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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죽어가고 있다.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8/05 [17:20]

 

▲ 좌로부터) 한국 김서경, 김운성 부부 조각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작품과 한국 안세홍 작가 일본군 성 노예 피해 할머니(위안부) 작품 사진 (출처 google)     © 이일영 칼럼니스트

 

일본이 죽어가고 있다.

 

 

일본은 자유경제 규범을 묵살한 독점 소재 수출 금지라는 만행에 이어 지난 8월 2일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제외라는 경제 침략을 자행하였다. 이와 같은 정상을 벗어난 일본은 다음날 3일 날이 밝자마자 스스로 죽어가는 사건을 다시 저질렀다.

 

이는 3년마다 열리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일본 최대의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트리엔날레에 초대 전시 중인 예술작품을 관방 장관과 지자체장이 개입하여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전시를 중단시킨 것이다. 바로 우리나라 김서경, 김운성 부부 조각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조각 작품과 안세홍 사진작가의 일본군 성 노예 피해 할머니(위안부) 사진과 일본 작가의 작품 등 총 16명의 작품이 전시된 특별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 자체를 전시 오픈 3일 만에 중지시킨 것이다.

 

여기서 의문스러운 점은 일본 최대의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트리엔날레의 특별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가 10여 명의 실행위원과 함께 해당 큐레이터(학예사)들이 오랫동안 준비한 전시로 전시되는 작품들의 민감한 요인들에 대하여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해온 사실이다. 그러나 8월 2일 백색 국가 제외 이후 바로 다음날 해당 작품이 전시되는 미술관을 협박하는 안전성을 빌미로 전시를 중단시킨 사실은 실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는 인류사에 그 사례를 찾기 힘든 국제적인 만행으로 일본 정부가 스스로 죽어가는 모습을 온 세계에 알린 것과 같다.

 

글을 쓰는 도중 일본의 지인에게서 긴급한 연락이 왔다. 오늘(5일) 오전 현재 전시가 열리고 있는 아이치현 미술관 8층 전시실 특별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공간은 벽면으로 차단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양심적인 예술 단체와 문화 예술인들이 부당한 처사를 항의하며 전시 재개를 요청하면서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한국에서 급하게 일본으로 건너간 사진작가 안세홍씨와 함께 특별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에 참여한 일본 작가들이 작품 철수를 거부하며 현장을 교대로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상이 아닌 일본 정부의 처사와 함께 이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지난 8월 1일 4회째 개막한 일본 최대의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에 대하여 살펴본다.(보편적으로 국제 미술제는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Biennale와 3년마다 개최되는 트리엔날레Triennale로 구분된다.)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

 

이와 같은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는 지난 2010년 8월 첫 회가 도시와 미술(Arts and Cities) 이라는 주제로 나고야 주요 도시 아이치 현을 중심으로 주요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당시 예술 총감독은 시인이며 미술평론가인 다테하타 아키라(建畠晳)였다. 그는 타마미술대학 학장을 역임하고 사이타마 현립근대미술관 관장을 거쳐 국립국제미술관장을 맡았던 일본 현대 미술계의 권위자였다.

 

이어 2013년 제2회 아이치트리엔날레는 건축가 이가라시 타로(五十嵐太郎)가 예술 총감독을 맡았다. 당시 예술제는 2011년 3월에 발생하였던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실체적인 재난을 장소와 기억 그리고 부활이라는 승화된 의식으로 매만진 예술제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와 같은 총감독 이가라시 타로는 일본 도호쿠대 건축학과 교수로 2008년 제11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일본 커미셔너였다.

 

제3회 아이치트리엔날레는 2016년 8월 개최되었다. 당시 예술제를 총괄하였던 예술총감독 미나토 치히로(港千尋)는 사진작가이며 평론가로 타마 미술 대학교수였다. 당시 주제는 창조하는 인간-무지개의 카라반(Homo Faber-A Rainbow Caravan)이었다.

