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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억압하면 반드시 터져나오게 될 것이다

--실버들을 위한 성교육(1)

송현(시인·본사 주필) | 기사입력 2009/01/04 [01:01]
▲송현(시인·본사 주필)   © 브레이크뉴스
1,
내가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노인교실에 처음 특강을 하러 갔을 때 일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약 200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탕 여탕 구별한 듯이 절반씩 따로 앉아 있었다. 그 연세쯤 되면 적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 섞여 앉아 있을 줄 알았는데, 내 예측이 빚나가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강의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 반갑습니다. 여러 어르신네께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쭤보면 혹시 실례가 될 것 같아서....”

내가 말끝을 흐리자 “교수님, 뭐든지 질문해도 좋아요” 하기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먼저 할아버지들께 여쭙겠습니다. 여기 낯선 할머니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 중에서 곱게 나이 드신 할머니를 보면, 저 할머니는 젊을 때 무슨 일을 하였는지, 어디 사는지, 영감님은 돌아가셨는지, 혹시 혼자 계시면 차라도 한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 가슴이 떨리는지요?”

할아버지들 쪽에서 누군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안 떨려요!”

그러자 할아버지들 쪽에서 큰 소리로 합창을 하였다. 

“하나도 안 떨려요!”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할머니쪽을 향해서 같은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할머니쪽에서 누군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안 떨려요!”

그러자 다른 할머니들이 큰 소리로 합창하였다.

“하나도 안 떨려요!”

나는 그분들의 대답이 너무 뜻밖이라 고개를 갸웃하면서 말했다. 

“그래요?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대답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저라면 곱게 나이 드신 할머니 보면 이것저것 궁금할 것 같고, 영감님 안 계신다면 차라도 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설레고 떨릴 것 같은데요?  글쎄요? 혹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저게 거짓말 하신 것 아닙니까?”

그러자 할아버지들이 일제 큰소리로 말했다. 

“떨려요오!”

이번에는 할머니들도 일제히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도 떨려요오!”

2.
내가 섹스 하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이다.
첫째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 한다. 섹스를 해보면 그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금세 알 수 있다. 돈이나 보물이 내가 놓아둔 자리에 그대로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 보듯이 그녀의 사랑을 확인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녀가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지, 혹시 딴 오빠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그녀의 사랑을 확인해 보고 싶을 때 나는 섹스를 해보고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용하게 안다.
 
둘째 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온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섹스를 한다. 다시 말하면 내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싶을 때 섹스를 한다.
 
셋째 그녀가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을 때 섹스를 한다. 섹스를 해보면 그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 내 사랑을 온 몸으로 그녀에게 표현했듯이, 그녀도 사랑을 내게 온몸으로 표현해 주기 원할 때 섹스를 한다.
 
넷째 쾌락을 누리기 위해서 섹스를 한다. 이 세상 어떤 쾌락 보다 섹스의 쾌락이 크다. 그래서 이 커다란 쾌락을 누리고 싶을 때 섹스를 한다.
 
다섯째 좋은 작품을 쓰고 싶을 때 섹스를 한다. 예술가가 좋은 작품을 창작하는데 새로운 영감과 강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는 사랑하는 여자를 통해서 영감을 얻고, 그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눌 때 강한 에너지를 얻고, 그것이 몸 속에 원활히 돌 때, 좋은 작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 끊임없이 샘솟는 성 에너지를 섹스로 소진하지 않고 창작 에너지로 승화시켜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을 때 섹스를 한다.

3.
옛날에 늙은 보살이 있었다. 그녀는 어떤 스님을 삼십 년 동안이나 뒷바라지를 했다. 그녀가 죽기 전 날,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이웃 아가씨를 불러서 이렇게 부탁했다. 

"...아무개 스님의 암자에 가 옆으로 슬며시 다가가 그를 껴안아 보아라. 그러면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내게 사실대로 말해 다오. 오늘 밤 나는 죽을 것 같은데, 나는 지금까지 과연 순수한 사람을 보살펴 왔는지 확인하고 싶다. 사실 나는 그 동안 그가 순수하다는 확신을 못하였다. " 

"할머니, 그 스님은 제가 알기로 매우 훌륭하며 성자다운 스님이예요, 저는 그토록 성자다운 스님을 본적이 없어요. 그런 분에게..."

그러자 늙은 보살은 아가씨에게 돈을 주면서 구슬렀다. 그 밤에 드디어 아가씨가 암자로 갔다. 법당에 불이 켜져 있었고 스님은 명상을 하고 있었다. 아가씨가 법당 문을 밀고 들어갔다. 스님은 그 아가씨를 보더니 기겁을 하고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 여자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는가? 당장 나가라!"

스님의 몸 전체가 떨고 있었다. 그래도 아가씨는 더 가까이 다가갔다. 스님은 법당 밖으로 뛰어나가면서 외쳤다. 

"이 여자가 나를 유혹하려 한다.!"

아가씨가 돌아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를 하자 늙은 보살은 하인을 시켜서 스님의 암자를 불태워버리게 했다. 그리고 말했다. 

"그는 아무 쓸모가 없구나!. 아직 순수하지 못하였다. 그는 성자처럼 보이지만 그의 성스러움은 추악하다. 그것은 조작되어 있다. 자기 속에 음심이 없었다면 왜 그 아가씨가 자기를 유혹할 것이라고 단정했을까?  한 여인이 들어가고 있었지, 그녀는 몸을 팔러 간 창녀가 아니었다. 그는 최소한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했다. 그는 적어도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야심한 밤에 누구십니까? 들어와서 앉으시지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그는 최소한의 연민심이라도 보여줬어야 했다. 그리고 비록 그 여자가 자기를 안았다 해도 왜 그가 두려워해야 되는가? 그는 나에게 30년 동안 「나는 육체를 초월했습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육체를 초월했다면 왜 그토록 육체를 두려워해야 하는가?"

이 경우, 스님의 성스러움은 꾸며진 것이다. 꾸며진 성스러움은 알맹이는 없고, 겉만 번지르한 성스러움이다. 겉만 번지르한 성스러운 위선자들이 참 많다. 순진한 사람들이 그들의 겉치레 성스러움에 잘 속는다. 가식적인 미소, 가식적인 걸음걸이, 가식적인 삶에 속는다. 내가 이런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겉으로 가장 성스러워 보이는 것이 속으로 가장 많이 성을 억압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 스님은 육체나 성을 초월한 것이 아니라 억압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을 초월하는 것과 성을 억압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성을 억압한다는 것은 성을 자연스레 분출하지 않고, 어느 한 구석에 꼭꼭 쑤셔 박아 놓는다는 뜻이다. 어느 한 구석에 꼭꼭 쑤셔 박아 놓은 성은 언젠가는 반드시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각종 성범죄들은 어느 한 구석에 쑤셔 박아 놓은 즉 억압된 성이 엉뚱하게 터져 나오는 것이다. (www.songh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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