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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바레 그곳에서 어떤 일 벌어지나

퇴폐·향락 바람 타고 속옷차림 섹시댄스 이어져

이강혁 기자 | 기사입력 2005/09/15 [20:01]
70~80년대 논다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던 카바레. 제비족들이 부유한 사모님을 꾀어 신분상승을 노리는 곳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던 그곳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름 아닌 젊은 층에서 유행처럼 번진 퇴폐·향락의 바람이라고. 속옷차림의 아줌마 섹시댄스가 벌어지는가 하면 중년 여성과 20대 남성, 중년 남성과 20대 여성의 대가성 관계가 맺어지기도 한다는 것. 신(新) 카바레에서 벌어지는 세태를 따라가 봤다.

퇴폐·향락 바람 타고 속옷차림 섹시댄스 이어져

진정한 춤에 대한 끓어오르는 열망으로 제대로 된 춤을 배우기 위해 홀홀 단신 기나긴 춤 고행 길에 오른 박풍식. 혹자는 ‘제비’라고 말하지만 ‘사교댄스’를 추는 자칭 무도예술가다.

돌아온 박풍식은 제대로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어쩔 수 없이 카바레를 찾게되고, 새로운 춤 파트너를 만날 때마다 열심히 춤을 추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춤 파트너 여성들은 행복해하며 어김없이 돈 봉투를 박풍식의 손에 쥐어 줬다.
지난 봄 화제를 모았던 영화 ‘바람의 전설(감독 박정우)’ 시놉시스의 일부다.

영화에서처럼 그 동안 카바레라고 하면 일명 ‘장바구니 부대’로 통하는 중년 여성들과 ‘제비족’간의 춤바람이나 이에 얽힌 사기행각 등 부작용을 표출시키며 사회문제로 집중 조명되곤 했던 곳이다. 이때문인지 수 년 전부터 중년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카바레는 급속히 몰락했다. 전통을 고수하며 카바레 간판을 내건 일부 업소는 백발이 성성한 50~60대 춤꾼들만이 허전한 자리를 메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발빠른 카바레는 성인나이트, 관광나이트 등으로 형태를 바꿔가면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떠나는 중년들의 발길을 잡아 세웠다. 더욱이 최근에는 룸바, 자이브 등 사교댄스 열풍으로 카바레는 물론 콜라텍까지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영화 속 얘기처럼 진정한(?) 무도예술가들의 활동도 그만큼 활발해지고 있는 것.

그러나 모양만 바꾼 카바레에서도 문제는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다. 욕망에 눈먼 짝짓기(일명 부킹)가 난무하고 젊은 남성과 춤추기 위한 중년 여성들이 치열한(?) 각축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남녀가 모이는 장소인데다 인간을 표현하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는 춤, 거기에 음악까지 접목됐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것. 기존 장바구니(?) 전시장을 벗어나는가 했더니 한술 더 떠 젊은 층에서 벌어지는 퇴폐·향락성 이벤트까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속옷차림 아줌마 ‘섹시댄스’
이제 카바레는 블루스, 차차차, 지루박 등 과거의 춤은 사라져가고 있다. 이곳에서도 힙합과 테크노가 범람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카바레를 다녀온 사람들의 귀뜸이다. 더구나 강남 고급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졌던 섹시 춤 대회와 같은 이벤트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기도 한다고.

경기도 k시에 있는 카바레를 다녀온 p(46·남). 그는 오랜만에 카바레를 찾아 예전의 추억을 되새기고자 했다고.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자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바로 말로만 듣던 ‘섹시댄스 경연대회’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 이날 대회에 참가한 대부분은 30대 중반의 남녀와 40대 중반의 남녀들.

처음엔 다들 이런 경연대회가 어색해서인지 몸들이 굳어 있는 듯한 분위기. 그러나 이내 사회자가 분위기를 돋우며 음악이 빨라지자 이들의 움직임도 박자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30·40대들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느린 템포의 음악이 나오면서 한바탕 몸을 푼 이들의 몸짓은 더욱 적극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손으로 허리에서부터 머리까지를 쓰다듬는 여성에서부터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모아 흔드는 여성, 아예 허리띠를 풀고 뱀춤을 추는 아저씨까지 갖가지 춤이 선보였다고. 이날 영예(?)의 대상은 자신의 속옷을 벗어 흔든 30대 후반의 여성이 차지했다.

섹시댄스 경연대회가 끝나자 한껏 흥이 달아올라서 인지 스테이지는 발디딜 틈도 없었다고. 하지만 적응 안되는 분위기에 넋을 놓고 스테이지를 바라보던 p의 눈에 한가지 이상한 점이 보였다.

30대 초반의 젊은 남성과 40대 중·후반의 여성 커플이 자주 보였던 것. 반대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과 40대 중반의 남성 커플도 상당 수 있었다고 한다. p에게 부킹을 주선하겠다며 다가온 40대 초반의 여성 웨이터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제적 능력이 되는 중년들과 몸 되고 춤되는 젊은 층이 상부상조하는 것 아니겠냐. 춤 잘 추는 30대 초반의 남성을 차지하기 위해 40대 중반의 중년 여성들의 부킹 요청이 끊이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p는 그때서야 러브호텔이 카바레 주변에 즐비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p의 경험처럼 최근 카바레에서는 소위 말하는 제비족을 찾아보기 힘들다. 70~80년대 어설픈 제비족 행세에 ‘몸 버리고 돈 버릴’어수룩한 중년들도 없다.

하지만 춤 실력과 외모까지 뛰어난 젊은 층이 이곳으로 유입되면서 중년들의 끈적한 파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더욱이 예전 방식에서 다양한 업그레이드를 하며 달라진 카바레는 그만큼 더욱 노골적이고 퇴폐, 향락적인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부킹과 섹시댄스가 난무하며 성인 놀이문화의 한 단면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이다. hyok2450@dreamwiz.com   <사건의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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