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구별 대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서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까지 각종 돌발변수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기세를 잡았다가 이 총리 사임으로 여야 간 공수가 뒤바뀐 상황. 새누리당은 4월 민생법안 처리, 전반적인 정치개혁 등 투 트랙 전략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남은 기간 동안 힘을 모아 국정을 챙기자고 나서는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판세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선거가 치러지는 4개 지역별 판세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서울 관악을, 야권 지지층 전략적 투표 관심
인천 서·강화을, 野 후보 분열 없어 ‘정공법’
성남중원, 좁힌 격차…옛 진보당 후보 ‘변수’
광주서을, 야당 텃밭서 ‘무소속 깃발’ 꽂을까[주간현대=이동림 기자] 서울 관악을은 지역 특성상 젊은 층과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곳. 4월3일 국민모임 측 정동영 후보가 출마를 공식선언하며 야권분열이 현실화된 지 3주가 훌쩍 지난 26일 현재 이 지역에서는 기존 ‘일여다야’ 구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일여다야’ 구도 여당이 유리한 판세라는 게 모든 캠프의 공통된 반응이지만 박근혜 정부 실세들에게 금품이 건네졌다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흐름은 어느 쪽도 예단하기 어렵다. 관악을이 포함된 서울은 중앙 정치 이슈에 반응하는 속도가 가장 빠를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출마한 여당은 야권분열의 영향이 선거일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실제 새누리당 이진복 전략기획본부장은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은 야당 텃밭이라는 점이 가장 우려되지만, 이제는 서울의 가장 낙후된 지역을 바꿔 보자는 여론이 많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가 출마한 관악을은 문재인 대표와 동교동계 간 갈등 봉합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시간차로 이어지며 지지율이 반등하는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다. 야당은 이에 따라 투표일(29일)이 임박할수록 여야 양자대결 구도가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유능한 경제정당론’을 모토로 내세우며 현 정부 경제 실책에 초점을 맞췄던 야당은 기존 전략을 수정, ‘정권심판론’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의 김형기 공보특보는 “정동영 후보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가고 있다”면서 “1위 뒤에서 치고 올라가는 상승곡선이 가파르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관계자는 “야권연대를 인위적으로 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이제는 지지층이 스스로 전략적 선택을 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년 총선까지 장기적으로 보면 관악을 선거는 야권 지지층이 전략적 투표를 ‘연습’해 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동영 후보 측은 노동당과 정의당 등의 불출마로 진보진영이 국민모임 측으로 사실상 단일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인 대변인은 “앞으로 전략적 투표, 즉 ‘표 쏠림’이 있을 것”이라며 “진보진영이 사실상 정동영 후보로 단일화하며 지지율이 기존보다 10%포인트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CBS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4월17~18일 성인 6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6.6%,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33.1%로 격차가 3.5%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9%) 내 접전 중이다.(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후보는 연일 ‘부패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22일 정세균 전 새정치연합 대표를 비롯해 신경민·서영교·정호준 의원이 총출동해 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준 바 있다.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줄곧 3위에 고착되고 있는 양상. 관악을의 후보는 총 6명으로 야권 표가 가장 분산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가장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 서·강화을은 여권강세 지역에서 접전지역으로 뒤바뀌었다. 인지도가 높은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다가 ‘성완종 리스트’로 악재를 맞은 게 사실. 다만 여당은 최근 이완구 총리의 사임으로 이번 파문으로 인한 부담은 한시름 덜었다는 평가다. 인천시 부채를 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와의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안 후보는 경륜과 추진력을, 신 후보는 ‘토박이 일꾼론’을 내세우고 있다.
검단 신도시 중심의 서구는 젊은 층이 많아 야권우세 지역이고, 강화을은 전통적으로 여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투표율이 높은 편. 야당으로선 유권자 수가 약 5만 명 더 많은 서구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처럼 야권 후보 분열이 없다. 또 경기 성남 중원처럼 이념 대결 구도도 아니다. 그야말로 여야 간 ‘정공법’ 승부가 예상되는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패배하는 정당에 돌아갈 정치적 타격도 적지않다.
두 후보 측의 선거 전략과 판세 분석을 들여다보면 논리가 팽팽하다. 새누리당은 강화군과 검단 지역이 전통적인 여풍지대라는 점과 인천시장을 지낸 안 후보의 높은 인지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지방정부 부채와 지역 발전 침체 문제도 결국 집권 여당만이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 측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 후보를 택했던 강화군 유권자들이 몰표를 안겨 주길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는 신 후보가 파문 발생 전 1~2%포인트에서 발생 후 3~4%포인트로 격차를 더욱 벌리며 앞서 나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새정치연합은 ‘토박이 일꾼론’으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 후보 캠프는 ‘성완종 변수’가 오히려 지역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슈에 민감한 야권 성향의 젊은 층 투표율이 미디어 노출 빈도가 낮고 여권 성향인 고령층에 비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검단 지역에 새로 전입해 온 젊은 층의 투표율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 후보 캠프 측은 검단 지역 투표 독려 캠페인에 주력하며 인천에 연고가 없고 4월5일 월세로 전입한 새누리당 안 후보는 ‘떴다방 후보’, ‘철새 후보’라면서 안 후보가 시장 시절 검단지구 개발 예산을 청라지구로 돌리며 검단과 강화를 왕따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 성남 중원은 당초 여당우세 지역으로 꼽혔으나 결과는 여전히 안갯 속.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로 민심이 기우는 듯하다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국을 휩쓸면서 최근 들어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가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두 후보 모두 ‘친서민 지역일꾼’ 이미지로 표심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3선에 도전하는 신 후보는 지역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정 후보는 이재명 시장과 함께 무상급식 확대, 무상교복 지원 등 복지 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이상규 후보(관악을) 사퇴 이후 김미희 후보의 거취도 막판 변수다.
3선에 도전하는 신 후보를 내세운 새누리당은 기존에 내세운 ‘인물론’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 후보는 지역민과의 스킨십에 강하고 17·18대 의원을 지낸 저력이 있다. 정미경 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앞서 한 라디오에서 “판세를 알 수 없다”는 전제로 “신 후보 자체의 득표력이 좀 있다. 이 지역에서 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를 내세운 새정치연합은 내부적으로 1위 신 후보와의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조원씨앤아이가 17~18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신 후보 43.0%, 정 후보 38.5%로 두 후보의 격차는 4.5%포인트였다. 앞서 3~5일 조사에서 격차가 9.4%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2강 구도가 더욱 뚜렷해진 상황.(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야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새정치연합의 상승세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지만, 지지율 역전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3후보가 20% 안팎을 가져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성남 중원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양강 구도가 더욱 뚜렷하다”면서 “실제 투표 결과는 1, 2위 후보 간 표차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정표처럼 10% 안팎의 득표율을 갖고 갈 것으로 예상되는 무소속 김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 어느 정도 표를 얻을지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30%대로 낮고 상대적으로 청년층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특성상 무소속 김미희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은 더 적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현재 여론조사 수치보다 더 낮을 것이란 관측이다.
‘무소속 깃발’광주 서을은 막판까지 여야 간 치열한 대결구도 양상. 무소속 천정배 후보를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천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 특검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 야당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조 후보 관계자는 “성완종 사건으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고조됐다”며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승 새누리당 후보 측 관계자는 “총선이나 수도권이었다면 야권의 바람몰이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광주 지역 정서는 성완종 파문 자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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