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알몸 연극’ 논란 "예술인가, 외설인가?"

최정호 기자 | 기사입력 2010/02/01 [13:10]
연극 무대에 감시카메라가 등장했다. 무대 위로 난입하는 관객들을 막기 위한 보호막도 설치됐다. 몰래카메라 촬영 감지하는 장치도 설치됐다. 그동안의 연극계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이는 최근 배우들의 알몸 노출로 인해 화제가 되고 있는 연극 ‘교수와 여제자’ 시즌 2의 부산 공연 현장의 모습이다.  

얼마 전 한 노신사가 연극 공연 중 무대 위로 난입해 여배우의 몸을 만지려고 했던 것에서 비롯돼 마련한 장치다. 또한 늘어나는 몰래카메라로 인한 연극 공연의 인터넷 유포를 막기 위한 제작사의 방어막이다. 우리나라 연극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 가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노출 연극에 관객의 난입을 막고, 몰래카메라를 막기 위해 필사적인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없을 것이다. 노출 연극 주연 배우와 거액의 하룻밤을 요구하는 관객이 있는 나라는 드물다. 그 중에 우리나라도 포함된다는 현실은 참으로 애석하다.지난해 9월 ‘논쟁’이라는 연극이 막을 내렸다. 매회 매진을 기록하다 못해 보조석까지 매진되는 사례가 벌어졌었다. 이 작품은 알몸 연극으로 화제가 됐었다.  

연출자는 “연극적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남녀 주인공의 몸을 가려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면서 “처음 만나 사랑을 느끼는 순수한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알몸 노출은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밝혔었다.  

최근 시즌 2 공연을 하고 있는 ‘교수와 여제자’는 알몸 노출과 성행위 묘사 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등 ‘알몸연극’은 우리나라 연극 무대에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연극, 가난을 견디지 못해 성 상품으로 팔리나 

우리나라 연극계의 현실은 참으로 암담하다. 예전부터 꾸준히 문제로 제기됐기 때문에 이를 논하는 것도 새삼스럽다.

우리나라에서 연극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해외 수입 연극, 그리고 톱스타를 대거 등장시키는 뮤지컬이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교수와 여제자’는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수익을 올려 사회 환원까지 하고 있다. 

또한 이 연극을 여러 번 관람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화제다. 물론 이 연극을 여러 번 보는 것은 과거 미국의 ‘록키 호러 픽쳐쇼’를 여러 번 보는 경우와는 다르다.

‘교수와 여제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연배우들의 알몸 노출과 성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한 40대 남성의 고개 숙인 성을 이야기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많은 연극 전문가들에게 성 상품화로 질타를 받고 있다.  

최근 연극계에 배우들의 알몸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연극계가 성상품화로 가고 있어서 문제라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제작사측은 “연극을 보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이 연극의 콘셉트는 연극을 처음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에게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예술성을 배제해 쉽게 만든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극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연령 때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 성에 관한 이야기를 택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사의 이 같은 설명은 제작사의 특이한 이력때문에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개그맨 겸 뮤지컬 연출가 백재현이 연출한 ‘오! 제발’은 교수와 여제자의 제작사 ‘예술집단 참’의 창립 작품으로 5일 만에 공연이 중단됐다. 공연을 본 관객들이 연극의 완성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무엇보다도 기대치보다 노출 수의가 적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제작사는 사과하고 예매분에 대해 환불해줬다. 이 작품은 성기능 장애를 겪는 회사원과 그 기능을 회복하게 해주려는 출장 마사지사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마지막 시도’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 시도’는 1997년 노골적인 대사와 알몸 연기 등의 이유로 연출가와 제작사가 감옥까지 갔다 왔었다. 애석하게도 ‘마지막 시도’와 ‘교수와 여제자’는 같은 연출가의 작품이다.  

제작사측은 ‘교수와 여제자’는 성 상품화 작품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제작사의 홍보 전략은 성을 상품화하기에 충분하고 남을 정도다. 우선 포스터의 경우 3류 에로 영화 표지 같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한 언론사에 유포하는 보도자료 역시 성 상품화 논란을 일으킬 만하다. 내용을 요약하면 ‘해운대에 위치한 여배우의 숙소로 한 회장 비서가 돈 봉투를 내밀었다. 회장과 하룻밤을 보내라는 얘기다. 배우 이탐미는 거절하고 다급히 숙소를 옮겼다’는 내용이다. 하나의 성적 스캔들을 이용해 관객 몰이를 해보겠다는 전략이다.  

성을 상품화하는 건 연극이 아니더라도 아주 많다. 하지만 이처럼 문제가 되는 것은 그동안 예술의 보고로 불려 왔던 연극 무대에 성 상품화한 알몸 연극이 예술과 작품으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와 달리 알몸의 배우가 실물로 눈 앞에 있다는 게 더욱 자극적인 요인으로 작용, 성상품화 최고치를 보여준다. 

