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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이방호, 정치인 부친 그늘과 ‘업보’

자식들에게 어떤 ‘아버지’로 각인되고 있을까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0/03/23 [16:26]
세상일은 돌고 돈다. 영원한 게 아무 것도 없듯이 남에게 베푼 ‘선업’도, ‘악업’을 지은 일도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어느 날 행, 불행이 불현듯 닥치면 지난 ‘업보(業報)’의 연계선상이자 ‘사필귀정’의 필연으로 보면 된다. 그래서 ‘업’을 믿는 이들은 절대 말 한마디로도 악업의 ‘연(緣) 고리’를 만들지 않는다.
 
최근 뉴스 판을 달구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정치인 2세들 얘기다. 한국 정치판에 2세 정치인은 의외로 많다. 물론 경험의 공유와 구태반복 등 나름의 긍, 부정적 시각은 상존한다. 대표적으론 대통령 가 출신인 박근혜 전 대표와 김홍일 전 의원을 비롯해 상당수 전현직 2세 정치인들이 있다. 이번 6·2지선에도 다수의 2세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현 실세인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초기 실세였던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딸들이 서울 서초구 시의원에 나선다. 공교롭게도 한 지역이다. 최 위원장 딸인 호정(43)씨는 한나라당 서초 을에 공천신청을 했고, 이 전 총장의 딸 지현(34)씨는 재선을 노리며 서초 갑에 나선다. 눈길을 끄는 건 현 한나라당 서초 갑 당협위원장인 이혜훈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이 전 사무총장의 공천학살 대상이 됐던 친朴계인 점이다. 이 의원은 현재 말을 아끼고 있다.
 
호정씨는 고2와 중2 아들, 딸을 둔 가정주부로 다채로운 지역 봉사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초 을 당협위 차세대 지회장직을 맡고 있고 서울시당 정치아카데미도 수강하는 등 입지를 키워온 인물이다. 호정씨는 21일 “풀뿌리 정치를 통해 주민에게 더 봉사하고 싶다”는 출사의지를 밝혔다. 이날은 마침 자신의 아버지가 ‘현모양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한 날이어서 묘한 대조를 이뤘다.
 
또 지현씨는 미국 의회 및 한국 국회에서 인턴 생활을 거치면서 정치실무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현직 여권 유력인사들의 2세가 지방선거에 나선 것도 눈길을 주지만 '아버지의 그늘'이 언론에 새삼 투영되면서 역 반사되고 있다. 득실의 함의는 현재 반반이고, 결과는 서초지역 유권자들의 선택과에 달렸다.
 
최 위원장은 최근 ‘여기자=현모양처, 딸=시의원 출마’란 이중 잣대로 인해 호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또 “살면서 몇 가지 행복이 있는데 탄탄한 남편을 만나야 하고 재물과 알맞은 일거리가 있어야 하고 행복한 자녀를 둬야 한다”는 그의 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한 네티즌은 “탄탄하지 못하고 재물도 없고 일거리도 없는 남자는 죽어 란 소리냐? 강남 졸부 자식이 아니면 죽어 란 소리로 밖에는 안 들린다”고 성토했다. 그는 사과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숙질 조짐이 없다. 이 전 총장도 지난 2008년 총선 공천 당시 친朴계 대량 학살의 주역으로 인식되면서 그 업보의 그늘이 여직 드리워진 상태다. 아버지들의 ‘업보(?)’로 인해 새삼 애꿎은 자식들만 여론의 도마에 오른 형국이다.
 
부모의 ‘공덕’과 ‘업보’는 자식에게로 간다는 말이 있다. 이는 물론 개인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공덕-업’도 결국 자신의 ‘과보’로 귀결된다. 예전부터도 그랬지만 새삼 세상과 하늘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세상은, 대한민국은 참 좁다. 일견 핵심에서 좀 비키는 것 같지만 진실과 비밀은 가린다고 가려지는 게 아니란 얘기가 있다. 세상과 주변을 모두 가려도 ‘자신’과 ‘하늘’만은 가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살면서 부딪히는 갖은 인연들에 지위-부-명예 등의 높낮음과 득실 등을 가리지 않고 모두 한결같게 대하란 가르침도 있다. 구분도 업이다. 자신이 구분하면 상대에게 자신 역시도 구분당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상대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란 얘기가 있다. 모든 상대와 현상에서 자신을 비춰보고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버지들은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아는 권력을 가진, 가졌던 유력인사지만 좋은 일도 아닌 논란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2세들은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까. 그 권력도 주인인 국민들에게 단기간 위임된 ‘하인’ ‘봉사’ 의미를 띠고 있는데 이 두 딸들은 진정 각인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아버지와 자식이 꼭 ‘동색’이라 치부할 수는 없다. 다만 성장과정상 영향의 추정과 여지는 있지만 모를 일이다. 단정 지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다만 이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니 그럴 뿐이다. 또 지난 2008년과 최근에 아버지들의 행보, ‘업’이 불거지고 있을 뿐이다. 아버지들이 권부의 전현직 ‘공인’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선택의 ‘키’는 서초구민들이 쥐고 있을 뿐이며 또 결과도 존중되어야 한다. 물론 ‘연좌제’ 개념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작금의, 또 예전의 아버지 일로 그 자식이 피해를 보는 일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다.
 
아버지는 세상을 비추며 가치관을 키우는 거울이고, 어머니는 인간관계를 투영하는 거울이란 생각이다. 옛 어른들이 집안끼리 인연을 맺을 때 꼭 그 부모를 살펴보란 얘기가 구전처럼 내려오고 있다. 딸을 볼 때도 그 어머니를 먼저 살펴보란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도 사람 나름, 정답은 없을것 같다. 하지만 살아보니 전혀 무시할 사안도 아닌 것 같다. 다만 비록 유력인사가 아닐지언정 또 부, 명예, 권력 등을 갖지 않은 평범한 아버지라도 최소 자식에게 ‘존경’은 받아야 한다 생각한다. 것은 최소한의 ‘기본’이다.
 
최소 도리 상 자식이 부모를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륜적 예의상 그건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작금에 최시중, 이방호 씨는 자식들이 자신들을 어떤 ‘아버지’로 생각하는지, 또 것에 신경은 쓰고는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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