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일영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
지난 6월 초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계모가 9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두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진 이후 3일 후 세상을 떠났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계모는 게임기 고장에 대하여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가두었다가 소년이 가방에 용변을 보자 새로운 가방에 다시 옮겨 가두어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 의붓아버지와 친모에게 인간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가혹한 학대를 받아온 경남 창녕의 9살 소녀 이야기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쇠사슬 줄에 묶여 몽둥이로 맞아가며 하루 한 끼를 먹고 살았던 소녀는 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지고 머리를 물에 담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가혹 행위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전쟁 중 적군에게도 금지하는 고문을 능가하는 살인행위이다. 소녀는 4층 빌라의 밖을 가린 테라스에 감금되어 있다가 목숨을 걸고 가파른 지붕을 건너 탈출하였다.
이와 같은 계모와 계부에 의한 아동 학대 및 가공할 살해사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여 년 사이에 세상을 경악케 한 사건을 살펴보면 연이은 사건들이 살펴진다. 먼저 2008년 울산에서 6세 소년이 저녁 식사 중 계모에게 폭행당한 후 심한 구토가 있었으나 방치하여 세상을 떠났던 이른바 진영 군 사건이다. 이 사건은 계모가 소년의 시신을 경주시로 유기한 이후 근처 주유소에서 구매한 휘발유로 불을 지른 극악무도한 사건이었다.
이어 2013년 8월 경북 칠곡군에서 계모의 지속적인 학대와 폭행으로 8살 소녀가 장기가 파열되어 숨진 칠곡 의붓딸 살해사건이다. 당시 소녀의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인은 내부 장기 파열이었지만, 아이의 부검을 통하여 수십 군데의 멍과 상처가 발견되었다. 이어 턱과 머리는 봉합수술을 흔적까지 발견되어 극심한 상처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으며 팔은 관절이 구부러지지 않을 만큼 심한 기형이 되어 그동안 얼마나 극심한 폭행이 있었는지를 알게 하였다.
이후 2011년 10월 울산 계모 살인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이 있었다. 8살 소녀가 아빠와 동거하던 여인에 의하여 3년여 동안 상습적으로 가혹한 학대를 받아오다 어느 날 식탁에 두었던 몇천 원이 없어진 것을 소녀가 훔쳤다고 윽박지르며 폭행하였다. 당시 소녀는 갈비뼈가 무려 16개가 부러져 그 뼛조각에 폐가 찔린 후유증으로 사망하였다. 당시 학교 소풍날이었던 소녀가 지독한 폭행을 당하면서 더 맞게 되면 소풍에 갈 수 없게 될까 봐 (소풍에 가고 싶다)고 호소하자 (그래서 훔쳤느냐고) 더욱더 강하게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던 어린 소녀 서현이는 이렇게 저세상으로 긴 소풍을 떠났다.
이와 같은 8살 소녀의 연속된 계모 살해사건으로 마침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2014년 1월 28일 공포되어 9월 29일부터 시행되었다.
이와 같은 사건이 연속되면서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 생겨났다. 2014년 10월 울산에서 발생한 "울산 입양아 살인사건"이다. 당시 10개월 전 입양시킨 25개월 된 어린 여아를 침을 흘린다며 머리를 때리고 매운 고추를 탄 물을 마시게 하고, 샤워기로 찬물을 뿌리는 등의 학대를 지속한 입양모가 있었다. 마침내 입양모는 사건 당일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으려 한 여아를 철제 옷걸이 지지대로 마구 때려 아이가 쓰러지면서 문과 바닥에 머리를 이러저리 부딪혀 심각한 상태에 처하였다. 이러한 아이에게 좌약을 넣고서 인터넷에 아이 증상에 대한 질문을 올려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는 조언마저 무시하고 방치하였다. 이후 더욱 상태가 위중해지자 119에 연락하여 병원에 갔지만, 아이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당시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어린아이를 입양한 이유가 (자녀 3명이면 지원금이 많이 나온다던데 돈도 얼마 나오지 않더라)고 주변에 이야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부 지원금을 노리고 아이를 입양한 것으로 추정되어 모든 이를 분노케 하였다.
이어 2015년 6월엔 울산에서 4살 된 친딸을 젊은 부부가 구타하여 숨진 비정의 사건이 있었다. 당시 4살 딸이 어린이집에서 귀가하면서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신을 구타하고 이후 저녁에 술을 마시는 엄마 곁에서 칭얼거린 딸을 청소 자루로 무차별 구타하였다. 기억 기가 막힌 것은 이후 뒤늦게 귀가한 아빠가 부인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많은 구타를 당한 어린 딸이 아빠에게 울면서 품에 안겨들자 어린 딸의 머리를 여러 차례 폭행하였다. 이후 어린 딸이 숨을 쉬지 않게 되자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이미 어린 딸은 이 세상 생명이 아니었다.
이처럼 비정한 사건은 해가 갈수록 늘어났다. 지난해인 2019년 9월 인천에서 5살 어린 남자아이가 손과 발이 묶인 채로 의붓아버지에게 목검과 같은 무기로 무려 20여 시간 동안 폭행을 당해 세상을 떠났다. 이뿐이 아니다. 올해 1월에는 경기도 여주에서 30대 계모가 언어장애가 있는 9살 의붓아들을 영하의 날씨에 아파트 베란다에 찬물이 가득한 어린이용 욕조에 방치하여 숨지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관계부처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이와 같은 비정한 학대로 세상을 떠난 어린 생명은 무려 279명에 달한다. 이처럼 우리를 아프게 하는 비정한 세상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최소한의 인륜과 도덕마저도 부재한 오늘날의 세태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의 민낯임을 부끄럽게 일깨워야 한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예찬 중 한 구절이 생각난다. (어린이는 아무 꾀도 갖지 않는다. 아무 획책도 모른다. 배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먹어서 부르면 웃고 즐긴다. 싫으면 찡그리고 아프면 울고 거기에 무슨 꾸밈이 있느냐. 시퍼런 칼을 들고 핍박하여도 맞아서 아프기까지는 방글방글 웃으며 대하는 이다. 이 넓은 세상에 오직 아이가 있을 뿐이다.)
이어 성경의 마가복음 10장 13절에서 15절에 담긴 어린이에 대한 내용은 실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10장 13절: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기를 청하자 제자들이 그들을 나무랐다./ 14절: 그러나 예수께서는 화를 내시며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15절: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artwww@naver.com
*필자/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