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수정안에 대한 친이-친박갈등이 지루하게 벌어져 왔지만그 누구도 한나라당의 분당가능성은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거나 낮은 것으로 평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22일 의원총회를 열어 26일까지 토론을 거친 다음 당론변경을 위해 표결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구체화하고 여기에 따른 박계의 반발수위가 높아져 가자 ‘이러다간 정말 분당이라도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물론 안상수 원내대표가 의총을 당론결정의 형식 갖추기가 아냐고 바라보는 친박계를 의식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토론에 들어간다”고 진정시켰지만 친박계 의원 누구도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상황이 못 된다.
친이계 의원 100여명에다 중립성향의 의원 20여명을 설득해 당변경 의결정족수 113명을 확보하기 위한 친이계의 공세가 심상치 않은데다 그동안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을 구체화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던 자세에서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자 친박계는 긴장하고 있다.
더구나 친박계 의원들이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더라도 따를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병국 사무총장이 “표결이 민주적으로 이뤄진다면 누구든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고 (당론을 거부할 경우) 당헌ㆍ당규에 따라서 원칙대로 처리하면 된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원칙처리’ 방침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한나라당은 ‘분당의 경우 친이-친박 모두가공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분당의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한 번 살펴보자. 먼저 친박계는 의원총회 참석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바꿔 의총에 참가해 토론은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표결에는 참석하지도 않을뿐더러 당론으로 세종시수정이 채택돼도 이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세종시수정안이 국회에 상정되면 반대 또는 기권으로 수정안을 부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함께 같은 정당을 공유한다는 것이 타당한가.
친이는 어떤가. 만약 수정안에 대한 당론채택에도 불구하고 친계의 반대나 비협조로 국회에서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친이는 그냥 앉아서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의총에 따른 당론변경이 부결될 경우는 몰라도 당론이 채택됐음에도 친박에 의해 부결이 될 경우 한나라당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될 것이란 전망은그리 어렵지 않는 전망에 속한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세종시 수정안 입법’을 강행하는 자체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는 박 전 대표를 2012년 정권재창출의 동반자로 보지 않고 있는 증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진영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전쟁시대에 계 각국이 생존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음에도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보수진영은 세종시수정안 문제로 한해가 저물고 다시 한해가 시작되고 있음을 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차라리 분당하라는 보수논객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을까.
세계 민주정당 어디에도 작금의 한나라당과 같은 피아구분 없는 진흙탕 전쟁을 치뤘다는 사례를 찾기 힘들다. 더욱이 정당의 정체성을 지닌 문제가 아닌 국책사업 한 가지를 두고 여와 야의 극한대치를 연상시킬 정도의 당내분란은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 친이와 친박이 지금이라도 이 어리석고 지루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지 못한다면 다음 국민들의 마음은 분당우려가 아니라 ‘차라리 분당하라’는 절망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