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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우 박사의 업적과 한글기계화 당면과제(2)

한글날 집현전 학술대회 주제 발표 논문

송현(시인. 본지 주필) | 기사입력 2009/10/21 [11:27]

 

▲ 송현(시인. 한글문화운장)    © 브레이크뉴스
2.한글기계화의 당면 과제 

1)표준 글자판 통일
김구 선생의 소원은 첫 번째도 통일이고 두 번째도 통일이고, 세 번째도 통일이라 했는데, 공병우 박사의 소원은 첫 번째도 글자판 통일이고, 두 번째도 글자판 통일이고, 세 번째도 글자판 통일이지 싶다. 그런데 “공병우식과 김동훈식의 단점만 모은 졸작”이라는 현행 표준자판은 한글 기계화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조선일보 신문 기사 참조) 

앞으로 과학적인 표준자판을 제정하려면 현행 표준자판을 과학기술처에서 실패한 4대 이유를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2)현행 비과학적인 표준자판이 실패한 3대 이유

(1)비전문가들이 만들었다.
한글 기계화의 표준자판은 발표되는 그날부터 전문가들과 언론기관의 빗발치는 반대에 부딪쳤지만 ,과학기술처는 행정력을 동원하여 저돌적으로 이를 강행하였다. 관공서에서 새로 구입하는 타자기는 모두 표준자판으로 한정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존 타자기는 하루 속이 모두 표준자판으로 개조하라고 공문을 내보내고, 타자수들의 자격 급수는 반드시 표준판으로 한정하고, 텔레타이프의 경우에는 3벌식을 무조건 불합격시킴으로써 표준판을 강력하게 관권으로 밀고 나갔다. 

그러나 타자계의 인사들과 단체, 한글기계화의 앞날을 걱정하는 여러 사람들은 표준판 재심을 요구하는 진정서, 건의서 등을 관계 기관에 꾸준히 보내었다. 그런데 이 중에서 특기할 만한 일은 세종대왕 기념사업회에서 국내 전문가들을 총동원하다시피 히서 1년이 넘도록 한글 타자기 글자판에 대해서 연구하여 마침내 기본 글자판을 3벌식으로 확정, 발표하였다. 이렇게 해서 민간에서 글자판 재심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1973년 8월 “불루스카이” 지에서는 표준판을 제정한 심의위원들을 배 부전기자 직접 만나서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를 토대로 당시 심의위원들의 표준판 제정 경위와 각자 견해를 분석해 본다.

비과학적 표준 자판 제정 당시 심의위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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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우(성균관 대학교 교수)
강 동환(성균관대학교 교수)
조 선휘(대한 기계공학회 이사)
오 현위(대한전자공학회 회장)
박 수명(대한 정밀 기계 센터 기술부장)
김 상봉(한국 종합 기술 개발공사 기술 고문)
남 준우(한국 과학 기술 연구소 책임 연구원)
현 경호(한국 과학 기술 연구소 책임 연구원)
윤 덕규(국립 공업 연구소 공작 과장)
최 징호(전기 통신 연구소 통신 기좌)
이 윤표(중앙일보사 공무부장)
안 인식(대한 공론사 기사)
유 병택(특허국 심사관)
강 명순(한국 기술사회 기술사)
주 보순(한국 기술사회 기술사)
이상 15명

위의 15명의 심사 위원 중에서 타자기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되었나? 주 멤버였던 김 상봉 교수의 말을 통해서 집접 알아보자.

“일단 통일을 하자는 목적으로 교수팀은 철야 심의를 거듭했다. 비록 타자에 조예가 깊은 학자는 이 창우 교수, 강 명순 교수 등 몇 분에 불과했으나,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41쪽)

김 상봉 교수의 말과 같이 타자기에 조예가 깊은 학자가 김 상봉 교수까지 합치면 겨우 세 사람이다. 이 세 사람도 타자기에 대해서 전문가가 아니라 겨우 조예가 깊은 정도라고 하니,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문교부나 한글학회, 상공부에서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표준 과업을 해도 쉽사리 해결이 디지 않은 중대 과업을 , 겨우 “조예가 깊은” 정도의 사람에게 그것도 겨우 3명이 주축이 되어 충분한 시간적 여유도 없이, 3개월 만에 날치기로 표준판을 엉터리로 만들고 말았으니, 졸작을 만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주 멤버 김 상봉 교수의 다음과 같은 발언은, 표준판이 세계 역사상 가장 졸작일 수 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을 잘 설명해 준다.

“3개월 만에 표준 자판을 만들라는 주무 담당관의 지시가 있었는데, 이는 애당초 무리였다. 타자기 연구란 일조일석에 완벽한 기계를 만든다는 자체가 우려마저 있어, 시간 연장을 건의한 적도 있었다. 끝내 강행했었는데, 서둔 것은 미스였다고 본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8쪽)

3개월 만에 표준판을 만든 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기 때문에, 심의 위원들이 주무 관계자들에게 시간 연장을 건의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글 기계화의 중요성을 모르는 주무 당국에서는 이를 묵살하고, 무리하게 강행했으니, 결국은 표준판을 졸속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고, 또 엉터리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표준판은 관계 공무원의 머리 속에 도사리고 있는 기일 내에 완성 시키겠다는 실적 위주의 고질적인 관료의식이 빚은 비극의 사생아라고 볼 수 있다.

심의위원 15명 중 사망한 1명(주 보순) 과 공직상 신분 때문에 취재를 하지 못한 3명을 제외하고, 취재한 11명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 상봉(심의위원. 현 고려대 교수)
“어쨌든 제정된 표준자판은 선진국보다 월등하게 만들어졌고, 타자기로서 ”기본적인 요소“는 갖추었다고 자부한다. 이제 새로운 안을 내지 말고 서로 합심하여 노력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타자기 연구란 일조일석에 완벽한 기계를 만드는 자체에 우려 마져 있어 도저히 과학적인 것을 제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연장해 달라고 건의까지 하고, 또 서둘러서 3개월 만에 한 것은 미스였다고 말한 김 상봉 교수가 “표준판이 선진국보다 월등하게 만들어졌다”는 말은 무슨 잠꼬대인지 알 수가 없다.

