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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와 노사관계 생산성 꼴찌 국가

“쌍용차 사태, 선진 노사관계 정립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시험지”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09/08/05 [12:30]
대한민국은 아직도 정부 기관과 노조가 지속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상한 국가이다. '진압'이란 말이 횡행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경찰은 쌍용차 노조원들을 진압하는 진압작전을 벌였다. 소위 공권력이 투입된 지 15일째 되는 날,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선 것이다. 이날 노조원이 격렬하게 저항, 경찰-쌍용차 노조원간 쌍방 피해자가 1백 4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진압'이란 피해를 전제로 붙여진 말일 것이다. 희생자가 많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들은 “정부-노-사가 대화에 나서라”고 훈수했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정책위의장은 8월 4일 “쌍용자동차, 파국 막아야 한다 -정부-노-사 모두 대화에 적극 나서야”라는 정책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 성명에서 “쌍용차 노사가 나흘 동안 7차 협상까지 벌이고도 합의도출에 실패, 파국의 위기에 직면했다. 협상결렬의 가장 큰 이유는 정리해고자의 구제범위였다. 사측은 무급휴직과 분사․영업직 전환 등을 통해 인원을 정리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무급휴직과 유급 순환휴직을 등을 통해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총고용보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제하고 “이번 합의도출 실패는 무엇보다도 그동안의 극한대립으로 인한 상호불신을 극복하지 못한 데 있다. 그러나 쌍용차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0만명에 달하는 직간접적인 고용인구, 경기도 지역경제에 주는 파급효과, 전후방 산업연관효과와 100만명이 넘는 쌍용차 보유 소비자들의 피해 등을 고려할 때 그 파장이 결코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 쌍용차   노조원들의 시위 장면
이어 “자유선진당은 노사가 파국을 막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회사측은 공권력에 의존하여 협상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하루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회의조차 참석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렬 선언한 것은 분명 협상의지 부족이다. 끝까지 협상타결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노조를 설득하는데 보다 성실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노조는 협상에 융통성을 가지고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지금 회사의 상태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 회사의 존망이 걸린 백척간두의 절박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해고대상이 되는 노조원들의 입장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큰 것을 살리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회사가 제시한 '협력업체 등에 취직 후 나중에 회사가 안정되면 재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도 지난 8월3일 발표한 “쌍용차 노-사 다시 대화에 나서라!” 제하의 성명에서  “도장 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제2의 용산참사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여연대는 “노동사회위원회(위원장: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제 2의 용산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정부의 무리한 공권력 투입 시도를 반대하며,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 중재 노력과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다시 노-사가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을 호소”했다. 참여연대는 “쌍용차 파산을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다. 공권력투입으로 더 상처를 입기 바라는 이도 더더욱 없다. 노사의 바람이 다르지 않다면 다시 한 번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테이블에 나서기”를 간곡히 호소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8월 4일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도 이 성명에서 사고를 우려 하고 있다. 이 성명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도장공장은 화약고나 다름없다. 도장공장은 시너와 페인트 등 인화성 물질이 엄청나 자칫 공장 내부에 화재라도 발생할 경우 그 자체가 폭발물로 돌변, 막대한 인명피해를 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쌍용자동차지부의 대화요구를 거부하고 공권력으로 농성 조합원들을 강제 해산한다면, 우리는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특히 ‘대형 참사’가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 있다. 또한 협상을 일방적으로 결렬하고, 이참에 노조 지도부를 말살하려는 사측 법정관리인과 경영진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쯤해서, 우리나라 시위문화의 후진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은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이 순위에서 대한민국은 지난해 4단계 상승한 결과를 냈지만, 노사관계 생산성 부분에서는 평가대상국 57개국 중 56위 였다. 어찌하여 우리나라가 만년 꼴찌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일까?  한 마디로, 그간의 노동계 불법 폭력투쟁이 경제위기 극복 및 국가경쟁력 제고의 걸림돌이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최근 쌍용차 사태는 선진 노사관계 정립이 무엇인지, 전 세계를 향해서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고 하겠다. 쌍용차 사태의 본질은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회사 경영위기 심화가 그 발화점이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구조조정을 하려할 때 정리해고 대상이 된 노동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해고철회를 요구하면서 같이 죽자는 식으로 공장을 불법 점거했다. 전문가들의 진단에 의하면, 쌍용차는 상하이 차의 부실경영 문제도 있지만 그 이전부터 사주의 선호 등을 이유로 대중적 이미지 차보다 대형 suv나 고급승용차만 생산하거나 신기술 개발보다 엔진 등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하고 스스로를 퇴보시키는 모습을 보여왔다.
 
