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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너무도 중요해진 '세계랭킹 포인트'.. 올해 AVC컵은 '없는' 이유

[분석] 세계랭킹 높이지 않으면, 국제대회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구조.. 한국 더 '절박'

김영국 기자 | 기사입력 2022/08/02 [18:09]

▲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2 VNL 경기 모습  © 국제배구연맹



현재 한국 배구는 남녀 모두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2024 파리 올림픽부터 본선 출전권 부여 방식이 철저히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제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국제대회에 반드시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돼버렸다. 

 

한국 남자배구가 벌써 파리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게 돼버린 것도 현재 세계랭킹이 32위로 너무 낮기 때문이다. 남자배구 대표팀이 좀 더 일찍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아놓지 못하고, 특히 작년 9월 열린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소홀히 한 것이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하는 참사를 만든 것이다. 

 

​당시 남자배구 대표팀은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국제대회였음에도 코로나 이유를 내세워 대표팀 1군이 아닌, 국군체육부대 단일팀을 출전시겼다. 결국 대회 8위를 기록하며 세계랭킹 포인트를 대폭 깎아 먹고 말았다.

 

남녀 배구가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은 다음과 같다. 올림픽에서 배구 출전 팀은 남녀 각각 12개국이다. 따라서 올림픽 본선 출전권도 남녀 각각 12장이다.

 

우선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에게 본선 출전권 1장이 이미 주어졌다. 그 다음으로 2023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본선 출전권 6개국이 결정된다. 이 올림픽 세계예선전도 오로지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상위 24개국만 출전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본선 출전권 5장도 앞서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 국가를 제외한 국가들 중에서 2024년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예선 라운드 종료 후'의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상위 5개국에게 주어진다. 이 때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 국가가 전혀 없는 대륙에게는 우선적으로 1장이 배정되는데, 여기서도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국가가 가져간다. 

 

결국 한국 여자배구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내년에 열리는 올림픽 세계예선전 대회에서 스스로 본선 출전권을 따내거나, 그것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2024년 VNL 예선 라운드 때까지 세계랭킹을 꾸준히 끌어올려야 한다. 그 때까지 세계랭킹 10위 정도는 진입해야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험난하고 절박한 상황이다.

 

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 과정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는 세계랭킹이 높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다른 길이 아예 없다. 때문에 모든 국가가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국제대회에는 반드시 출전해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FIVB가 세계랭킹 포인트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 것도 그 때문이다. 모든 국가가 이런저런 핑계로 국제대회 출전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세계랭킹 변동 큰 '3대 국제대회'.. 올림픽-세계선수권-VNL 순

 

물론 모든 국제대회가 다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 2020년 2월 1일부터 세계랭킹 산정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그리고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국제대회와 기준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국제대회는 총 7가지다. ①올림픽 본선과 예선전, ②세계선수권(World Championship) 본선과 예선전, ③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④발리볼 챌린저컵(Challenger Cup), ⑤월드컵(World Cup) ⑥대륙별 선수권과 예선전(아시아선수권 등), ⑦FIVB가 공인한 국제대회로 대륙별 배구연맹이 매년 개최하는 최소 4팀 이상이 참가하는 공식 대회다.

 

또한 대회의 '중요도'에 따라 세계랭킹 포인트 변동 폭이 각각 다르다. 가장 급이 높은 올림픽(가중치 50)이 세계랭킹 변동 폭이 가장 크다. 이어 세계선수권(45), VNL(40), 월드컵(35), 대륙별 선수권(35), 발리볼챌린저컵(20), 대륙별 배구연맹 주관 대회(10) 순이다.

 

결국 중요도가 높은 국제대회일수록, 또한 상대 팀이 자국보다 세계랭킹이 높을수록 그 팀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세계랭킹 포인트 상승 폭이 더욱 커지는 구조다. 반대로 세계랭킹이 낮은 국가에게 패할 경우 하락 폭도 그만큼 커진다.

 

세계선수권, 한국 여자배구에 매우 중요.. 큰 위기-큰 기회 '공존'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선수권이 한국 여자배구에게 매우 중요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다음으로 세계랭킹 포인트가 크게 주어지는 대회이고, 이는 세계랭킹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2022 세계선수권 대회'는 9월 24일부터 10월 16일까지(한국시간) 네덜란드와 폴란드에서 열린다. 두 나라가 공동 개최한다.

 

물론 한국이 속한 예선 리그 B조에 만만한 팀은 단 1팀도 없다. B조에는 터키(세계랭킹 6위), 도미니카(9위), 폴란드(13위), 태국(14위), 크로아티아(19위), 대한민국(20위) 6개 팀이 포진했다. 6개 팀이 풀리그를 펼쳐 4위까지 16강 리그에 진출한다. 

 

6개 팀 중 현재 세계랭킹도 한국이 가장 낮다. 1승도 거두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반대로 승리하면, 세계랭킹 상승 폭은 더욱 커진다. 큰 위기와 큰 기회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이 2승 이상을 거두고 16강 리그에 진출한다면 '초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완성형 공격수인 김연경 선수의 대표팀 은퇴 이후 역대급 큰 폭으로 '강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상태임을 감안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세자르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설사 16강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지난 VNL과 비교해서 팀 플레이 스타일과 조직력, 선수들의 경기력과 테크닉 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선전을 펼쳐야 한다. 반대로 별다른 차이도 없이 세계랭킹 포인트까지 하락한다면, 올림픽 출전의 길도 그만큼 더 멀어진다.

 

​또한 이번 세계선수권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하는 2022-2023시즌 V리그 개막(10월 22일)을 코앞에 두고 열리기 때문에 리그 흥행을 위해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AVC컵, 내년부터 매년 개최 '세계랭킹 포인트' 부여.. VNL 국가는 출전 제외

 

한편, 오는 7일과 21일에 각각 열리는 남녀 AVC컵 대회는 FIVB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지 않는다. 사실 AVC컵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국제대회 중 ⑦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올해까지 실시하는 AVC컵 대회가 2년마다 개최했다는 점이다. 이는 FIVB가 규정한 '매년 개최하는' 조건에 어긋난다. 때문에 올해 AVC컵 대회는 남녀 모두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되지 않는다.

 

결국 아시아배구연맹(AVC)은 AVC컵에도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되도록 내년(2023년)부터는 매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그에 따라 2023년 AVC컵부터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진다. 다만, AVC컵 대회에 VNL 출전 팀은 제외하기로 했다. 즉, VNL 출전 국가는 AVC컵에 출전하지 못한다.

 

현재 한국 남자배구는 VNL 출전 자격이 없기 때문에 내년 AVC컵에 출전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 2018년 VNL 대회 출범 당시 2024년 VNL까지 출전이 보장된 '핵심 팀' 자격을 받았다. 때문에 여자배구 대표팀은 내년 AVC컵에 출전하지 않는다.

 

대한민국배구협회 관계자는 1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내용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오늘 아시아배구연맹(AVC)으로부터 '올해 AVC컵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답변을 재차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올해 여자배구 AVC컵 대회에 대표팀 1군을 출전시키지 않는다. 한국 여자배구도 U18, U20 대회 등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없는 고교 유망주들이 AVC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7월 31일 종료된 발리볼 챌린저컵 대회에 출전한 1군 멤버가 거의 그대로 AVC컵 대회에 출전한다. 남자배구는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국제대회 경험을 쌓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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