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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보고]스위스의 연말 분위기... 참으로 조용하다!

줄리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5/12/26 [07:41]
 

 

부자 도시 취리히의 겨울, 고요함의 이면

취리히는 매년 12월 25일 전후부터 1월 5일까지 일제히 문을 닫는다. 문을 닫는 것은 가게만이 아니다.

도시의 소음, 소비의 유혹, 사람들의 속도까지 잠시 멎는다. 이 시기에 내가 취리히를 찾는 이유다.

번잡함을 피하러 온 여행객이 아니라, 고요를 소비하러 온 이방인으로서 말이다.

그러나 이 고요함은 한편으론 특권이다. 작년, 캐나다인 할머니 동행과의 불편한 기억을 겪고

혼자 움직이기로 결심했다. 혼자 걷는 도시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동행 없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여유의 산물이다.

취리히의 겨울은 조용하지만, 그 침묵은 누구에게나 허용되지 않는다.

내가 머무는 아파트엔 주민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는 공간이 있다.

스틸 물통 두 개와 초콜릿, 로션을 내려놓자마자 사라졌다.

부자 나라라지만, 당장 필요한 물건이라면 누구든 가져간다.

나눔은 미덕이지만, 그 필요는 현실이다. 풍요는 언제나 표면에만 존재한다.

도시의 이면에는 누군가의 결핍이 있다.

거리에서 마주한 구걸인은 대부분 스위스인이 아니다.

부유한 나라에서 빈곤은 외부에서 들여온다는 식의 통념이 자리 잡는다.

교회 점심조차 3 스위스 프랑을 낸다. 자비와 복지의 이미지 뒤에

경제 논리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곳에서 가난은 ‘내부 문제’가 아니라 ‘수입된 문제’처럼 취급된다.

불편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도 취리히의 겨울은 고요하다. 아름답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비용을 지불한 뒤에야 누릴 수 있는 사치다.

잘 사는 나라의 평온함은 누군가의 긴장과 노동 위에 서 있다.

나는 다시 이 도시를 찾겠지만,  겨울 취리히의 눈부신 정적 속에서,

부(富)와 결핍의 경계가 더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In Zurich, everything shuts down from late December through January 5th.

Not only the shops—noise, consumption, and even the city’s rhythm fall still.

This is precisely why I return every winter.

Not as a tourist chasing excitement, but as a visitor seeking silence.

Yet such silence is a privilege.

After an uncomfortable experience with a Canadian companion last year,

I chose solitude. The city is strikingly beautiful when walked alone,

but the ability to choose solitude itself is a luxury.

Zurich’s winter is quiet, yes—but not equally quiet for everyone.

The apartment where I stay has a space for residents to leave what they no longer need.

I placed two steel bottles, chocolates, and lotion there—each disappeared almost immediately.

Even in a wealthy city, need exists. Prosperity lives on the surface; beneath it lies want.

Those begging on the streets are rarely Swiss. Poverty here appears imported, not native.

Even churches charge three Swiss francs for lunch. Charity exists, but never without economics.

Poverty is not embraced—it is managed.

Zurich in winter is still calm and beautiful. But that serenity has a price.

The city’s peacefulness stands atop invisible labor and tension,

and this winter has made that contrast unmistakable.

チューリッヒでは、12月25日前後から1月5日まで町全体が休みに入る。

閉まるのは店だけではない。雑音も、消費の衝動も、

人々の速度さえも一旦止まる。私はその季節にここを訪れる。

喧騒を求める旅行者ではなく、静寂を味わう旅人として。

だが、この静けさは特権でもある。

昨年、同伴者との不快な経験を経て一人で行動することにした。

独りで歩く街は美しい。しかし「独りでいる余裕を選べること」自体が贅沢だ。

冬のチューリッヒは静かだが、その静けさは誰にでも開かれているわけではない。

滞在先のアパートには不要品を置き、誰でも持ち帰れる棚がある。

スチールボトル、チョコレート、ローションを置くとすぐ消えた。

裕福な都市でも、必要は存在する。豊かさは表面で輝き、その裏には欠乏が潜む。

路上の物乞いはほとんどがスイス人ではない。

貧困は「外から来るもの」と認識されがちだ。

教会の昼食でさえ無料ではなく、3フランを支払う。

慈善の仮面の下には経済がある。

この国で貧困は守られる対象というより、管理される対象に見える。

冬のチューリッヒは相変わらず静かで美しい。

その静寂は代価を払い手にする贅沢だ。富の都市の平穏は、

見えない労働と緊張の上に成り立っていることを、この冬私は確かに感じ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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