거기다가 타자기란 일조일석에 완벽한 기계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시인한 김 교수 자신이 어째서 애당초 무리였다고 스스로 인정하면서 졸속으로 만든 표준판을 그대로 쓰고 이제 새로운 안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아니, 자기 입으로 애당초 무리라고 까지 했던 표준자판은 그대로 써야 한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떤 심리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일까? 아직도 표준자판이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학자적 양심을 가졌거나 혹은 타자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제대로 아는 학자라면 “선진국보다 월등히 잘 만들었다”고 터무니없는 헛소리를 할 것이 아니라 “나는 전문가가 아니고, 조예가 깊은 정도의 사람이니 진짜 전문가들이 보았을 때 혹시 잘못이 있다면 고쳐서 더욱 완벽한 자판으로 개정하여야 한다”고 말했어야 할 것이다.

이 창우(심의위원. 현 성균관 대학 교수)
“3개월 간의 다목적 내지 다각도의 심의 끝에 교준자판은 만들어졌는데, 기계에서 오는 흠은 인정할지라도 , 글자판 그 자체는 아무 결함이 없다. 일부 단체에서 오타율이 심하다고 비판하는데, 이것은 사전에 인정했다. 기존 3벌식 타자기의 속도가 유일한 장점인 것으로 알지만 필요 이상의 속도 경쟁 주의는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뭏든 표준 자판이 확정된 이상 이대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8쪽)

이 분은 한글 타자기 표준 자판을 정하는데, “3개월 동안에 다각적으로 다목적의 심의를 하였다”고 말하는데, 같은 심의위원 중에 김 상봉 교수는 “3개월이란 기간이 애당초 무리였다”고하는데 반해 이분은 “다각적으로 심의했다”고 하는 것은 ,이분이 타자기에 대해 과연 조예가 있는 사람인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가 더욱 한심한 것은 일단 정해진 것이니까, 딴소리 하지 말고 그대로 쓰자는 식인데 과학은 나날이 새로운 것이 연구 개발되어 나오는데도 , 한번 정한 것이니까 , 모순이 있거나 말거나 그대로 쓰자고 하는 사람의 심리상태가 과연 정상인지, 김 교수 자신이 깊게 반성해 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요 이상의 속도 경쟁주의는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타자기가 무엇 하는 기계인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풀이할 수밖에 없다. 할 수만 있으면 1초라도 절약하고, 할 수만 있다면 1자라도 더 빨리 찍는 것이 과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유익한데도 불구하고, 필요 이상의 속도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무슨 잠꼬대인지 알 수가 없는 말이다.

강 명순(심의위원. 현 한양 공대 교수)
“그 당시 나는 기계 공학적인 측면에서 글자판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임했다. 나 이외에 김 상봉 교수와 심리학 전공자까지 참가, 어디까지나 기계적인 원칙에 입각하여 통일한 것이다. 현행 표준자판은 텔레타이프 등과 연동은 가능하며, 타자기의 3벌식이다 4벌식이다 하는 것은 관습상의 문제이지 과히 어려운 것은 없다. 이상 나는 기구학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으며, 제정 공포 직후 현행 표준 자판이 모순적이라는 말은 많은 공박을 받은 적이 있었으나, 이것은 사용자 즉 타자 학원 강사나 타자 피교육자들이 선택, 평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9쪽)

강 명순 교수 역시 주 멤버의 한 사람이었는데, 이분 역시 타자기가 무엇 하는 기계인지 모르는 것은 물론, 심지어 표준자판의 제정 목적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노출시키고 있다. 기계 공학적인 대원칙에 입각하여 자판을 통일하였다는 것은 타자기에 있어서 인간공학적인 면이 얼마나 더 중요한가를 모른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말이 된다.

그리고 또 표준 자판을 사용자가 선택하고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표준 자판의 제정 목적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말이다. 

표준자판은 일단 정하면 타자기를 쓰는 모든 사용자가 따라야 하는데, 사용자가 선택 평가하여 따른다는 말은 무슨 헛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아니, 표준판이 아니고는 타자 급수를 인정하여 주지 않는데도, 사용자인 타자수가 어찌 선택하며, 텔레타이프의 경우에는 표준식이 아니고는 전기 통신연구소에서 접수도 아니하는 데도, 사용자가 어찌 선택한다는 말인가! 아니, 표준판이 사용자가 검사 평가해서 선택할 성질의 것이라면 뭣 하러 표준판을 정한단 말인가!

최 징호(심사 위원. 현 전기 통신 연구소 기계계장)
“...그 당시 나는 본연구소 대표로 참가했으니, 타자기는 전문분야가 아니므로 실질적인 심의 연구에는 참가하지 못한 셈이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8쪽)

여기서 주목할 것은, 심의위원 자신의 입으로 “타자기 전문가가 아니다”이라고 인정한다는 점이다. 과학 기술처는 이날까지 전문가들이 표준판을 제정하여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정하였기 때문에 고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 기술처에서 전문가라고 하는 그 장본인 입으로 스스로 전문가가 아니라고 솔직하게 양심적으로 시인하는 것은 훌륭한 과학자적인 태도라고 말할 수 있다.

유 병택( 심의위원. 현 변리사)
“나는 타자기 전공은 아니다. 관공서를 출입하다 보니 관심을 갖게 되었고...항상 3벌식의 속도와 5벌식의 미적인 특장으로 말미암아 선택이 어려웠다. 그래서 69년도 과학기술처 제정 표준자판은 기본적인 타자기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정확한 데이터에 의하여 결정이 된 것이다. 이대로 시행하기 바란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9쪽)

이분도 전문가가 아니란 것을 솔직하게 말을 했다. 그런데, 이 분의 말에서 어처구니없는 것은 스스로 전문가가 아니라고 시인한 사람이 표준자판이 정확한 데이터에 의해서 결정이 되었는 아닌지 전문적인 문제를 어찌 아는가 하는 점이다. “반풍수 집안 망하게 한다”는 말이 있지만 , 어찌했건 이분도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은 정직하게 시인하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오 현휘(심의 위원. 현 성균관 대학 공대 교수)
“ 그 당시 의견이 있으면 말해 달라는 위촉이 있어 잠시 참가했는데, 이제는 기억이 없고, 타자기 전문이 아니라서 장단점을 논하기 어렵다. 그 당시 심의위원들을 각 분야에서 대거 참가하여 신중히 다룬 것으로 아는데, 만약 결함의 요소가 지적된다면,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한 번 다시 모여 종합적인 토론을 해볼 필요는 있다. 이상 개인적인 표현 밖에 할 수 없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9쪽)

