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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펼친 외교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블랙스트링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11/25 [17:05]

 

▲ K-뮤직페스티벌 공연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블랙스트링(Black String)     © 이일영 칼럼니스트


 

지난 10월 3일 영국 런던에서 전 좌석매진의 열기 속에 개막되었던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공연을 시작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우리 음악의 대표적인 축제 제6회 K-뮤직페스티벌이 11월 18일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블랙스트링의 성공적인 무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K-뮤직 페스티벌은 주영한국문화원(원장 김경화)이 영국의 유명 프로덕션 시리어스(SERIOUS)와 공동 주관으로 주최하는 음악 축제로 올해로 6회째 열리면서 명실상부한 우리의 음악 축제로 세계 속에 그 위상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6회 K-뮤직페스티벌은 두 번째 공연으로 10월 6일 한국판소리보존회의 세계무형유산판소리 공연과 10월 17일 피리, 생황, 양금 연주자 박지하 공연이 세 번째 무대를 장식하였다. 또한, 10월 29일 재즈와 국악이 어우러진 아트밴드 신박서클(SB Circle)과 가야금 트리오 신예 그룹 헤이스트링(Hey String)의 공연이 4번째 공연을 펼쳐 현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11월 11일에는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밴드 공연이 런던 재즈클럽 피자익스프레스 라이브 공연장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감성으로 런던을 사로잡았다.


11월 18일 제6회 K-뮤직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을 장식한 4인조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블랙스트링은 지난 2016년 아시아 그룹 최초로 세계적인 재즈 레이블사 ACT에서 1집 앨범 탈춤(Mask Dance)을 발매하여 세계 음악계가 주목하였다. 이후 지난 2017년 제4회 K-뮤직페스티벌에 첫 참가하여 개막 무대를 장식한 그룹 공연과 영국 노섬브리안 파이프 연주자 캐스린 티켈(Kathryn Tickell)과의 협연으로 동서양의 감성적 선율이 녹아내린 음악 세계로 당시 현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던 그룹이다.

 

이와 같은 국악 그룹 블랙스트링은 작년(2018년)에 세계적인 음악 전문가들의 리뷰와 비평으로 잘 알려진 음악 잡지 '송라인즈 뮤직 어워드’상을 한국 뮤지션 최초로 수상하였다. 이어 이들은 올해 9월 27일 재즈 레이블사 ACT에서 2집 앨범 카르마(Karma)를 발매하면서 남아메리카 민요에 담긴 정신성을 품은 타이틀곡 수레나(Sureña)가 영국의 저명한 음악 잡지 더 와이어 11월 호의 커버 CD에 선정된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음악 팬들이 이들의 런던 공연을 더욱 주목하였다.

 

이와 같은 국악 그룹 블랙스트링(Black String)은 지구촌의 경계가 없는 그러나 한국적인 바탕이 분명한 음악을 지향하는 국악 그룹이다. 블랙스트링(Black String)은 현금(玄琴)으로 부르는 우리의 전통악기 거문고를 뜻하는 이름으로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바탕에서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조화의 음악을 추구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이렇듯 블랙스트링은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재즈와 일렉트로닉, 록과 미니멀리즘 그리고 아방가르드적인 음악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아우른 조화 속에서 현대적인 독특한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으로 세계 속에 알려졌다.

 

블랙스트링은 서울대학교 국악과 교수인 거문고의 명인 허윤정 교수를 주축으로 섬세한 타악기 연주와 절묘한 구음을 겸비한 소리꾼 황민왕, 그리고 대금과 단소와 양금을 자유롭게 연주하는 이아람과 독창적인 빛깔의 연주로 주목받는 기타리스트 오정수 서울예대 교수가 2011년 결성한 4인조 국악 그룹이다.

 

블랙스트링은 이번 제6회 K-뮤직페스티벌 피날레 무대에서 1집 탈춤(Mask Dance)을 대표하는 음악 3곡과 함께 2집 앨범 카르마(Karma)의 타이틀곡 수레나(Sureña)와 액살풀이(Exhale-Puri)등 7곡의 음악을 선보였다.

 

특히 남아메리카의 감성과 아름다움을 각 연주자의 독특한 리듬으로 그려낸 음악 수레나(Sureña)와 한국 전통 무속에서 부정한 기운(액)을 물리치는 노래인 액살풀이를 우리의 전통악기 거문고와 일렉트릭 기타의 역동적인 연주를 끌어안은 소리꾼 황민왕의 액풀이 가락을 파고든 이아람의 단소가 빚어낸 감성은 관객의 감탄을 수시로 끌어냈다.

