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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풍 외 3편(동시)

송현 시인이 본 아름다운 세상(25)

송현(시인·본사 주필) | 기사입력 2009/01/09 [16:50]
▲ 송현(시인·본지 주필)    © 브레이크뉴스
1.봄소풍

도시락 건네주며
한숨짓던 어머니

해마다
시오리 신작로 걸어
녹산 수문 앞
동백산으로 갔다.

바위 뒤에 숨어
혼자
몰래
꽁보리밥 먹고도

보물찾기 할 때는
재미가 꼴꼴

해질녘
돌아올 때는

보리 방귀가
뽕뽕


2. 사이다

6학년 땐가
김춘석 선생님한테서
사이다 만드는 법을 배웠다.

사이다병이 없어서
두 되짜리 주전자에
물을 잔뜩 부어서
당원과 소다를 넣고
사이다를 만들었다.

좀 시금털털해도
사이다 맛과 얼추 비슷했다.

혼자서
한주전자
다 마시고
설사를 했다.

사흘 밤낮
줄줄
설사를 하면서도

사이다 한 주전자 다 마시고
설사하는다는 소리는
입밖에도 꺼내지 않았다.

3.학예회

3학년 2학기
학예회 할 때
우리 반은 "이 순신 장군"이란
단막극을 했다.

최면장 아들 용식이는
이순신 역을 맡고
술도가 아들과
공부 잘하는 애들이
좋은 역은 다 맡고,

일본놈 총에 맞아
제일 먼저 죽는
시골영감 역은 서로 안맞겠다고 하자
구구셈 못 왼다고
나보고 맡으라 했다,

학예회 때
막이 오르자 일본군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여
총을 쏘고 쳐들어올 때
싱겁게
내가 제일 먼저 죽어주었다

학예회 끝나고
나는 다시 살아났지만
그 뒤로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명지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이순신 장군 말만 들어도
기분 나쁘고
재수 없었다.

4. 보물찾기

소풍 때
제일 재미난 게
보물찾기인데

명지초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
한번도
큰 거 찾아본 적이 없다.

최고로 큰 게
4학년 2학기 때

동백산에
소풍 갔을 때
돌맹이
들추고
찾아낸
각도기
한 개.

그나마
재수 없어
돌아올 때
잃어버렸다.(www.songhyun.com)

(주: 위의 동시는 송현 동시집 우리 엄마 회초리 등에서 뽑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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