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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내 진동”…죽은 성완종 산 박근혜 잡나?

[성완종 살생부 게이트 입체분석 1]친박계 최악의 부패 스캔들 막후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04/17 [19:13]
성완종이 죽기 전 마지막 메시지 정치권 아노미 상태 몰아넣어
친박 권력형 게이트이자 박근혜 대선자금 건드릴 핵폭탄급 메시지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죽기 전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정치권을 아노미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전반적 상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해외자원외교 비리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회장은 자신이 MB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MB정권에 대한 사정 불똥이 자신에게 튀었다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현 정권 주요 실세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구명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가 박근혜 정권의 부정부패 척결 핵심 타깃이 됐던 것이다.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성 전 회장은 검찰 조사 당일 새벽, 집을 나가 북한산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성 전 회장이 죽기 직전 언론에 그동안의 모든 비리들을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그는 친박계 핵심 실세들에게 수많은 정치자금을 대왔었고, 심지어 2012년 대선에도 깊이 관여했던 정황들이 드러났다.



▲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죽기 전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정치권을 아노미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 사건의내막

[사건의내막=김혜연 기자]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친박계 권력형 게이트이자, 나아가서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까지 건드리게 될 핵폭탄급 메시지를 남겨놓고 떠났다. 그리고 성 전 회장의 죽음 직후 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됐다.


타깃은 성 전 회장의 바지주머니에서 나온 메모지에 적혀 있던 리스트 중 한 명이었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총리는 끝까지 의혹을 부인했지만, 관련 정황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으며 사실상 식물총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권의 핵심 실세들이 줄줄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종국에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 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대선자금 문제가 아니더라도 정권의 핵심 실세들이 굴비 엮이듯 연루돼 있다는 점만으로도 박 대통령으로서는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야권을 중심으로는 박근혜 정권이 사실상 끝났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첫 타깃은 메모지 리스트 중 한 명이었던 이완구 총리가 될 수밖에
끝까지 부인했지만 관련 정황 무더기로 쏟아져 사실상 식물총리 전락


“노무현 때 같았음 정권퇴진론”
야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언급까지 나왔다. 지난 4월13일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안과 이 사건 중에서 어떤 사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유 최고위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나 노무현 정부 시절에 이 사건이 터졌다면 당시 한나라당은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지 않겠느냐”고 이번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할 만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나선 정청래 최고위원도 “건국 이래 최악의 부정비리 사건이 터졌다”며 “이는 매머드급 핵폭탄이라고 할 정도로 정권을 날려버릴 기세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소위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명의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라며 “단군 이래 최악의 부패 스캔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과거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여당이 총선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 한 마디 했다고 노 전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그 기준이라면 지금 스캔들은 박 대통령 10번이라도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는 ‘탄핵’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정권의 정당성 문제를 다시 꺼내들고 나섰다. 문 대표는 4월14일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영택 후보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이완구 총리와 이병기 대통령실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면서 “성완종 리스트를 보면 박근혜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겠냐”며 “박 대통령 주위의 권력자들이 ‘억억’하는 모습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문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이완구 총리와 이병기 실장이 현직에 있으면서 수사 받게 될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민정수석의 수사 관여를 어떻게 차단할지 방안도 밝혀야 한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꾸로 말해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뿌리를 뽑아내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당내 최대 독설가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4월15일 또 다시 센 발언을 쏟아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식 대화법으로 말하겠다”면서 “이완구 총리는 사실상 끝났다. 더불어 홍준표 지사도 끝났다. 사실상 박근혜 정권도 끝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을 지내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또한 이번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3년차에 무슨 일을 하기보다는 아무 일 못하는 사실상 식물정부가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상돈 교수는 4월15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착잡하게 보고 있고,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이상돈 교수는 지난해 말 이른바 ‘정윤회 비선실세’ 논란이 터졌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 레임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던 바 있다. 그런데 또 다시 악재가 터져 나온 데 대해 이 교수는 “이완구 총리와 이병기 비서실장은 흔히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카드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냐”며 “이번 사건이 터져서 이제는 뿌리부터 흔들리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어, “대통령이 이걸 과감하게 수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이 어떤 대책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이번 성완종 리스트가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 문제로 이어지는데 대해서는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서병수 부산시장,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이 그 당시에 대선캠프에 있었다고 해서 그것을 대선자금 전체로 보기는 굉장히 무리”라며 “그들이 대선자금을 총괄한 그런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자신한테 주어진 좁은 영역의 일만 맡아서 하지 않았겠냐 하는 것이고, 그 세 사람도 유기적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거듭 “지금 문제된 사람들이 대선자금을 만졌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요새 거론되는 걸 가지고 대선자금 전체로 비화시키는 것은 굉장히 비약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권의 핵심 실세들 줄줄이 도마에 오를 상황
종국에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 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 높아지고…