 

카라반은 고대 페르시아의 카르반(Kārvān) 과 카이라완(Qairawān)이 뜻하는 성지 순례의 무리와 사막을 횡단하는 상인의 무리를 뜻하는 말이다. 이에 나고야 아이치현의 오카자키와 도요하시 도시에 담긴 전통적인 감성과 실체적인 생활 속에 펼쳐지는 현대미술과의 만남을 제시하였다. 이는 인문학적인 요소가 소중하게 녹아내린 기획으로 국제적인 평가를 받았다.

 

올해 4회째를 맞아 지난 8월 1일 개막된 이번 사건이 일어난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예술 총감독은 올해 46세의 와세다 대학 문학 학술원 교수인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이다. 이와 같은 쓰다 다이스케는 앞에서 언급한 역대 총감독의 현대미술과 건축 그리고 미디어 사진에 이르는 전문분야의 권위자와 다르게 진보적인 종합 예술적 소양이 풍부한 감독이다.

 

이와 같은 쓰다 다이스케 감독은 와세다 대학 사회 과학부 재학 중에 시대의 비전이었던 IT 분야 작가로 활동하였다. 그는 대학시절에 음악 밴드 활동을 하며 작곡을 하였을 만큼 예술적 감성이 뛰어났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음악 관련 IT 회사를 설립하였으며 다양한 집필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었다.

 

이후 여러 대학의 객원교수를 역임하며 2015년 아사히신문 논단 위원에 이어 2017년 와세다 대학 문학 학술원 교수가 되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소양과 감성이 인정되어 역대 총감독 3명이 포함된 7인의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예술 총감독 선정위원회에서 제4회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예술 총감독에 선정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쓰다 다이스케 예술총감독은 대학 재학 중에 세계적으로 큰 바람이 일었던 IT 산업에 깊은 인식을 가졌다. 이에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기술 기반에서부터 이에 대한 사회적 기능과 국가적 발전의 중요성을 헤아려 많은 활동을 하여온 일본의 신지식인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급격하게 다변화하는 IT 산업 시대에 미디어와 저널리즘의 역할에서부터 이에 대한 저작권의 문제와 다양한 콘텐츠 산업에서 쏟아지게 될 표현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실로 열정적인 전문 활동을 펴온 인물이다. 이와 같은 쓰다 다이스케가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예술총감독을 맡아 가장 깊은 관심으로 기획한 특별 전시가 바로 이번에 중지된 전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 表現の不自由展・その後)이다.

 

▲ 전시 중지된 표현부자유전 그 후(表現の不自由展・その後) 작가 명단 (출처 google)     © 이일영 칼럼니스트

 

이와 같은 표현의 부자유전은 어떤 전시인가

 

 

이 전시는 지난 2015년 1월 18일부터 2월 1일까지 동경 무사시노 대학 정문 앞에 소재한 후루도우(古藤) 갤러리에서 열렸던 전시인 표현의 부자유전(表現の不自由展)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당시 이 전시는 일본에서 전시회가 거부되거나 전시 도중 작품이 철수된 사례의 작품들을 모아 열린 전시였다.

 

이와 같은 전시 명칭의 역사가 있었다. 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위 예술작가 아카세가와 겐페이(赤瀬 川原平1937-2014)가 동경 올림픽이 열리기 전해인 1963년 전위예술그룹을 결성한 전시에서 (모형 천엔 지폐)라는 시리즈 작품을 발표하였다. 당시 쇼토쿠 태자(聖徳太子)의 초상이 들어있는 천엔 지폐를 실물로 인쇄하여 포장지로 사용하는 예술을 선보이면서 위조지폐라는 실정법으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 1966년 일본 열도를 달구었던 재판에서 아카세가와 겐페이 작가는 법정 안에 자신의 모든 전위 작품을 증거품으로 전시하여 이를 설명하는 사상 최초의 법정 전시회를 열었던 인물이다. 이와 함께 당시 일본 부토(舞踏) 무용의 대가 히지가타 타츠미(土方巽1928~1986)가 증인으로 참가하여 제자의 온몸에 빨래 집기를 부착하는 예술 퍼포먼스를 증언하였다.

