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대립으로 갈등의 포연만 가득한 2010년 2월25일 현재 대한민국, 이명박 정부 출범 2년 차를 맞은 이날 각 언론들은 나름의 평가를 쏟아냈다. 그러나 갖은 기대와 희망을 품은 채 현 정권에 5년 간 살림을 위임한 국민들은 정작 어떤 평가를 할지 궁금하다.
기실 2년 전인 2008년 이날은 권력의 명암이 교차된 날이다. 10여 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야권 대선주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의 직전 주인인 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부터 ‘청와대 키’를 넘겨받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취임식 후 공식 업무에 들어갔고, 같은 시각 故 노 전 대통령은 열차편으로 고향 봉하 마을로 낙향했다.
지난 2007 대선 당시 표출된 5백만 표란 격차에서도 엿보였듯 이때만 해도 국민들이 한껏 기대를 부풀린 시기였다. ‘경제 활황’의 국민적 기대심리를 한 몸에 받고 청와대에 입성한 이 대통령과 그 굴레를 벗고 낙향한 故 노 전 대통령도 ‘책임-해방’의 카테고리를 여과 없이 교환했다. 그때만 해도 국민들과 두 현-전직 대통령들은 과거-미래의 교차점에서 앙금 없이 서로의 길을 가는 듯 했다.
그러나 낙향 후 “야! 기분 좋다..”며 일갈한 故 노 전 대통령의 해방감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못한 채 석양처럼 홀연히 지고 만다. 그로부터 1년 3개월 후인 5월 23일, 검찰의 참여정부 비자금 조사로 압박감에 시달린 故 노 전 대통령이 봉하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하면서 온 국민 및 정가의 충격과 함께 큰 변곡점을 맞는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란 전대미문의 부끄러움을 세계만방에 고하고 만 대한민국의 불운이 재차 시작되는 신호탄이었을까.
mb정권 집권 후 현재 경제 활황은 고사한 채 국가 빚은 기하급수적으로 점차 늘고만 있다. 덩달아 서민들의 애환 및 경제 위기감도 팽배하고 있는데다 여권 자신들이 야당시절 합의한 ‘세종시 원안’을 느닷없이 u-턴해 온 나라를 갈등 및 대립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여권의 차기구도 함수가 내포된 채 태동한 ‘세종시 수정안’의 포연만 가득한 안개 속 도시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 집권 2년차를 맞은 청와대와 여권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갖은 치적을 늘어놓은 채 ‘m비어천가’만 외치는 아이러니를 아무 의식 없이 행하고 있다. 여권의 ‘자의성’이 다분히 내포된 각종 여론조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팽배한데다 인정조차 않고 있지만 이조차도 외면하는 형국이다. 대통령의 ‘불도저’성향이 청와대 및 여권 전반에 전이된 걸까. 도통 국민들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마이동풍’의 양태만 만연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여권 내 2012 차기 함수가 내포된 ‘실용·실리(친李)-신뢰·원칙(친朴)’의 사생 결단적 대치가 국민들에게 까지 전이되면서 국민들 간 대립 및 갈등 구도도 덩달아 증폭되고만 있다. 세종의 결자해지 후에도 전반적 갈등 치유책은 묘연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까지 이르렀지만 정치권은 이를 아랑곳 조차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정쟁에만 골몰하고 있다. 작금엔 자신들의 직무유기로 인한 ‘국민투표’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국민여론은 찬동 않는 분위기가 대체적이지만 이를 인정할지 조차도 미지수다. 대체 ‘답’이 없다. 아무도 혜안을 내놓을 엄두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집권 2년을 맞은 이 대통령, 이젠 세상에 없지만 故 노 전 대통령과 주인공 없는 귀향 2주년을 맞은 봉하 마을이 권력의 무상함을 단상으로 ‘프리즘’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특별한 기념행사를 하지 않는 대신 한나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세종시 문제로 제반 정국이 꼬이면서 나름 심경이 복잡할 것 같다. mb정권 출범 공신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이날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2년차 점수로 80점을 줬는데 정작 국민들의 평가는 어떨지 역시 궁금하다.
봉하 마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도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았고, 이번 경우도 별다른 행사는 없으나 다만 권양숙 여사의 심경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5월 23일 서거 1주기를 맞아 지난해 11월 시작된 묘역 추가공사가 현재 60% 이상 진행된 가운데 현재는 조경공사가 한창이다. 바닥에 까는 박석설치 공사가 3월 중순부터 들어가는데 박석은 모두 3만8천개 가량 깔리는데 글자가 들어가는 박석은 1만5천개다. 박석에 글자를 새기는 작업은 ‘국민 참여’ 방식으로 이뤄진다. 묘역 추가공사는 4월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고, 이르면 5월초부터 참배가 가능할 전망이다.
권력은 모래성 같다. 아무리 공들여 쌓아도 언젠가는 무너질 유한성을 내포한다. 아무리 견고한 모래성도 비가 오면 어김없이 허물어지듯 권력이란 게 그런 것이다. 비가 오면 가차 없이 허물어지기에, 영원하지 않기에 그냥 미련 없이, 욕심 없이 쌓을 수 있는 ‘봉사’의 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비가와도 허물어 지지 않겠다는 ‘욕망’ ‘탐욕’으로 가득한 채 ‘우산’이라도 펴서 막으면 된다는 무리수를 두면서 ‘사필귀정’은 늘 필연으로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작금의 청와대와 봉하 마을의 외견이 얼핏 대조적인 듯 보이지만 실상 멀지 않은 시간에 상호 교차될 여지가 있음이 여기에 기인한다.
역대 대통령들 중 유일하게 ‘바보’라 불려도 너털웃음만 짓던 故 노 전 대통령이 하늘에서 흘리는 눈물일까? 공교롭게도 현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은 이날 유난히 많은 비가 대한민국 전역을 적시고 있다.
대구 = 김기홍 기자 searodeng@yaho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