몰래카메라를 잡아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초소형 캠코더로도 고화질의 촬영이 가능해졌다. 영화 007의 제임스 본드의 아이템 저리 가라할 정도다. 이로 인해 알몸 연극은 몰카의 표적이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알몸 연극의 동영상은 유포되지 않은 듯하다. 이는 연극 제작사의 철저한 감시 때문이다.  

공연 시작 전 휴대폰 베터리를 모두 수거하고, 카메라 관련된 소지품은 압수 후 연극이 끝난 후 돌려준다. 만일 몰카 촬영이 발각될 경우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는 서약서도 쓴다.

‘교수와 여제자’ 제작사측은 이번에 시작한 부산공연에 연극판에서는 볼 수 없는 보안장치를 설치했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가드레일을 설치했고 몰래카메라 촬영을 막는 전자장비도 설치했다. 또한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관객들의 동태도 살핀다. 이는 이미 관객들의 무대 난입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제작사측은 “언론에 보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논쟁’의 경우도 역시 서약서를 쓰고 카메라와 휴대폰 통제를 엄격하게 했었다. 

문화와 섹시코드 그 뗄 수 없는 관계 

문화에 있어서 섹시코드는 항상 각광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예술에 있어서 섹시코드는 하나의 표현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야한 걸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늘 실망감을 주게 마련이다. 이는 예술의 섹시코드를 이용해 홍보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했기에 생긴 결과다.

이는 영화 ‘오감도’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개봉 전에는 미모의 여배우들의 노출을 부각시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지만 노출 수위가 낮고 작품 자체가 예술성이 높기 때문에 흥행에는 실패했다.  

1999년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감독 레오 까락스의 ‘폴라 엑스’도 그랬다. 개봉 당시 주연배우의 실제 정사로 인한 논란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영화가 개봉된 후 작품 자체의 난해성으로 흥행에 실패하고 대중들 속에서 금방 사라진 영화가 됐다.

‘교수와 여제자’ 작품성 논란 

연극 ‘교수와 여제자’를 놓고 인터넷에서는 주연배우들의 수준 낮은 연기와 완성도 낮은 연출력, 평의한 소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덕망 높고 사회적 지휘가 높은 교수와 여제자가 성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파격적인 소재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많은 예술작품들에서 사용한 소재다.  

시어버지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 ‘데미지’, 젊은 남학생과 여 선생과의 사랑을 그린 영화 ‘아름다운 청춘’, 여교수와 제자의 파격적인 정사를 담은 ‘피아니스트’ 등이 있기 때문에 신선하거나 파격적인 소재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을 놓고 성 상품화나 작품의 완성도를 놓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예술성과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의 경우 칸 국제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와 남녀 주연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하지만 ‘교수와 여제자’는 다르다. 외설을 포장하기 위해 급급하다는 것이다. 남자 주인공 남상백 씨는 “외설로 이야기하는 것은 선입견이며 보고 난 후 그런 생각은 사라질 것이다”이라고 일부 언론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교수와 여제자’는 많은 해프닝들을 만들어 냈다. 지난해 막을 내린 알몸 연극 ‘논쟁’은 해프닝도 없었고 배우들의 알몸 노출에 대한 지탄이 있었지만 이를 두고 외설 시비를 거는 경우도 드물었다.  

이 작품은 프랑스 극작가 마리보의 원작 ‘ladispute’ 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며, 예술적이고 연극적인 실험을 위해 노출을 감행한 것이고, 노출 자체를 주제를 돋보이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수와 여제자’를 두고 이러한 평은 하지 않는다.

젊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바로 아나운서일 것이다. 전문직장인이며 해박한 지식과 미모를 겸비한 아나운서야말로 남성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며 여자들에게는 이상향 중 하나일 것이다. 

여성들이 노출한 다는 것은

얼마 전 아나운서들이 상처받는 일이 발생했었다. 바로 내이키드 뉴스다. 내이키드 뉴스는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반대여론을 이지기 못하고 망했다. 그리고 제작사는 내이키드 뉴스 아나운서들에게 임금을 주지도 안은 채 잠적했다. 내이키드 뉴스 아나운서 중 한 명은 일본 포르노 제작사와 손잡고 포르노를 찍었다. 여성으로서의 완벽한 추락이다.  

‘교수와 여제자’에 출연한 여배우는 힘든 연극과 주위의 따가운 시선들을 이기지 못하고 잠적했다. 제작사는 여배우를 교체했고 노출 수위를 더 높였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배우가 힘들어서 나갔는데 배우를 바로 교체하고 시즌 2를 감행하는 것은 너무 속보이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스캔들 문제에 대한 논란도 있다.  

시즌 1에 출현한 여배우의 경우 한 노신사에게 거액의 수표가 담긴 꽃다발을 받는가 하면, 시즌 2의 여배우에게 거액의 하룻밤을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등 여배우들의 스캔들이 세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건의 내막> 최정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