 

퍼포먼스가 끝나고 온몸에 빨래집게를 설치한 증인에게 판사가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하자 당시 증인이 저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물었던 역사 속의 해학으로 전해진 이야기다.(이는 그와 같은 행위를 예술로 인정하면 증거 작품이 전시된 곳에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관을 당황하게 하였던 이와 같은 역사적인 재판은 결국 유죄의 판결을 받았다.

 

이후 이와 같은 아카세가와 겐페이의 전시가 열리게 되면서 최초의 표현의 부자유전(表現の不自由展) 명칭이 생겨난 것이다 이후 2015년 후루도우(古藤) 갤러리에서 열렸던 전시에는 지난 2012년 일본 굴지의 카메라 기업 니콘사가 운영하는 니콘 살롱에서 한국의 안세홍 사진작가의 일본군 성 노예 피해 할머니(위안부) 사진전이 거부되면서 법원 제소를 통하여 전시가 이루어졌지만. 모든 부분에 제약을 받았다.

 

또한. 이번에 문제 삼은 평화의 소녀상 전시는 지난 2012년 도쿄도 미술관 JAALA 국제 교류전에 작은 미니어처 소녀상이 전시되었다. 그러나 전시 4일 만에 미술관 측이 임의로 작품을 철거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2015년에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 이후 일본의 국공립 미술관에서 전시가 이루어지지 않은 작품까지 모아 특별기획한 전시가 바로 이번에 중지되어 버린 전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 表現の不自由展・その後)이다.

 

이번 특별 전시에는 한국의 사진작가 안세홍과 평화의 소녀상 조각가 김서경, 김운성 부부가 초대되었다. 이와 함께 성 노예 피해 여성의 보상을 주장한 조총련계 재일작가 조연수趙延修)와 함께 13명의 일본 작가의 총 16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일본 작가의 작품 중에는 작가 비공개로 전시된 특이한 작품이 있었다.

 

이는 일본의 전쟁 포기와 교전권 불인정을 규정한 헌법 제9조의 내용을 하이쿠 작품으로 담아낸 작품이 작가 비공개로 전시된 것이다. 이는 본디 사이타마 현 하이쿠 경연 대회에서 입상한 작품이었다. 이어 월간 회보에 게재되어야 할 작품이 이와 같은 내용을 소재로 담았다는 이유로 금지된 것이다.

 

이어 조선인 강제 연행에 대한 추모비를 바탕으로 역사의 아픔을 꼬집은 기라가와 요시오(白川昌生)작가의 작품과 시마다 요시코(嶋田美子) 작가의 판화를 태우는 과정을 작품화한 작품 속 사진이 천황이라는 이번 전시에 가장 많은 이슈를 낳은 작품 등이다.

 

이와 같은 전시 기획 의도는 일본에서 지속되는 표현의 억제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은 젊은 지성들의 외침이었다. 즉 일본의 젊은 지성들은 견제와 비판 그리고 토론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와 국가의 위험성에 대한 사실을 깊게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이와 같은 세계적인 국제 예술제에 스스로의 그릇된 자화상을 있는 그대로 들추어내어 함께 소통하고 평가받는 역사의 장을 추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그릇된 세력은 이와 같은 일본 젊음이의 살아있는 지성에 캉을 대시 시작한 것이다. 필자는 지난 2005년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을 기획한 인물인 나가타 고조(永田浩三)에 대하여 잠시 언급하고 싶다. 그는 일본 NHK 방송 기자와 PD 출신으로 무사시노 대학 미디어 사회학과 교수이다. 그가 NHK 재직 시에 2001년 깊은 의식을 담은 다큐멘터러 (전쟁을 어떻게 단죄할 것인가)의 총괄 프로듀서에서부터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특히 한국의 사진작가 안세홍이 중국에 있는 일본군 성 노예 피해 여성(위안부)을 담아낸 사진 작품 전시를 두 번이나 추진한 장본인이다. 또한. 이번 일본의 경제 침략 화이트백서 철폐를 반대하는 성명 (한국은 적인가)의 발기인이다.