이 분은 교수답게 솔직하게 자기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시인하고 있다. 그리고 이분은 “만약 결함의 요지가 지적이 되면,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과학을 과학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잘 말해주고 있다. 이분은 비록 공대 교수이지만 타자기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솔직하게 시인하는 점이 훌륭하다. 이런 분은 조금만 노력하면 앞으로 타자기에 대하여 훌륭한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윤 덕규(심의 위원. 현 국립 공업 연구소 기계부장)
“나는 그 당시 심의 위원회에 한 두번 참가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자상하게 모른다. 나는 타자기 전문가가 아니고, 기계학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타자기 글자판에 계속 몰두하지 않아, 개인적 의견을 충분히 말할 수 없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8쪽)

이 분은 심의위원회에 한 두 번 밖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과 타자기 전문가 아니라고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사실, 심의 위원회에 한 두번 나간 이런 분들은 단지 심의 위원으로 참석한 죄밖에 아무 것도 없다. 차라리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는 점은 우리는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공연히 잘 모르면서 엉뚱하게도 무책임한 헛소리를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는 사람보다도 이런 분들의 솔직한 태도는 과학자로서 존경할 만하다. 그런데 이분의 발언에서 놀라운 것은, 소위 말하는 심의 위원회에 왜 한 두 번 밖에 참가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심의 위원이 한 두 번 밖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은 , 몇몇 사람들이 우물쭈물 표준판을 만들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박 수명( 심의위원. 현 한국 정밀 기계센터 부소장)
“표준자판 심의 당시 나는 타자기 전문가가 아닌 정밀 기계 공학자로서 선정 참가하게 되었는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주관적인 견해를 표시할 수 없 없었으나....이제 나는 전공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타자기 글자판의 결함에 관해서 잘 모른다...”(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8쪽)

이 분의 대답도 훌륭하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시인하고 있다.
 
이 윤표( 심의위원. 현 중앙일보 공무부장)
“나는 활자 디자인 전공으로 그 당시 심의 위원에 위촉된 것으로 아는데, 타자기 연구는 전문이 아니다, 특히 항간에서 표준 자판의 비판은 나로선 어떤 주장이나 개입을 원치 않는다...제정된 표준자판은 우수하게 만들어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고, 현행 표준자판은 텔레타이프, 모노타이프 등과 연동은 장차 가능할 수 있다. 코스트가 비싸서 어려울 뿐이다.((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9쪽)

이 분도 전문가가 아니라고 솔직하게 시인하고 있다. 전문적인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도 “표준자판은 우수하게 만들어졌다느니 또는 연동이 가능하다느니 말하는 것은 실언이다.

남 준우(심의 위원. 국립 과학 기술연구소 연구실장)
“ 오래 전의 일이라 자세한 기억은 할 수 없으나, 그 당시 각층에서 나온 심의 위원들이 구성되어 표준자판을 제정한 것으로 안다. 현행 표준자판에 결함 여부는 지적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타자기에 관해 계속 연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없다. 또한 공식적으로 연구 제정한 것을 이제 와서 공직상의 신분으로 사견을 표시할 수 없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9쪽)

 

이 분은 공직상의 신분으로 개인 의견을 기자에게 말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만약 표준자판이 아무 결함도 없이 잘 되었다고 이분이 자신한다면 사견이라도 말할 수 있을 것인데, 공직상으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은 표준판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기가 공직에 있는 자로서 몸 걱정해서 곤란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안 인식(심의 위원. 한글 기계화 연구소 사무국장)
“국무 총리 훈령 81호로 표준자판이 시행되고 있는 작금에 글자판 일원화에 관한 운위는 하고 싶지 않다. 오늘날 기계 문명은 시시각각으로 고도화 내지 세분화 되어 가는데 수동식 타자기와 글자판 일부 모순점을 두고 왈가왈부한다는 것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의 소치라고 본다.” (불루 스카이 1973년 8월호. 39쪽)

이 분은 글자판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인지 운위하고 싶지 않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 그런데 “수동식 타자기의 글자판 일부 모순점을 왈가왈부 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의 소치”라고 근엄하게 나무라고 있지만, 이분 역시 한글 기계화의 기본이 손가락을 치는 글자판이라는 사실을 모를 뿐 아니라 수동식 타자기의 글자판을 정하는 태도는 기초적인 상식조차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책임한 말을 경솔하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분이 스스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각 심의위원들의 의견을 종합 분석해 보면 심의위원 15명 중에 사망 1명과 취재를 못한 3명을 제외한 11명을 토대로 분석하면, 타자기에 조예가 깊다는 사람이 3명으로 27.3%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정직하게 시인하는 사람이 6명으로 54.6%나 되고, 공직상 발표를 못한 사람 1명과 사망 1명을 합치면 2명으로 18.2%가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자신이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겨우 3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 3명도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이분들이 타자기에 대해서 전문가는커녕 제대로 아는 분이이라고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왜냐면 숫자를 하단에 배치하고, 한글 자모를 상단에 배치한 까닭에 쉬프트 사용 빈도가 잦아져 , 5벌식보다도 속도가 느린 엉터리 배열이 이를 충분히 입증해 준다. 그리고 4벌식과 2벌식을 두 가지를 표준판으로 발표한 사실 한 가지만 보아도 전문가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다못해 타자기 전문가가 단 한사람만 있었다면, 4벌식 자판의 자모 배열을 합리적으로 해서 3벌식과 5벌식의 중간에 해당하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숫자를 상단에 배열하고 한글 자모를 하단에 배열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과학적인 배열을 못하고 엉터리 배열로 국가와 민족을 해치는 비과학적인 표준판을 만들었다는 사실과 두 가지 서로 전혀 다른 자판을 표준판으로 정한 것과 같은 표준화에 위배되고 자판 혼란을 스스로 일으키는 저사사와 몰지각한 일은 아니하였을 것이다. 이는 마치 돌팔이 의사가 맹장염 수술을 한 것과 같이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이런 큰 일을 저지른 이분들이 제 2의 최만리라는 말을 듣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여 이를 시정하는데 앞장 서야 할 것이다.

