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석유기업 YPF의 설립, 민영화, 국유화 그리고 보상 협상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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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정부는 일찍이 1907년에 남부 지방에서 석유를 발견하고 이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1922년 10월 YPF를 설립하여 1922년부터 1992년 까지 70년 동안 이를 경영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1989년 카를로스 사울 메넴(Carlos Saúl Menem)대통령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영 기업들과 같이 재정 적자 축소, 서비스 질 개선 등을 명분으로 민영화를 추진하여, 1999년 151억불에 스페인 기업 렙솔에 매각하여 에너지 주권까지 외국 기업에 양도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3년 대통령에 당선된 키르츠네르는 메넴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바꾸어 반신자유주의 정책, 국수주의와 포퓰리즘 그리고 비개방 대외 정책을 실행하였다. 결국 2012년 4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렙솔의 투자 부진과 석유와 가스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에너지 주권 회복이라는 명분을 붙혀, 회사 주식 51%를 렙솔로부터 환수를 추진하여 동년 5월 4일에 YPF를 렙솔로부터 몰수하고 국유화 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정부는 첨예하게 대립했고, 양 정부, 기업과 시민사회에 의해 상대방 국가의 법원과 미국 등지에 여러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31건의 법적 소송을 제기 하였고105억불 소송을 국제기관에 제기해 놓은 상태였다.
이번에 양 국가 사이에 합의한 내용은, 아르헨티나는 2013년 기준으로 50억불의 보상액과 부족할 경우를 위해 10억 상당을 추가해 60억불 상당의 국채를 발행하여 렙솔에 지불하는 조건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를 2033년까지 20년 동안에 상환하고, 양자는 서로간의 법적인 소송과 스페인이 세계은행에 제출했던 중재 신청 등을 취소하는 절차를 이행 할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 합의안은 2월 28일 렙솔의 이사회에서 통과되었고 렙솔의 주주 총회와 아르헨티나의 국회 동의 형식적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 모든 협상을 마무리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기타 잔여 외채와 관련한 조치 내용
아르헨티나 정부는 2010현재 파리 클럽(Club de Paris)의 채무 6십7억불에 대해서도, 원리금을 포함하여 9십억 불의 국채를 발행하여 상환하고자 하는 의견을 지난 1월 20일에 파리클럽에 전달했다. 파리 클럽 채무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2005년과 2010년에 실시한 채무구조 조정 과정에서 포함되지 않았고 오랫동안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고 미뤄두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파리 클럽 회원국 중 독일과 일본 등에서 일부 현금 상환을 요구하고, 구체적인 상환 계획을 요구한다는 보도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현 상황에서 국제 사회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파리 클럽과의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서 이 문제도 정면 돌파하여 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하나의 외채 문제는 미국 대법원에 계류 중인 브이트레 채권(Fondo de Buitre)이다. 브이트레 채권은 대법원에서 아르헨티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 한 13억 3천만 불을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처지다. 이 경우에 일부 디폴트 선언이나 타 채권자들의 집단 소송 등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지 않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다.
크리스티나, 경제 정책 방향을 바꿀 것인가?
지난 3월 1일 크리스티나 크르츠네르 대통령은 132회 국회 양원 개회식에서 3시간 동안의 열변을 통해 그들 부부의 10년 동안의 성과와 전반적인 국정에 관해 밝혔다. 야당과 언론에서는 그의 국정 연설에 대해 중요한 당면 문제인 인플레이션과 치안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없고 청사진이 부족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크리스티나가 연설에서 언급한 가격 통제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적자 재정 감소 계획, 공공 요금에 대한 정부 지원 축소 등을 시사하는 내용을 접하고, 전문가들은 그가 정통경제 시스템에 가까이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금년 인플레이션이 45%가 될 것이라는 예측 가운데 일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아르헨티나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이제까지 주장해온 ‘빚 안지기 정책’에 묶여서 기존의 폐쇄적인 정책만을 고수하기에는 국정 운영이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보도에 의하면 크리스티나 측근 핵심 실세들이 정통 경제 정책에 접근 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장관은 강력한 긴축을 바탕으로 IMF협상 개시를 원하고, 수석장관은 “MF가 아르헨티나 정부의 경제를 체크하는 것을 용인할 것이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즉 아르헨티나 정부가 2006년 1월 이후 단절된 IMF와 관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징후가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어려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립주의 정책으로는 더 이상 해결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더욱이 외환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월 스트리트에 1백억 불의 차관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렙솔과의 협상 마무리, 파리 클럽과의 협상 의지, 브이트레 채무 판결에 대한 염려, 공공 요금에 대한 보조금의 축소 검토, 미국과 IMF 등에 대한 유연한 제스처 등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제까지의 고립 정책에서 벗어나 국제 금융기구에 재 진입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닌가 보여진다.
2015년 임기 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크리스티나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눈 여겨 볼 때이다. transmundopark@gmail.com
*필자/박채순, 아르헨트나 체류 중. 칼럼니스트. 정치학박사(Ph.D).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 연구위원. 월드코레안 편집위원. 복지국가 society 정책위원. (사) 대륙으로 가는길 정책위원.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