 

특히 블랙스트링의 2집 앨범 카르마(Karma)의 음악 중 엑시트 뮤직(Exit Music)은 큰 반응을 가져왔다. 이는 아메리카의 그런지팝에 대응하여 탄생한 브릿팝을 헤치고 태풍처럼 돌진한 영국의 록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1997년 3집 앨범 OK Computer에 실린 노래였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엔딩 크레딧에 쓰였던 이 음악은 90년대 최고의 명반으로 한국의 거문고와 서양의 기타가 들려주는 현란한 빛깔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연주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어 서양의 감성 블루스와 함께 녹아내린 한국 전통음악에서 빠른 선율에서는 신명과 느린 선율에서는 애상을 품은 세계 음악에서도 독특한 메나리 선율이 거문고와 타악 그리고 기타와 대금으로 어우러지며 동양과 서양의 정신과 감성을 넘나든 음악 블루 셰이드(Blue Shade) 연주에서는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이와 같은 블랙스트링의 독창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음악 세계는 연주자들의 즉흥적인 연주가 흥건하게 녹아내리면서 각 무대마다 관객의 열띤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연 후에는 모든 관객이 일제히 일어나 “환상적이다”라는 반응과 함께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 K-뮤직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블랙스트링의 허윤정 연주자     © 이일영 칼럼니스트


이번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은 저마다 엄지를 치켜들며 이제까지의 공연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연이었으며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감추지 않았다. 런던에서 온 관객 안드레아 브랜디스(Andrea Brandis)는 “전통 악기와 서양 악기와의 조화가 정말 좋았다”고 전하며 “넋을 잃고 공연을 감상했다. 오늘 공연으로 아마도 블랙스트링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 될 것 같다”고 감동적인 소감을 밝혔다.


영국의 주요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지의 월드 음악과 민속 음악을 담당하는 로빈 덴슬로우(Robin Denselow)는 대표적인 음악 매체 송라인스에 별점 5점 중 4점을 부여하며 블랙스트링의 앨범 리뷰를 썼던 인물이다. 그는 주영한국문화원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하여 “블랙스트링은 거문고와 같은 전통악기와 현대악기 간의 조화가 완벽하다. 이번 앨범에서 재즈, 블루스, 록과 영국의 록그룹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음악에 이르는 전 세계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음악을 만든 점이 좋았다”고 밝히며 "블랙스트링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는 정말 훌륭하며 앞으로도 더욱더 기대가 된다”고 극찬하였다.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블랙스트링의 공연은 우리의 숨결로 세계를 감동하게 한 그 어떠한 외교보다 소중한 음악으로 펼친 외교의 현장 그대로였다.

 

올해로 6회째 열린 K-뮤직 페스티벌은 많은 의미가 있다. 이는 1, 2, 3회 축제가 우리의 음악을 세계에 심는 파종기였다면 4, 5, 6회 축제는 우리의 음악을 세계에 키워온 경작기라 할 것이다. 이제 내년에 열리게 되는 K-뮤직 페스티벌은 수확이라는 의미에 도전하는 축제가 되어야 하는 전환의 시기이다. 그동안의 경험과 사례 그리고 현지 반응과 같은 종합적인 헤아림을 바탕으로 더욱더 참신한 기획과 구성이 요구되는 점을 깊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일례로 우리의 음악에 담긴 전 방위적인 장르를 포함한 종합적인 무대를 추가 구성하여 그 공연에서 우리의 음악에 담긴 역사와 시대상을 헤아릴 수 있는 점과 다양한 음악을 견주어 볼 수 있는 공연의 시너지도 심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그동안 주영한국문화원이라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 국가기관의 입장에서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우리의 음악 축제를 세계에 키워온 공로에 숨은 수많은 열정과 헌신에 진심으로 마음의 박수를 보낸다. 이에 해당 기관을 관할하는 상급 부처는 우리의 외교사와 재외 공관의 역사에서 가장 뿌리내림이 어려운 나라 유럽의 심장 영국 런던에서 유일하게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온 K-뮤직 페스티벌에 대한 깊은 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적극적인 지원과 격려를 통하여 더욱 발전하는 축제가 소중한 국력이라는 사실을 헤아렸으면 한다.

 

이일영(한국미술센터, 칼럼니스트, 시인, 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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