공병우 박사는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그분들 중의 일부 사람들이 아직도 타자기의 자판이 얼마나 중요하고 표준판이 얼마나 엉터리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헛소리를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앞으로 자판 혼란이 더 심각해져서 대중이 그분들의 잘못에 대해서 분노를 금치 못하게 되어야만 다시 말하면 여론화되어야만 그분들이 망신을 더 당하고서야 비로소 잘못을 깨닫고 고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타자 교육가들이 4벌식 타자기의 해독이 마나 큰 것인가를 깨닫게 되어야만, 고치게 될 것이다....과학기술처가 스스로 망신을 사는 것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

심의위원이라는 사람들은 한글 기계화의 중대성을 깨닫고, 표준을 잘못 정한 자기들의 잘못 때문에 얼마나 엄청난 글자판 혼란과 국가적 손실을 가져왔고, 또 앞으로 가져올 것인가를 신중히 생각하고 또 반성하고,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자기 전공도 아니면서 경솔하게 표준자판을 엉터리로 만들므로 말미암아 한문자 기계들이 이 땅에 범람하게 되었고, 또 한글 전용을 후퇴하게 한 한심한 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참회하는 뜻에서, 하루 속히 혼란된 글자판을 통일하는데 직접 간접으로 힘을 쏟아서 글자판 통일이 하루 속히 되도록 노력하고, 이로써 궁지에 빠진 한글 기계화가 제대로 발전하고 한글 기계화가 제대로 발전하고 한글 기계화를 바탕으로 한글 전용이 이루어지도록 힘쓰기 바란다. 만일 그런 반성이 없이 과거와 같이 무책임한 헛소리를 하거나, 아니면 글자판 혼란을 방관하여 민족문화 발전에 계속 손실을 준마면 최 만리와 같이 장차 국민들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받게 될 날이 올 것이 분명하다. 대중은 현명하다는 것과 과학의 진리는 반드시 밝혀지고, 진리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엄숙한 역사의 법칙을 깨닫기 바란다.(송현 .한글기계화운동. 246. 1977년판)

(2)공청회 한번 열지 않았다
정식 공청회는 한 번도 열지 않고, 공청회를 한 것 같은 인상을 주기 위하여 1969년 6월 14일에 비밀리에 의견청취회를 고작 한 번 했다.

(3)졸속으로 만들었다.

과학기술처는 1969년 4월부터 6월 14일까지 불과 2개월 반 만에 비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충분한 연구나 실험도 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날치기로 표준자판을 만들었다. (참조 동아일보 신문 보도 자료)

(4)국무회의에 허위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비전문가들을 동원하여 날치기로 표준자판을 엉터리로 만들고는 합법적으로 만들었다는 구실을 갖추기 위하여 과학기술처는 공청회를 하지도 않고 마치 한 것처럼 하기 위하여 1969년 6월 14일 과학기술처 회의실에서 “의견청취회”를 했는데, 비공개리에 했다.(동아일보 신문 기사 참조) 

이날 비 공개 의견청취회에 나온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서 표준자판이 엉터리라고 지적하고, 심지어 공병우 박사는 표준판을 그대로 강행한다면 국민이 불행하여 질 것이라고 하면서 점수로 매기면 45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평가하였다. 그런데 과학기술처는 의견 청취회의 회의록을 작성하는데 전문가들이 지적한 중요한 말의 대부분은 고의로 빼고, 결국은 허위보고서를 만들어서 국무회의에 제출하였다.(주: 그 뒤에 이것이 탄로 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당시 주무 담당관은 황모씨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청와대에서 확인함)

과학기술처 김 기형 장관 이름으로 1969년 6월 26일자로 국무 회의에 제출한 “한글 기계화 표준 자판(안) 확정”(의안 번호 제 609호) 보고서와 그 당시 각 언론기관의 보도 중에서 동아일보 1969. 6.17일자 기사 “졸속. 한글 타자기 일원화”란 기사를 비교하여서, 과학기술처가 표준자판을 엉터리로 만든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전문가의 발언 중에서 어떤 부분을 얼마나 빼버리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밝히고 비교해 보기로 한다.

이날 의견청취회에는 과학기술처에서 총 23명을 초대했는데, 참석자는 20명이었다. 학계에서는 주 요한, 최 현배, 한 갑수, 오 현위, 염 영하, 이 졔현(불참) 정 인섭(불참),고안자로서 공 병우, 김 동훈, 이 규홍, 장 봉선, 송 계범, 이 범항, 최 현규, 타자교육계에서는 이 수창, 우 영일, 전문위원으로 강 명순, 주 보순, 김 상봉(불참) 유 병택, 장 동환, 이 창우, 이 혜경 등 20명이 참석했다.

과학기술처 민 실장의 사회로 회의가 시작되어, 과학기술처 연구조정관 황 해룡님이 차트에 의하여 약 40분 동안 표준자판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설명이 끝나자 이 범항, 최 현규, 주요 한, 송 계범, 최 현배, 장 봉선, 공 병우 순으로 표준판에 대한 결함을 지적하였는데, 그 내용이 과학기술처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이 범항 발언

1)“.”와 “,”는 숫자와의 관련이 많고, 문장과는 별 관계가 없으니 숫자가 위치하는 단에 같이 배열함이 좋겠으며, 동키의 위치에 두는 것이 좋겠다.
2)서열에 따라 빈도율 순으로 배열함이 좋을 것이다.
3)왼손 부하율이 많다.

최 현규 발언
1)작동 시간을 분당 600타 기분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2)변조 가능성은 우리말로 고쳐 씀으로써 해결함이 좋겠다.
3)오타 실험표의 설명을 상세하게 하여 주시오.
4)쌍 자음 쌍 받침을 수용하지 않으면 좋겠다.

주 요한 발언
1)자음 ㄴ과 을 서로 바꾸면 어떤가?
2)인쇄 전신기에서 2벌 5단위는 모아쓰지 못하니, 꼭 인쇄 전신기는 2벌로 규정지어 놓으면 곤란하겠다.
3)선진후타 실험을 좀 더 했으면 좋겠다.
4)현실을 고려하여 공병우식을 채택하면 좋겠다.

송 계범 발언
1)모음 쪽 배열은 좋으나, 자음 쪽에서 ㄴ과 y을 바꾸고, 쌍자음을 없애고. ㄱ을 3단에서 2단으로 배치함이 좋겠다.

