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시작됐다. 한국이 승리를 거듭할수록 5000만 붉은 악마들의 잠자는 시간도 줄어든다. 2010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전해주는 남아공과 한국의 시차는 무려 7시간. 남아공에서 저녁 7시에 월드컵 경기를 시작한다면 한국시간으로는 자정을 넘어선 새벽 2시가 되는 셈이다. 이때까지 뜬눈으로 지새우다 경기를 보게 될 경우 새벽 4시에 경기가 끝난다는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첫 경기인 그리스전은 한국시간으로 밤 8시 30분으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도 같은 시간이다. 나이지리아만 새벽 3시 30분에 시작돼 응원단들이 고통을 겪을 전망이다. 그런데 잠을 잘 자야 월드컵 승리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응원단들이 충분한 숙면으로 원기 발랄한 응원의 기를 보내야 선수들도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바야흐로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하게 하는 월드컵 시즌이 시작됐다. 이미 그리스전이 끝났고, 아르헨티나와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일 나이지리아전만 남겨둔 상태다. 그러나 16강에 올가갈 경우 한국의 경기는 계속될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본선 32강 중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함께 b그룹에 속한 우리나라의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인해, 축구팬들은 매일같이 타국가들의 경기까지 tv나 인터넷으로 관람하고 있다.
열혈 축구팬인 이성광(31)씨도 퇴근 후에는 집에서 축구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국가별 경기를 시청한다. 하지만 경기 대부분이 해외에서 하는 경기로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시간이다 보니 수면리듬이 깨져서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잠을 자야 하는 이유
사람의 몸은 낮에는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높아지면서 신체가 활동하기에 적합하도록 조절된다. 밤이 되면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감소하고 혈압도 따라서 내려가게 되어 자연스레 잠을 자고 싶어진다. 기계도 쉬지 않고 작동하게 되면 과부하가 걸리거나 고장이 나기 쉽다. 사람의 몸도 이와 마찬가지다. 잠은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휴식인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잠을 위기(衛氣·인체를 외사로부터 방어하는 기능을 가진 기운)의 순환으로 설명한다. 위기가 낮에는 움직임이 많은 몸 바깥 부분이나 근육에 몰려서 활동하므로 각성상태가 되는 것이고, 밤에는 내부로 몰려 내장 기능만 지원함으로써 수면상태가 되는 것이다. 밤이 되면 사람의 몸이 자연스레 잠을 자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잠들지 않는 사회의 수면장애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환자의 수는 꾸준하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결과에 한몫을 한 것은 바로 ‘문명의 발달’이다. 고도로 발달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생활양식은, 24시간 동안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빛이 꺼지지 않는 사회로 만들었다. 또한 산업의 발달로 노동시간에 있어서도 교대근무제나 야근 업무를 강요당함으로써 인간의 기본적인 신체리듬이 흔들리고 있다.
이성광씨처럼 평소에는 규칙적으로 이루어졌던 수면이 특정 요인으로 인해 수면리듬을 잃고 사회적으로 적절한 시간대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또는 일어나지 못하는 장애가 발생할 때, 이를 ‘일주기리듬 수면장애’라 한다. 일주기리듬 수면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한 예로 ‘시차증후군’을 들 수 있다. 외국에서 보낸 첫날 밤,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수면장애가 찾아왔을 때는 먼저 생활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일정한 시간에 수면을 취해야 한다. 하루 이틀은 괜찮지만 월드컵 기간 동안 계속 수면리듬을 무시하면 후에 정말 잠들고 싶을 때 잠이 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졸리는 신호가 오면 잠자리에 누워 저절로 수면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이 좋다.
불면증 전문 한방클리닉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잠은 건강에 직결된 중요한 요소이나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면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라며 “월드컵에 관심이 쏠리고 밤을 새어서라도 경기를 관람하고 싶겠지만, 연이어 잠을 자지 않고 무리하면 수면리듬이 무너질 뿐 아니라 몸의 면역력도 떨어져 다른 질병이 찾아올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어젯밤 왜 그런 꿈을?