 

또한 이번 아이치트리엔날레 예술총감독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는 일본에 협한 시위가 정점에 이르면서 이를 반대하는 발기인에 이름을 분명하게 올린 일본의 살아있는 젊은 지성이다. 특히 필자가 예전부터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쓰다 다이스케에 대한 흔적을 살펴오면서 실로 다양한 감성이 녹아내린 시대를 읽어내는 지혜가 놀라웠다. 이와 같은 젊은 지성이 추구하는 바른 의식과 창의적 행동을 억압하고 규제하는 일본은 스스로 죽어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 (좌로부터) 한국 박찬경 작가 작품 소년병(전시 색인 번호 A-21) 과 한국 임민욱 작가 작품 아듀 뉴스 (전시 색인 번호 A-28) (출처 google)     © 이일영 칼럼니스트

 

이번 제4회 아이치트리엔날레는 추정 관람객 70만 여명을 넘는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인 전시에 세계적인 예술가 100여 명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다양한 공연과 음악에 이르기까지 실로 많은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8층 전시실 한구석 공간에 제시한 특별 전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는 엄밀하게 작품 중 지나가는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되었다. 이는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전시 작품 색인표에서 16명이 참가한 특별 전시를 메인 전시 작품 1점과 균등하게 (전시 색인 번호 A-23) 번호로 구분한 사실에서 전시를 준비한 이들의 어려움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전시 하루가 지난 2일 백색 국가 지정 제외라는 만행을 자행한 날 일본 관방 장관이 이와 같은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전시 작품 소녀상을 거론하였다. 이어 일본 문화청의 보조금이 지급된 전시에 대하여 엄중하게 이를 살펴보겠다는 것이었다. 이어 나고야 시장이 소녀상이 전시된 아이치현미술관을 시찰한 다음 아이치현 지사에게 전시 중지를 요청한 것이다. 이후 전시 중지를 선언한 국제 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의 사태를 살펴보며 일본이 스스로 죽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이와 같은 일본 국제 예술제 아이치트리엔날레 메인 전시 현대 미술전에는 한국에 박찬경 작가와 임민욱 작가 두 명이 초대되었다. 영화감독이며 설치미술가인 박찬경 작가는 북한 소년 병사의 감성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 소년병(전시 색인 번호 A-21)이 전시되었다. 이어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조형예술과 교수인 임민욱 작가는 아듀 뉴스(전시 색인 번호 A-28) 작품이 전시되었다. 그러나 두 작가는 아이치트리엔날레의 특별 전시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즉시 전시 작품 중지와 철수를 요구하였다.

 

일본은 아직까지도 미술관 방화를 협박한 협박범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이어 이번 아이치트리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은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는 이와 같은 사태에 젊은 지성 답게 당당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였다. 협박범들의 집요한 위해를 거론하며 전시가 중단된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도쿄의 뉴오타니 호텔에서 독도 그림 전시를 추진하였다가 일본 우익들의 방해로 전시가 무산된 선구적 경험이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10년이 지난 일본의 젊은 패기마저도 관청의 압박에 쉽게 굴욕 해 버리는 스스로 죽어가는 모습이 측은하다. 마침 월요일 휴관일을 맞은 양평군립미술관 이형옥 학예실장과 충무로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이번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 사태를 이야기하다 중지된 전시의 한국 전시를 추진할 필요성을 거론하였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정상을 벗어난 이웃나라 일본의 국제적 만행을 교훈 삼아 더욱 성숙한 의식과 자세로 썩어버린 일본의 그릇된 정신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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