최 현배 발언
1)오타율 표에서 3,4,5벌수에 대한 것을 한 표에 직접 비교한 것은 옳지 않다.
2)타자기 속도가 위주이지, 기계 공학적 실용성을 영문 타자기를 기준하여 개조한 것이 실용적이 아니다 라는 것은 곤란하지 않은가?
3)글자의 균형을 네모꼴에 기준을 두었는데, 자형 연구로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

장 봉선 발언
1)표준 자판안 4벌식에서 2벌식으로 전활 할 때, 26자소 중 14자는 틀리는 것이 아닌가?
2)이왕 모음을 수용할 바에는 자음을 한 벌 수용하는 편이 좋지 않겠는가?
3)앞으로 2벌식 타자기 개발이 가능하며 인쇄 전신기도 중점을 두어 자판을 생각하면 좋겠다.

공 병우 발언
1)쉬프트가 10% 이상이므로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것보다 느리고 배우기 어려우니 3벌식으로 확정해 주기 바란다.
2)속도를 어떻게 비교했는가?
3)더 광범위하게 전문가의 의견을 들는 것이 좋겠다.

위와 같이 과학기술처의 보고서에 기록되어 있는데, 1969년 6월 17일자 동아일보에는 “졸속. 한글 타자기 일원화”란 제목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최 현규(타자기 연구가)
“한글 타자기에 따르는 벌수 시비는 능률주의로 하느냐 미관주의로 하느냐에 귀결된다. 한글은 두벌식 기계화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쉽게 배우고 빠르게 칠 수 있는 능률주의에 치중하고, 그 단점인 글자 모양은 기계개량으로 커버하는 것이 바르다. 과학기술처에서 3벌식과 5벌식의 중간의 4벌식을 선택하였는데, 이것은 어느 쪽의 특징도 살리지 못해 장적이 하나도 없다.”

주 요한(한글 타자협회 이사장)
“ 한글기계화 문제는 텔레타이프, 자동식자기 등과의 연관을 고려, 결정해야 한다.”

송 계범(타자기 연구가)
“연타는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표준판 안의 자판 배열은 세부적인 면에서 일부 바꾸었으면 좋겠다.”

최 현배( 한글학회 이사장)
“ 이번 안은 인자 원칙으로 실용성, 병용성, 효율성, 학습성, 균현성 등 다섯을 들고 있는데, 그들의 중요도의 비중을 고려해 봤는가. 영문 타자기를 고치는 것으로 실용성의 기준을 삼은 모양인데, 기계화의 생명은 빠른데 있으므로 차라리 실용성은 속도로 따지는 것이 바르다. 한편 균형성에서 글자가 네모 안에 꼭 같이 들어맞아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요건은 아니다. 한문 혼용 내려쓰기에서 한글전용 세로쓰기(특히 기계화)에서는 새로운 자체를 고안해야 될 것으로 안다.”

장 봉선( 장타이트사)
“ 새 안은 비능률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45점이다. 타자기를 연구하고 만들어 본 경험 있는 이는 이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방식이 보급된다면 국민은 불행할 것이다.”

공 병우(공 타자기 회사)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것보다 더욱 느리고 더욱 배우기 어려운 4벌식을 쓰자니 말이 되는가? 무엇보다 3벌식이 갖는 능률성은 인정해야 한다. 2벌로 발전해야 할 현 단계에서 이미 보급된 3벌식에서 4벌식으로 후퇴하는 것은 잘못이다. 민족 문화백년 대계와 관련되는 이 중대한 과업은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관심 있는 이들의 의견을 들은 뒤에 결정해야 한다.

표준판에 대해서 장점을 지적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모두가 표준판이 비과학적이라고 단점만 지적하였다. 그런데 과학기술처의 보고서와 동아일보에서 보도한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당일 전문가들이 발언한 내용 중에서 중요한 부분이 과학기술처 보고서에는 거의 기록되어 있지 않다.

과학기술처는 전문가들의 그 고귀한 발언들 무슨 저의에서 기록을 하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왜 과학기술처는 전문가들이 신랄하게 비판한 내용을 보고서에 기록하지 않고, 또 전문가들이 지적한 여러 가지 의견을 한 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문제는 바로 이 점에 있다.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이 중대한 과학을 다루는 의견 청취회에서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발언 내용을 사실대로 기록하지 않고, 또 지적한 여러 가지 결함을 단 한 가지도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과학 기술처가 비전문가들을 동원하여 2개월 반 만에 날치기로 만든 표준판을 합법적으로 정했다는 구실로 삼기 위해서 형식적인 의견 청취회를 열었다다는 것을 입증하는 점이다.

표준판이 엉터리인 줄 알고도 고쳐서는 안 될, 혹은 오치기 난처한 무슨 흑막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지만, 결과적으로 한 가지도 고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의견청취회에서 전문가들이 지적한 표준판의 결함들을 제대로 고치만 했더라도 4벌식 자판의 제 기능을 나타낼 수 있었으므로, 그러했다면 과학기술처가 오늘날처럼 망신을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정부 기관만이라도 글자판 통일이 되었을지도 모르고 심지어 통신의 주무관청인 체신부에서 조차도 두 가지 텔레타이프를 쓰는 이런 한심한 꼴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텔레타이프의 경우 미국, 독일, 이태리,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생산하여 값싸게 팔고 있는 제품에는 적용이 되지 않고 오직 일본의 오끼 덴끼 회사 제품에만 적용되는 비과학적이고 비 자동식인 자판을 무슨 까닭으로 선택하였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기계의 수명도 짧고 값도 3배 정도나 비싸고 고장이 많고, 기계 구조도 복잡하고,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고, 다른 나라에서는 쓰지도 않는 비과학적인 일본 오끼덴끼 제품에만 적용되는 글자판을 선택한 이유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처가 한글 기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또 표준 자판이 한글 기계화의 근본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한번 글자판을 잘못 정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나고, 또 이를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전문가들의 애국적인 발언을 무시하고, 이런 실패작을 경솔하게 발표하여 오늘날과 같이 한글 기계화의 대과업을 엉망으로 만들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다. 

