 정도이다.”

이일구는 “우리의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동양화가 서양화에 밀려나고 있다. 아파트 생활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실내인테리어와 동양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전통만을 고집하다보면 현대인들의 관심에서 동양화가 점점 멀어질 것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작가들도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생활에 맞는 그림을 그려야지 생활에 (그림의) 활용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동양화 작가들의 책무라고 본다. 전통도 물론 중요하다. 전통을 너무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전통을 지키되 조금씩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지금은 동·서양화가 따로 구분이 없다. 재료자체도 예전 같으면 동양화하면 먹으로 서양화하면 유화로 그린다는 인식이 깊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경계가 사라졌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동양화도 변화에 편승해 계속해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다보면 세계 미술계에서 인정을 받을 날이 가까워 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룹전은 수없이 많이 했다. 이번처럼 대나무라는 한 주제만 가지고 개인전을 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대나무 외에도 동양화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하고 있다. 많은 것을 체험하다보니까 다양한 소재를 다루기보다는 한 가지 소재의 작품에 집중해서 대나무하면 ‘이일구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대나무 그림에서만은 최고가 되고 싶다.”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  전시: 9월 23일∼9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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