노조원들의 장기간에 걸친 불범 점거로 인해 쌍용차는 일손을 완전히 놓은 상태이다. 악화의 길을 걷고 있다. 회사의 회생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꼬이고 꼬여, 급기야는 해고대상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채권단에서 아예 회사 자체를 파산시켜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등 회사 전체가 공멸의 위기에 처해있다. 뿐만 아니라 쌍용차와 함께 일해 온 판매망이나 협력업체들도 한결같이 일손을 놓고 사태해결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쌍용차는 노동자들의 공장 점거가 시작된 이후 이렇게 시간을 허비했다. 몇 백명의 해고 노동자 처리를 거쳐 회사를 회생시켜야하는데, 폭력시위에 의한 투쟁으로, 2만여명에 달하는 대량실직사태를 우려하는 큰 사건으로 번졌다.
 
지금은 국제적인 경제위기의 시대이다. 이런 때 일자리를 잃으면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다. 해고 노동자들의 입장이 이해가 가는 일이기도하다. 평생 일한 직장에서의 해고가 억울할 것이다. 그냥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감이 이해된다. 그러나 자기들만 죽을 수 없다면서 다 같이 죽자는 식의 무모한 점거투쟁은 결코 쌍용차와 몇 만명의 실직자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 차원에서도 심각한 파장을 미치는 행태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태가 이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은 해고노동자들만의 책임이 아니라 노동운동을 가장하여 해고노동자들의 불법 점거농성을 부추기고 선동한 일부 불순세력들의 충동질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점도 없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식의 부추김과 선동이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게 한심스러울 지경이다. 양보와 자기희생이 없는 일방적인 자기주장과 폭력을 동반한 억지주장의 말로는 공동멸망이다. 목젖까지 다다른 쌍용차의 청산 가능성, 2만 여명에 달하는 대량실직 사태, 경제적 손실 및 공권력 투입과 물리력을 동원한 진압으로 인한 국가 이미지 손상 등을 생각하면, 그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가정해보자. 일부 해고 노조원들의 점거농성 후유증으로 쌍용차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할 수도 있다. 그 파급영향은 어떠할까? 우선,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클 것이다. 문제는 폭력-점거농성으로인해 기업이 망한다는 관행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불법 점거농성에 끌려가는 관행이 지속된다면 어느 기업이 생존할 수 있겠는가? 쌍용차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의 무모한 점거농성이나 노동운동을 빙자한 일방적인 자기밥그릇 챙기기식 파업이 용납되어서는 안될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그래서 국가와 기업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공권력이 투입됐고, 진압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리라. 강제진압이라는 수순을 밟은 쌍용차 사태가 당장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 이런 식의 불법 폭력적 노동운동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지 않는다는 선진 노사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러 국가와 대기업들은 쌍용차 사태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기업도 국가도 아프면서 크는 어린 아이와 같은 길을 걷는다. 대승적 견지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 왔으면 한다. 쌍용차 사태는 선진 노사관계 정립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험지가 되었으면 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조사, 발표해온 국가경쟁력 순위 가운데 노사관계 생산성 부분에서 대한민국이 평가대상국 57개국 중 56위에 머물고 있는, 이 치욕의 순위를, 제발 탈피했으면 한다. 이 과정에서 더 이상의 희생자가 없기를 바란다. moonilsu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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