특히 타자기 연구가 장 봉선씨는 이미 의견 청취회에서 표준판은 45점 밖에 안 된다고 낙제점을 주었다. 표준판이 나온 지 8년이 지난 오늘날 , 그 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비교 연구한 결과는 장씨의 채점과 거의 일치한다. 당시에 이미 실용화되고 있던 100점 짜리 3벌식을 무시하고 굳이 45점짜리 4벌식 자판을 선택하였다는 것은 심의위원들이 무지하여 그런 선택을 하였는지, 그런 엉터리 자판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무슨 흑막이라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국민들이 가지게 해서는 안 된다.(내책. 한글기계화운동 1977년판 인물연구소. 253쪽)

3)남북통일 자판이 갖추어야 할 15가지 조건
남북통일 글자판을 비롯한 일련의 한글 기계화 문제를 논의할 때가 멀지 않았다고 본다. 남북한의 관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글 기계화 문제를 논의할 때는 장님 코끼리 더듬는 식으로 어느 한 부분만 보고 잘못해서 망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총체적으로 한글 기계화를 보고, 통합적인 견해에서 논의 되어야 한다.(내책, 1984년, 한글기계화개론, 청산출판사) 

(1)글자판이 통일되어야 한다.
글자판 통일은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수직기계들 간의 통일이고, 다른 하나는 수평기계들 간의 통일이다. 수직기계들 간의 통일이란 타자기를 기본으로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상위 기계들 간의 통일을 말하고, 수평기계들 간의 통일이란 타자기는 타자기끼리 컴퓨터는 컴퓨터끼리의 글자판 통일을 말한다. 그리고 통일도 무조건 통일만 하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과학적인 통일이어야 한다. 현재 남한 정부에서 타자기와 컴퓨터의 글자판이 다르고 치는 방식도 다르게 한 것은 통일이 아니다.

글자판을 과학적으로 통일해야 하는 것은 한글 기계화 기본조건 중에서 제 1조에 해당한다. 한글기계화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지금까지 문교부, 상공부, 한글학회, 과학기술처 등에서 글자판 통일을 시도했지만 한결같이 실패를 하고 말았다.(내글, 1986년, 선진조국창조에 역행하는 한글기계화정책, 유인물, 1988년, 군사문화에 짓밟힌 한글기계화, 샘이깊은물 12월호)

(2)타자기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한글기계화에서 기본은 타자기이다. 타자기를 기본으로 해서 그 위에 상위 기종의 기계들이 발전되어 나가야 한다. 앞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초등학교 교육이 기본이 되어, 이를 바탕으로 해서 중학교 교육, 고등학교 교육, 대학교 교육이 축적 발전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때 배운 구구셈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배울 수학의 기초가 되고, 초등학교 때 배운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 '달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의 국어 교육의 기초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 대학이 아무리 늘어나고 또 대학에 가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져도 초등학교가 줄어지거나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가 아무리 대중화되고 널리 보급된다고 해도 타자기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타자기는 컴퓨터 입력의 기본 기능으로 필수적으로 따라다니게 된다. 초등학교 교육을 엉망으로 해놓고 중, 고등학교나 대학교육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교육을 올바로 하자면 초등학교 교육부터 제대로 해야 순서가 맞다.

(3)입력 속도가 빨라야 한다
정보사회에서 정보경쟁사회로, 정보경쟁사회에서 정보전쟁사회로 진입함에 따라서 스피드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질 것이다. 스피드에는 입력 스피드와 출력 스피드로 양분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입력 스피드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가령, 동아일보가 창간할 무렵의 기자가 원고지에 기사를 쓰던 속도와 오늘날 동아일보 기자가 원고지에 기사를 쓰는 속도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창간할 무렵의 윤전기 속도와 오늘날 윤전기 속도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이처럼 입력 쪽에는 한계가 있는데 반해서 출력 쪽은 가공할 속도로 발전되었다. 앞으로 더 빠른 윤전기가 개발되어 나오면, 그 윤전기를 구입하면 된다. 다른 신문사에서도 그것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된다. 윤전기는 우리나라에서 연구개발하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연구개발한 것이 좋으면 그것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된다. 

똑같은 윤전기를 사용하는 두 신문사 중에 한쪽은 기사를 손으로 쓰고, 다른 쪽은 컴퓨터로 친다면 윤전기의 속도는 같지만 입력의 속도는 달라진다. 또 두 신문사가 컴퓨터를 치는데 한쪽은 글자판이 과학적이고 다른 쪽은 글자판이 비과학적이라면 과학적인 글자판을 치는 신문사가 입력에서 앞서게 된다. 

미국이 그동안 110년 동안이나 써오던 종래의 표준글자판을 버리고, 드보락 박사가 만든 드보락식 글자판을 1984년에 새로운 표준판으로 채택한 것은 미국이 얼마나 입력속도를 중요시하는 무서운 나라인가를 알게 해 준다. 종래의 표준자판과 새로 표준판으로 정한 드보락식 자판의 입렵 속도 차이는 약 30%가 된다. 이309의 입력속도의 빠른 것을 취하기 위하여 무려 110년 이상이나 써 왔고, 지금까지 수천만 명의 타자수와 수천만의 각종 타자기 컴퓨터가 개발되어 실용화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입력속도가 빠른 것을 표준으로 채택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결단은 앞으로 경쟁은 출력 경쟁이 아니라, 입력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을 내다보고 내린 현명한 용단이라고 본다. 그러나 미국이 아무리 이러한 결단을 내려도 우리가 조금도 걱정할 것이 없는 까닭은 우리는 로마자보다 더 과학적인 한글을 가지고 있고 또 한글의 과학성을 최대한 살리는 세벌식 글자판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이다.