응원열기에 빠져 부족한 잠을 새우잠으로 대처하다 보면 많은 꿈을 꾸게 된다.
그러다 자신이 선수가 되어 승리하는 꿈도, 패배하는 꿈도 꿀 수 있다. 행여 자신의 실수로 팀이 패배해 쫓기는 꿈이라도 꾸게 되면 그날의 신체리듬은 매우 엉망이 될 수도 있다.
꿈에는 옛날 통일신라의 영웅이었던 김춘추, 김유신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야사가 있다. 김유신은 김춘추의 둘째 여동생 문희를 부인으로 맞게 되는데, 맨 처음 첫째 여동생인 보희가 아닌 둘째 여동생인 문희가 김유신과 먼저 결혼을 하게 된 이유에 관한 것이다. 바로, 첫째 보희가 자기가 눈 오줌이 금성을 잠기게 하는 꿈을 꾸고 망측해하는데, 예사 꿈이 아님을 느낀 둘째 문희가 언니에게서 이 꿈을 사게 되어 결국 김유신과 먼저 혼인하게 되었다는 야사가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가끔 ‘내가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라고 할 만큼 다소 황당하거나 신기한 꿈을 꾸기도 한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처럼 왜 그런 꿈을 꾸는지, 꿈의 내용이 어떤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지 지금까지 완전하게 밝혀지진 않고 있다.
다만, 과학자들의 다양한 임상 실험 결과를 통해 꿈의 내용이 개인의 동기, 생각, 기억과 성격의 영향을 받으며 사람의 성별, 나이, 정신활동, 직업과 생활 이력, 신체상황, 그리고 자연환경 등의 요소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꿈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이런 영향 요소들을 살펴보면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경험에 의해 꿈의 시나리오가 정해지는 것이다. 꿈은 나이, 성별, 평소의 정신활동, 직업, 생활 이력과 연관이 있으므로 낮에 경험하고 생각한 것이 있으면 밤에 꿈으로 나타날 확률이 크다. 특히 근래에 불안, 걱정 요소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런 불안한 감정이 꿈에서 쫓기거나 절벽에서 떨어지는 등의 내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꿈 기억 못하는 게 정상
두 번째로 잠을 자는 자세 등 신체 상태와도 관련이 있다. 김춘추 동생과 관련한 야사에서처럼 꿈에서 화장실을 급히 찾거나 오줌을 누는 등의 내용이 나왔다면 방광에 소변이 차서 배뇨욕구가 꿈의 내용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또 잠잘 때의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손을 가슴에 얹은 자세로 잠을 자면 심장과 대뇌, 폐 부위의 혈류량에 영향을 주어 꿈속에서 자기 가슴에 커다란 돌이 눌러져 있어 꼼짝달싹할 수 없거나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등의 악몽을 꾸기도 한다.
질환과 관련하여 몸에 아픈 곳이 있다면 이런 신체상태도 꿈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한의서 <황제내경>에서는 폐의 기능이 허약하면 꿈속에서 금속물체를 보게 되고, 사람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게 된다고 언급했다. 또 신장의 기능이 허하면 배가 뒤집히고 물에 빠지는 꿈을 꾸게 되고 비장의 기능이 허약하면 꿈속에서 음식이 부족하거나 병의 상태가 나타나면서 무서운 악몽을 꾸게 된다고 한다.
불면증 전문 한방클리닉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평소 의식의 세계에서 억눌린 감정을 꿈으로 표현함으로써 감정의 망각이나 순화, 정리가 이루어진다. 때론 악몽을 꾸기도 하지만 정상적인 상태의 꿈은 사람의 정신 상태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꿈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어 휴식을 방해, 잠을 자도 개운치 못하게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꿈 때문에 잠을 설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설치기 때문에 꿈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꿈에서 몸을 심하게 다치는 등 꿈속 내용에 놀라 자주 깬다면, 가슴앓이나 우울증 초기인 경우가 있으므로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마음과 수면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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