朴, 엄정수사 주문했지만…

▲ 대선자금 문제가 아니더라도 정권의 핵심 실세들이 굴비 엮이듯 연루돼 있다는 점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 사건의내막

파문이 심상치 않게 확산되자, 박근혜 대통령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앞서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 등 불편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질 때 오랜 침묵을 지키던 모습과는 달리,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
지난 4월12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검찰 특별수사팀 구성과 관련해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고 짧게 전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첫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4월15일 직접 육성으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저는 부정부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도 그런 사람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월호 1주기 현안 점검회의서 “이번 수사 과정에서 최근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문제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야당의 요구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당 내에서조차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되고 있었던 터였다.


실제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말씀을 서면으로 브리핑했는데, 서면으로 브리핑을 하든지 구두로 브리핑을 하든지 대통령의 뜻이 전달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과 이 부패척결을 할 때 대통령의 의지에 비해 대통령의 최측근 사람들이 무려 7명이나 스캔들에 관계되어 있는데 대통령께서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마땅히 ‘내 측근이라도 혐의가 있으면 철저하게 가려라’ 이것은 물론 어쩌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부패척결을 할 때도 그랬지 않은가. 이것은 훨씬 더 대통령 의지를 밝힐 중요한 문제”라며 “마땅히 대통령께서 육성으로 국민들 앞에 나와 ‘관련된 내 가까운 사람 또 비서실장 세 사람이나 이 부패에 관련되어 있다고 하니 진실여부는 검찰이 가리더라도 내가 썼던 사람들로 나를 위해 일했던 사람으로 이런 일에 관계되었다고 하는 것은 유감이다. 검찰이 진실여부를 철저히 밝혀주길 바란다’는 이 정도 이야기는 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래야 국민이 믿고 따른다”며 “외국 떠나시기 전에 이런 조치 있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심재철 의원 역시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께서 리스트에 총리와 비서실장 등이 거명되는 만큼 남미 순방을 떠나기 앞서 검찰의 철저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권 중심으로는 박근혜 정권이 사실상 끝났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
“박 대통령 주위의 권력자들이 ‘억억’하는 모습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朴, 긴장했나? 뭔가 다르다


여당 내에서조차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육성’으로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았던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점검회의에서 거듭 “부패 문제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뿌리를 뽑아야 하고, 물론 그 과정에서 최근에 어떤 극단적인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여기서 그냥 덮고 넘어간다 그러면 우리의 미래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바로 잡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해야만 하는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사실 세월호 문제도 쌓이고 쌓인 부패와 비리, 적당히 봐주기 이런 걸로 이런 참극이 빚어진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번 기회에 우리 정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부패 문제를 뿌리 뽑고 그것을 계속해서 중단 없이 진행을 철저하게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자 미래로 가는 길”이라며 “또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이고 참극이라든가 어떤 불행을 막는 길이기도 하고, 또 이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박 대통령은 거듭 “국민이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해도 한쪽에서는 엄청난 수십 조, 몇 조의 혈세가 줄줄줄 국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낭비되고 이상한 데로 흘러들어가고 해서 국가재정을 파탄내면 국민들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뿐 아니라, 국민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이런 일은 결코 이 정부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런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 문제를 그냥 놔두고 경제 살리기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겠고, 여러분들과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이나 중단됨이 없이 반드시 해내겠다는 그런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부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혹스럽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4월15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대통령께서 ‘친박 뇌물 게이트’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말씀하셨다. 그런데 마치 다른 나라 이야기하듯 말씀하셨다”고 꼬집었다.