(4)손가락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글자판이어야 한다.
손가락의 기능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이 한정된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글기계화글자판을 정할 때 한글 자모의 빈도 조사를 정학하게 한 뒤에 이를 토대로 기능이 우수한 손가락에는 작업량을 맓이 배분하고 기능이 약한 손가락에는 작업량을 적게 배분하유 한다. 드보락글자판이 지금가지 나온 글자판 중에서는 가장 과학적인 글자판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도 드보락 글자판과 같거나 혹은 드보락 글자판보다 우수한 글자판을 남북 통일자판으로 정해야 한다. 현재 개발되어 실용화 되고 있는 글자판 중에서는 공병우식 글자판이 가장 우수하다. 이를 좀 더 개량하면 드보락 글자판과 같거나 더 우수할 것이다. 앞으로 언젠가는 세계 타자 경기대화가 열릴 것이다. 글자가 과학적인 세벌식 한글 타자기를 가지고 나가면 금메달을 휩쓸 것을 상상하면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내 책, 1984년, 한글기계화개론 61쪽, 청산출판사)

(5)배우기 쉬고 치기 편해야 한다.
한글 기계뿐 아니라 모든 문명의 이기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배우기 쉬워야 하고 또 배운 뒤에 치기가 편해야 한다. 그런데 쉽게 배우는 문제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매일 치기에 편리해유 함을 소홀히 하는 수가 있다. 사실 배우는 것 못지 않게 매일 치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매일 치논 쪽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다. 왜냐면 배우는 데 드는 시간보다 배우고 난 뒤에 일생동안 매일 사용하는데 드는 시간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타자기 예를 든다면 타자를 배우는 데 약 10시간 정도가 필요하다면, 배운 뒤에 사용하는 시간은 수천수만이다. 그래서 배우는 데 한 두 시간 빨리 배운 대신에 배운 뒤 매일 사용하는데 큰 불편이 따른다면, 이는 배울 때 절약한 시간상의 이점이 쓰는데서 오는 불편함에 눌려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벌식 타자기는 자판이 간단해서 배우기 쉽고 치기에도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몰라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알기 쉬운 예를 하나 들겠다. 로마자 타자기 중에는 글자판외우기 쉽게 하느라고 알파벳 순서로 배열한 글자판의 타자기가 있었다. 이 타자기는 글자판을 따로 외고 말고 할 것이 없다. a옆에 b가 있고, 그 옆에 c가 있으니까 얼마나 쉬운가! 이 이상 더 쉬울 수가 없을 정도로 쉬운 것이다. 그런데 글자판을 외는 데는 분명히 쉬운데, 손가락 기능과 자모 사용빈도가 맞기 않아서 치는데 너무 불편하기 때문에 이 타자기가 보급되지 않았다. 한글도 글자판 외는 것만 생각하면, ㄱ ㄴ ㄷ ㄹ 순서로 글자판을 배열하면 더 이상 쉬울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타자기는 치는데 불편하고 기계공학적으로나 인간 공학적으로 여러 가지 결함이 많기 때문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위의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배우기 쉽다는 것과 치기 쉽다는 것과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판이 간단한 그 한 가지 이유로 쉽게 배워서 편리하게 치는 것이 아니다.

(6)자모 벌수가 한글의 구성 원리와 일치해야 한다.
한글의 특성인 모아쓰기 때문에 글자판에서 기본 자모를 몇 벌로 하느냐에 따라서 고성능 한글 기계화로 발전시킬 수도 있고, 저성능 한글 기계화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 로마자 기계화에서는 자모 벌수가 문제되지 않지만, 한글 기계화에서는 자모 벌수가 한글 기계화의 생명을 죄우 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더러, 한글은 자음 한 벌과 모음 한 벌로 된 두벌식으로 하면 가장 간단하고 또 이상적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과 받침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특히 자음과 받침은 전혀 다른 성질의 글자이다. 문법적 기능과 조형적특성이 서로 다르다. 그런데 두벌식으로 하면 자음으로 받침까지 겸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한글의 구성원리는 초성, 중성, 종성으로 된 세벌식이다. 이 한글 구성원리에 맞는 것은 자음 한 벌, 모음 한 벌, 받침 한 벌로 된 공병우식 세벌식이다. 세벌식으로 해야 한글 기계화를 고성능으로 발전시킬 수가 있다. 그리고 글자꼴에서도 세벌식으로 해야 수많은 글자꼴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고, 또 다양한 글자꼴의 개발이 쉬워진다.

(7)자모의 배열을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
글자판의 양손 부담 구분선을 중심으로 해서 자음을 오른쪽에 놓느냐, 왼쪽에 놓느냐에 따라서 양손 부담이 달라진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자음을 오른쪽에 놓고 모음을 왼쪽에 두는 공병우식 자모배치법과, 자음을 왼쪽에 놓고 모음을 오른쪽에 두는 과학기술처식 자모 배치법이 있다. 이 두 가지 중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공병우셔 자모 배치법이 이상적이다. 그 까닭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과 받침의 빈도율을 보면 자음이 약40% 모음이 약40%그리고 받침이 약 20%가 된다. 두벌식으로 한다면, 자음과 받침을 왼손이 부담해야 하니 약 60%가 되고, 오른손이 모음을 부담하니 40%가 된다. 이는 왼손 부담이 20%나 많다. 만약 이를 반대로 하면 오른손 부담이 60%가 되고 왼손 부담이 40%가 되어 더 이상적이다. 특히 수동식타자기의 경우 공병우 박사가 초기에는 자음을 왼쪽에 배치하였는데,, 활자 충돌과 활자 연마 등 기계 상의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여 실패하였다고 한다. 과학은 선행 연구의 결과를 참고하고 또 이를 잘 활용하여야 한 걸음 한걸음 발전할 것이다.

(8)손가락 부담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타자 글쇠를 치는 손가락은 모두 여덟 개이다. 이 여덟 개의 손가락은 저마다 그 길이와 굵기와 힘의 세기가 달라서 자모 배치를 할 때, 이를 감안해유 한다. 다시 말하면 기능이 높은 손가락에는 자모의 부담을 많게 하고 기능이 낮은 손가락에는 자모의 부담을 적게 하는 것이 인간 공학적으로 합리적이 된다. 

(9)모아쓰기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한글의 구조적 특성은 모아쓰기다. 이 모아쓰기의 특성은 초성과 중성과 종성이 명확히 구분되어서 독특한 음가와, 독틈한 인자 방식과 합리적인 인자 위치를 지니고 있는 점이다. 그런데도 어떤 분들은 모아쓰기를 한글의 단점으로 여기고 있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모아쓰기를 장점으로 알고 있다. 나는 모아쓰기를 한글의 큰 장점의 하나라고 본다. 한글을 모아쓰기 때문에 한글의 과학성이 살아나고, 기계화뿐 아리 음성학적으로 문법적으로 우수하다고 본다. 모아쓰기를 잘하면 한없는 축복이 되고, 모아쓰기를 잘못하면 고통의 멍에가 된다. 여기가 바로 한글 기계화의 사활이 걸린 분기점이라고 본다. 이 분기점에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갈팡질팡하였고, 앞으로도 한 동안 갈팡잘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글은 모아써야 소리글자의 장점과 뜻글자의 장점을 두루 살릴 수 있으며, 가독성과 판독성이 높은 글자꼴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

(10)한글 맞춤법을 지켜야 한다.
국민이면 누구나 그 나라의 국법을 지켜야 하듯, 글자 생활의 규범이 되는 맞춤법도 누구나 지켜야 한다. 일반 글자 생활은 물론이고 글자 기계화에서도 이 규범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한글 맞춤법을 무시한 기계화는 용납할 수 없다. 가령, 기계화 때문에 맞춤법을 고친다거나 예외 규정을 두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래서 한글기계화는 반드시 한글 맞춤법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최현배 박사의 주장처럼 한글을 풀어쓰자면서 소릿값 없는 ㅇ을 없애자는 식의 주장은 언어도단이다.

