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휴지기가 끝나자마자 한나라당이 이미 예고된 ‘세종당론’ 이벤트를 여론시장에 던지며 세종 불씨 지피기에 주력하고 있으나 큰 반향이 없는 형국이다.
‘국회부결’이란 세종 피날레가 이미 예견되고 있는데다 긴장국면도 희석된 탓인지 설 연휴 후 여론시장의 반응도 직전과 별다르지 않은 무덤덤한 국면을 띠고 있다. 자영업 종사자인 최 모(41.서울 강남구 도곡동)씨는 “이젠 수정안-원안의 득실 차원을 떠나 여권이 자신들만의 싸움에 계속 빠져 경제·민생현안은 뒷전으로만 밀려가 우려와 불만이 팽배하고 있다”며 “언론보도를 보니 그게 결국 차기를 겨냥한 것 같은데 경제 살리라 뽑아줬으면 거기에 치중해야지 꼭 배신, 기만당한 느낌이고 뭘 해도 이젠 믿을 수가 없다. 요번 지방선거에 이를 감안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나라의 세종 이벤트가 초기 약발이 떨어진 채 지속적으로 불씨가 꺼져가고 있다. 그간의 길고 지루한 ‘집안싸움’에 따른 여론시장의 ‘짜증’과 ‘피곤함’이 융합되면서 ‘제로섬’ ‘공멸’의 우려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한나라의 세종 군불 떼기가 작금엔 여론의 역풍으로 이어지면서 이는 고스란히 6·2지선으로 전이될 조짐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정 모(43.대구 수성구 지산동)씨는 “각종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의 발표와는 달리 현재 모 인터넷포털에서 진행 중인 세종관련 투표를 보니 원안이 수정안을 훨씬 앞지르던데 이를 떠나 조사기관과 언론에 따라서 또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등 어디든 이젠 믿을 수 가 없다”며 “사실 줄곧 한나라를 지지했지만 때 이른 집안 권력싸움에만 골몰하면서 경제와 민생은 도외시 하는 행보에 너무 실망이 크다. 그간 한나라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던 탓도 있지만 이번엔 좀 심사숙고를 해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현재 야후 포털에서 진행 중인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네티즌투표’는 17일 저녁 현재 총 8만4488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민투표 한다면 원안고수 찬성이 70.6%(5만9675명), 수정안 투표 29.4%(2만4813명)등 원안이 수정안을 압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또 일각에서 제기중인 ‘세종시 문제 국민투표’에 대한 네티즌투표 경우 총 4만685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민투표 반대가 63.7%(2만5928명), 찬성 36.3%(1만4757명)등 반대가 찬성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한나라 내 매파는 “이제부터 진짜 전쟁이다”며 목청 높이고 있으나 별 다른 여론의 반향을 얻지 못한 채 ‘자신들만의 리그’로 점차 함몰돼 가는 양태다. 오는 22일 한나라 의총이 예고됐으나 거기서 ‘결론’이 날 것이란 기대 여론은 어디에도 없다.
이번 한나라 의총은 이미 예정된 매파의 시나리오에서 친朴계와 중도파의 반향을 떠보기 위한 일종의 ‘관측용 무대’란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탓이다. 또 의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세종관련 법안이 결국 국회통과 선을 넘지 못하고 좌초할 것이란 게 현 여론시장 현장에서 설득력이 큰 채 주된 테마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매파 입장에선 3월 초 수정안의 국회제출을 앞두고 오는 2월 말까지 어떤 식이든 결론을 내야한다. 그러나 당초 합의한 ‘원안’을 이번에 재수정하고, ‘강제당론’으로 까지 밀어붙일 경우 이미 ‘원칙’의 방어선을 친 박근혜 전 대표에게 되려 빌미를 주면서 공세 역전의 바통까지 넘겨줄 수도 있다.
또 만약 ‘끝장 맞짱’까지 치달을 경우도 분당의 여지는 한나라 내 친李-친朴 어느 쪽에서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런 제반기류를 모를 리 없는 매파가 ‘당론’을 고리로 지속 ‘공론의 장’을 밀어 붙이는 배경과 관련해 친朴진영 일각에선 ‘당론 변경’은 결국 박 전 대표를 내칠 ‘공적 명분용’이란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정가 일각에선 한나라 매파가 적절한 시기에 퇴각 명분을 찾고 있는 가운데 가능하면 손상이 적은 최적기 확보와 동시에 ‘朴내치기’까지 내포된 ‘일거양득’의 무리수를 두면서 되려 민심이반을 자초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나라의 현 권력-미래 권력 간 세종을 고리로 한 ‘권력법칙’은 이미 작동한 가운데 ‘루비콘 강’도 건넌 양상이다.
문제는 전쟁이 시작된 만큼 향후 지방선거 공천 등을 놓고 양측 격돌은 ‘공천학살’이 일어났던 지난 총선때 이상의 격렬한 형태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특히 ‘세종 대립’ 여파로 ‘선거의 여인’ 박 전 대표의 금번 지방선거 지원 유세는 현재로선 불가하다는 게 중론이어서 한나라에 최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명분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의 스타일로 볼 때 세종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문제 때문에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언급한 만큼 결국 당내 세종시 향배가 어떤 귀결점을 찍느냐에 따라 선거지원 활동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종시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수정안의 ‘포기-불발’로 귀결되고, 지방선거 참패를 피하기 위한 박 전 대표의 유세를 원하는 당원들의 요구가 강해지는 ‘명분’이 따른다면 혹여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상 박 전 대표가 4년 전인 지난 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당 대표로서 전국 각지를 누빈 가운데 한나라는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과 서울 25개 구청장 모두를 포함해 기초단체장 230곳 중 155곳을 석권한 바 있다.
또 향후 한나라 공천구도가 비록 유동적이지만 만약 영남-충청 등 특정 지역에서 친李계 후보들이 나올 시 세종 여진에 따른 역풍 가능성도 배제 못할 전망이다. 여기다 박 전 대표의 외곽부대격인 미래희망연대의 압박도 연계된 채 한 몫 할 분위기다. 한나라 매파-박 전 대표 간 ‘차기 프리미엄’ 쟁탈전 여파로 당장 코앞에 닥친 6·2지선에서 한나라가 역풍을 맞을 개연성 지수만 점차 배가되고 있는 것이다.
세종-‘朴’배제-차기를 연계한 한나라 매파의 ‘일거양득’ 시나리오가 ‘소탐대실’의 국면을 맞은 가운데 그 가늠자 격인 6·2지선 향배가 현재 ‘視界제로’ 양태로 치닫고 있다. 세종시 향배가 6·2지선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가운데 그 뇌관이 내포된 부메랑이 한나라를 겨냥한 채 이미 허공을 가르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