서 대변인은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연루된 사건이다.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진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모두 연루된 사건”이라며 “직무를 정지시키고 검찰조사를 받으라고 지시하셨어도 국민들은 미흡하다고 볼 것인데, 마치 먼 산 불구경하듯 말씀하셨다”고 질타했다.


서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은 국정의 방관자가 아니다”면서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대통령실장을 지금 즉시 해임하셔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대통령님의 말씀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것이다. 더 이상 대통령님의 말씀이 유체이탈 화법으로 폄훼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비꼬았다.

김무성 대체 왜 불렀나?
박 대통령은 4월16일에도 해외 순방 직전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갖고 당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견해들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독대 내용과 관련해 “이날 12시경 청와대 이병기 대통령실장으로부터 대통령께서 만나고 싶다고 연락을 받고 청와대에서 3시부터 40분까지 만나 뵀다”며 “대통령께서는 이 시기에 장기간 출국을 앞두고 여러 현안에 대해 당 대표 의견을 듣고 싶어서 연락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들을 가감 없이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는 ‘잘 알겠다.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완구 총리 거취 문제 등에 대해 순방에서 돌아온 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또, 김 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검토할 용의가 있고, 특검 도입이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 또한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부정부패를 확실하게 뿌리 뽑는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수 차례에 걸쳐 언급한 것으로 김 대표는 전했다. 이에 덧붙여 “공무원연금개혁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꼭 관철시켜야 하고 일자리 창출 법안들인 여러 민생경제 법안들을 4월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만남에서 어떤 결단이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원론적인 얘기들이었을 뿐이었다. 야당에서는 곧바로 비판적 반응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도피성 해외 출장을 앞두고 면피용 회동으로 모양새를 갖추려 한 것 같다”며 “시간 끌기 회동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날 세워 비판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오른쪽)의 만남에서 어떤 결단이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원론적인 얘기들이었을 뿐이었다.     © 사건의내막

김 대변인은 이어, “국민은 이완구 총리의 즉각적인 사퇴를 기대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 대상인 이병기 비서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친박 비리 게이트에 대해 논의한 것은 대책회의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9박12일의 해외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는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모르는 안이한 시각이라 더욱 실망이 컸다”며 “김무성 대표는 가감 없이 의견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성난 민심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거듭 비판했다.


정의당 역시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만남에 대해 “도대체 왜 급히 만난 것인지 알 수 없는 정치쇼에 불과했다”고 질타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4월16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국민들 농락하고 여당대표 왕복 달리기 훈련시킨 어이없는 결론이다. 사안의 엄중함에 비해 그 결과는 논평할 내용이 전혀 없는 결론”이라고 힐난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두 분, 도대체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기는 하나. 요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진짜 알기는 하나”라고 반문한 뒤, “해외순방이나 잘 다녀오길 바란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국정원 대선개입 파문보다 더 심각


한편,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주요 현안을 논의할 당시 김무성 대표를 제외하고 친박 핵심 주요 인사들만을 은밀히 청와대로 불러 뒷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던 바 있다. 논의할 일이 있었다면, 이번에도 김무성 대표가 아닌 친박계 원로 등 핵심 측근들과 논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무성 대표를 부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여당 내에서는 지금 비박계와 친이계를 중심으로 이완구 총리 사퇴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김무성 대표는 이 같은 사퇴론에 편승하지 않고 애써 이 총리와 청와대를 보호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믿을 건 김 대표뿐이라는 얘기다.


박 대통령이 친박계 누군가와 이 정국을 상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핵심 측근 인사들 대부분이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국정 돌파구를 논의하기는커녕 자칫 리스트에 오른 이들이 청와대를 들락거리는 모습이 드러난다면, 박 대통령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지금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그리고 김무성 대표가 언제까지 보호막이 돼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여론이나 전반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완구 총리나 정권 비호에 앞장서는 모습이 오히려 당에 큰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면, 김무성 대표도 언제까지 지금처럼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박 대통령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도 이날 김무성 대표를 만났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소한 자신이 해외에서 돌아올 때까지 만큼이라도 막아달라는 메시지가 있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같은 긴박한 모습만 보더라도 지금 정권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론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수사가 더 진행되고 성완종 리스트의 최종 종착지가 어디쯤이 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또 알 수 없는 일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파문보다 더 심각하고 위협적인 상황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그야말로 위기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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