(11)구조가 통일되어야 한다.
구조의 종류는 글자구조, 소리구조, 관념구조, 적는 구조, 시각구조, 인자구조, 기계구조 등 일 곱개로 나눈다. 이 일곱 개의 구조가 하나의 통일된 원리에 의해서 일원화되어 한다. 위에서 말한 일곱 가지 주고는 초성과 중성과 종성으로 된 세벌식 구조이다. 그래서 세벌식은 이 구조의 통일이 모두 이루어진다. 그러나 두벌식에서는 기계구조에서 어긋나게 된다.

(12)기계공학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쓰고 있는 일반적인 글자 생산기계들의 메커니즘은 수 백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 노력을 거쳐서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한글 기계화도 기계공학적으로 보아서 일반적인 메커니즘에 크게 위배되거나 무리한 장치를 한다거나 엉뚱한 기구를 부착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가령 두벌식 수동타자기의 경우처럼, 받침을 칠 때 일일이 받침키를 누른다거나 무리하게 세그먼트가 덜컹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리고 컴퓨터라면 굳이 코드 변환을 하지 않아도 될 경우에 코드변환을 해야 하는 두벌식 방식은 비합리적인 방식이다.

(13)한영 겸용 기계가 개발되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도 로마자를 가르쳐야 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로마자의 사용이 늘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추세로 보아서는 원하건 원하지 아니하건 간에 로마자의 사용이 점점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그러면 문자 생활을 온전히 하려면 한글 기계와 로마자 기계가 다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한 대의 타자기로 한글과 영문을 같이 칠 수 있는 한영 겸용 기계가 개발되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로마자와 가나를 겸용으로 치는 타자기를 오래 전에 일본의 공업규격으로 정하여서 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글과 영문을 겸해서 쓸 수 있는 기계를 표준화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여 둘 것은 한영 겸용기계는 과학적인 공병우식만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글과 영문을 겸해서 쓸 수 있는 2단 한영타자기, 한글과 영문대소문자를 완벽하게 칠 수 있는 3단 한영타자기가 이미 오래전에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으며, 교포사회에 수출까지 되어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14)과학적인 글자꼴이 생산될 수 있어야 한다.
글자꼴을 논할 때 두 가지로 나누어야 한다. 하나는 미적 가치이고 다른 하나는 실용가치이다. 글자기계화를 통해서 다량생산 되는 글자는 본문 글자꼴이다. 이 본문 글자는 누구나 매일 쓰는 글자이기 때문에 미적가치보다 실용가치가 더 높아야 한다. 글자에서 실용가치란 첫째 글자의 제일의적요소인 의미전달을 빨리 하기 위해서 판독성과 가독성이 높아야 한다. 둘째는 글자를 대륭생산 하기 위해서 글자 생산 비용이 낮아야 한다. 셋째는 각종 글자 생산기계에서 찍혀 나오는 글자꼴 간에 유기적인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는 종래의 글자꼴과 크게 달라서는 아니 되며, 다섯째는 누구나 손으로 쓰는데도 불편하지 않아야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골고루 충총 되어야 과학적인 글자꼴이라 할 수 있다.(내책, 1986년, 한글자형학, 디자인사)

(15)남북통일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북통일은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이다. 이 지상과제가 눈앞에 다가온 이 마당에 한글기계화는 반드시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한과 북한 뿐 아니라 연변, 사할린,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동포들이 누구나 다 쓸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한글 기계화의 글자판 통일, 코드의 옹 등은 우리 세대는 물론 우리 후손들이 앞으로 영원히 사용해야할 중대한 과제이기 때문에 이념이나 당파나 어느 한쪽의 이익 등을 초월하여 순수 과학으로 다루어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위에서 열거한 15가지 조건들은 어느 한 가지도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 조건들이다. 위의 기본조건들을 전적으로 충족시킬 수는 없다고 해도, 그 비중에 따라서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4. 맺는 말

지금까지 한글 기화 정책은 주로 군사문화에 짓밟혀서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정부 당국의 기대하지 말고 민간에서 한글기계화 문제를 강력하게 들고 나와서 하루 빨리 남북통일 글자판을 정하고 그에 따르는 각종 문제들을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 할 수 있도록 힘 써야 한다. 

한글기계화 글자판 문제는 과학의 문제이다. 반드시 글자판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남한의 관계전문가들 간에도 통일된 안을 만들어서 이를 토대로 해서 남북이 의논할 때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 

끝으로 한 가지 덧붙여 둘 것은 그동안 관계당국의 실무자들이나 관계자들이 소영웅의 내지는 공명심에 사로잡혀서 기존 연구가들의 업적 무시하는 우를 범하였다. 과학은 기존 업적을 바탕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 나가는 것이 보편적 발전과정이다. 이런 의미에서, 어느 순진한 사람이 기상천외한 것을 자기가 만들겠다는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혀서 한글기계화를 또 다시 망치게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과학의 진리는 반드시 밝혀지고, 잘못이 밝혀지면 관계자들은 영원히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www.songhyuy.com)

{참고 문헌}
한글기계화개론. 1982.청산출판사. 송 현
한글기계화 운동. 인물연구소 1984. 송 현
한글을 기계로 옳게 쓰기. 대원사. 1989년. 송 현
한글자형학. 디자인하우스. 1985년 송 현
우리시대의 시민정신. 지식산업사. 1986년. 송 현
과학기술처 대외비 보고서. 과학기술처 1969년
불루 스카이 잡지 1973. 8월호
동아일보 기사 1969년 6월 17
조선일보 기사 1977. 9. 23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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