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집시법 개정안중 몇 개항을 삭제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9일 “집시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표명”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기구의 제조·보관·운반행위에 대한 추가처벌 규정[성윤환 의원 대표발의 법률 등 :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 및 참가자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물건을 휴대하거나 사용하는 행위 외에 집회 또는 시위에 사용할 목적으로 제조·보관·운반하는 행위를 추가로 금지하며(안 제16조제4항제1호 및 제18조제2항)]은 폭력시위의 가능성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이나 형법 제261조(특수폭행), 제262조(특수폭행치사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의 경우 폭행을 위한 기구의 제조·보관·운반행위를 처벌하지 아니하는 점을 고려할 때 과잉범죄화(형벌의 최후수단성을 위반하여 형벌을 우선적으로 내세워 공익보호를 도모하는 것. 공익 보호를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형벌이라는 방식으로 제한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함)를 초래하는 입법”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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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집시법 개정안중 위해물품 제조운반 및 복면착용 금지 조항 등은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조치일 것이다. 불법 폭력시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위의 무분별한 집시법 개정안 삭제 권고는 오히려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한 이후 서울 덕수궁 시민 분향소를 집중 취재, 시리즈 기사로 내보냈었다. 5월28일 저녁시간, 덕수궁 대한문 근처엔 다수의 조문객이 모여 있었다. 이때 갑자기 전문시위대가 등장했다. 그들은 얼굴에 복면을 했고, 긴 깃발을 들었다. 그리고뒤를 이어 박스에 초를 담아 초를 운반하는 운반책이 등장했다. 일순간, 초가 시민들에게 나눠졌고, 촛불이 켜졌다. 이때 시민들 사이에서 누군가 “이명박 퇴진, 독재타도”라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시민들 일부가 합세, 시위 구호를 합창하기 시작했다. 시위는 이렇게 해서 차츰 커졌다. 복면한 전문시위대가 시위의 판을 키워가자 경찰은 이들이 도로로 나가지 못하도록 몸으로 방어했다.
장례 전날인 점을 감안해서인지 시위의 판은 크게 커지진 않았다. 그러나 시위를 만들어가는 시위의 한 중심에 복면한 전문 시위꾼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시위는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하겠지만 복면한 소수의 시위꾼들에 의해 판이 커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다음은 필자가 5월28일 저녁에 쓴 기사(브레이크뉴스) 가운데의 한 부분이다.
“긴 깃대에 '민주세대 386'이라는 깃발을 든 젊은이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들은 수건으로 눈 아래를 가렸다. '이명박 퇴진 독재타도'의 시위 구호가 등장한 것으로 봐 사실상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는 게 맞는 말이다. 몸싸움을 할 단계는 아니고, 그저 구호만을 외치면서 시위 분위기를 고조시키거나 조율하고 있는 정도 였다.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현장이 서서히 시위로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수건으로 눈 아래를 가린 복면 시위꾼에 대한 언급이다. 건전한 시민이란다면 어찌하여 복면을 하고 시위를 선동하겠는가? 또한 최근 화물연대의 죽창시위는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경찰이 죽창에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죽창은 시위의 도구가 아니라 무기였다. 시위를 할 때 그런 무기를 자유롭게 운반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시위가 언제든 공권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폭력행위로 바뀔 수 있어 선진국으로 갈수가 없을 것이다.
일부에서 지적하듯 우리나라 시위문화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면 몰라도 지금처럼 폭력시위가 되풀이 되는 상황에서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싶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그간 북한의 3대 세습 독재체제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 말도 안했다. 그러면서도 불필요하게 국내의 혼란만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행동, 즉 “집시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표명” 등이나 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환골탈태와 변화가 필요함을 지적코자 한다. 순수한 시위는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폭력으로 국가를 뒤 엎으려 하거나, 무기에 준하는 위해물품(폭력무기 물건)의 운반 등으로 인명의 살상을 유발하는 시위가담-배후자까지 두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