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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장안문 포장마차 박씨 (시)

송현 시인이 본 아름다운 세상(24)

송 현(시인. 본사 주필) | 기사입력 2009/01/07 [10:05]
▲ 송 현(시인. 본사 주필)    © 브레이크뉴스
수원 장안문 포장 마차 박씨
요즘 도통 장사도 안되고 살기도 힘들다며
장사할 생각도 않고 초저녁부터 술이 취했다.

크게 틀어놓은 뽕짝 가락에 맞춰 두팔 벌여 훠이훠이 춤을 춘다.

딱 한잔 입가심이나 가락 국수 먹으며
주전버리 할 사람 하나 없고
가던 걸음을 멈춘 구경꾼들이 측은하다는듯이
박씨를 에워싸자 속도 모르고 신이 난
박씨는 노래 가락에 몸을 실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


--인생은 뽕짝이란다
그래 맞다.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너에게 몸을 실었다.
그래 맞다.

--춤을 추는 슬픈 여인아
그래 맞다.

---후회하지 말아요.
그래 맞다.

--나를 감싸주던 누이가 있었다.
그래 맞다.

--밤 비 내리는 영동교
그래 맞다.

끝없이 이어지는 뽕짝매들리를 타고 한 곡도 놓치지 않고
따라 부르며 춤을 춘다.

구경꾼들은 하나 하나 다 빠져 나갔다.
조금 전까지 제 흥에 겨워 제 설움에 겨워 춤을 추던 박씨가 울고 있다.

이제부터는 춤이 아니고 삶이다
육신은 곤고하고 삶은 남루하다.

이제부터는 술이 아니고 눈물이다.
구경꾼 하나 없이 술이 다깬 박씨가
다친 짐승처럼 버려진 고아처럼 울고 있다.(www.songh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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