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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9일 오후6시.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달래며 나의 온 신경은 TV에 고정되어 있었다. “5. 4. 3. 2. 1. 0”,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와~ 이겼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린아이처럼 폴짝 폴짝 뛰었다. 같이 TV를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평소와 다른 나의 행동에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의아해 했다. “박근혜가 이기는 걸로 나오는데 왜 저리 좋아 할까?”라면서.
투표율 76%, 방송3사의 출구조사는 오후 5시까지의 집계 결과였다. 나는 마지막 1시간 유권자의 선택은 문재인이라고 확신했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었지만. 그런데? 개표 초기부터 뭔가 이상했다. 단 몇십표 밖에 안 되는 개표결과가 공개되기 시작하고, 오후 8시경 ‘박근혜 당선유력’이 뜨기 시작했고 결과는 ‘51.6% 대 48.4%’로 ‘박근혜 당선’이 발표되었다.
이해가 안됐다. 왜? 선거일 전 중선위 위원장이 기자회견 석상에서, 이번 개표는 1차로 전자개표를 거친 뒤, 참관인들의 배석하에 다시 수검표의 재검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부정선거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검표는 없었다. ‘전자개표=>수검표=>선거관리위원장의 공표’라는 절차를 거쳐야 확정되는 것 아닌가? 이걸 인정해? 말아야 해?
가슴이 아프다.
지려고해도 질 수 없던 선거!
아프다 못해 찢어질 지경이다.
나는 문재인 후보와 일면식도 없다. 하지만, 변호사라는 직업과 노무현 정부 하에서 비서실장을 역임한 것들만 빼면, 그의 성장과정과 인생스토리는 나의 족적과 너무나 흡사했고, 우리네 서민 삶과 너무나 닮았었다. 그래서 나와 당원동지들은 ‘민주당후보 문재인’이 아닌 ‘국민후보 문재인’을 지지했고, 반드시 대통령에 당선되길 소망하며 열심히 성원했었다.
돌아보면, 이번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해방이후 변곡점의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 故박정희 대통령 부부의 망령을 불러내어 박근혜를 숙주로 삼아 화려한 부활을 기도하던 ‘극우파시스트세력’과 부패정치와 구태정치로 점철된 질곡의 역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정치질서와 21세기 희망찬 ‘미래대한민국을 지향하는 제 세력’ 간의 물러 설 수 없는 한판 전쟁이었다.
선거는 끝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수개표 미검’이라는 절차적 미완의 국민의혹을 뒤로한 채 박근혜 후보를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으로 최종 확정하고 발표해 버렸다. 문재인 후보 또한 패배를 인정하고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국민적성원을 부탁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윤창중이라는 자는 누구인가? 대선기간 내내 박근혜 할렐루야를 부른 것도 모자라서, 상대후보 진영에 대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쏟아내어 선관위로부터 수차례나 지적을 받았고, 대선이 끝나고 나서도 박근혜를 찍지 않은 절반의 국민들을 ‘반(反) 대한민국 세력’이라고 규정한 극우분자 중에서도 꼴통극우분자다.
선거 기간 내내 주구장창 ‘100% 대한민국’과 ‘국민대통합’을 꽃노래처럼 불렀던 박근혜 당선인이다. ‘윤 창 중’ 이런 꼴통 중의 꼴통 극우파시스트를 그녀의 생각을 전달하는 수석대변인에 임명한 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이는 곧,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방향을 예고해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윤창중의 막말 어록 중 몇 개 만 살펴보자.
이하 극우파시스트 윤창중의 막말 어록이다.
“엄연히 종북세력이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고 그들도 투표권을 갖고 있는 게 사실! 이걸 ‘대한민국 세력’이 막지 못하면 박근혜가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정말 큰일 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애국가세력 대 반(反) 애국가세력’ 간의 일대 결전임을 선언하노라! '애국가세력'의 대승으로 끝나야 한다.(<윤창중 칼럼세상>‘애국가와 태극기가 박근혜 유세장에 등장했다.’ 중에서. 2012/12/12)
“노무현이 남기고 간 어록(語錄)을 일일이 재생하겠다. 피 끓어오르게 하는 분노 속에서! 노무현이 쏟아낸 수많은 안보 망언 중 지면상 극히 일부만! … (노무현의 후계자인) 이런 문재인이 박근혜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한민국에 망조(亡兆)의 그림자가 대기하고 있다 봐야 한다. 결코 과언이 아니다. 과언이! 정말, 국민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윤창중 칼럼세상>‘노무현의 아바타’에게 ‘대한민국 안보를 맡겨?’ 중에서. 2012/12/14)
“(문재인을 지지한 정운찬은) ‘정치적 창녀(娼女)’의 한 사람에 불과할 뿐. 서울대 총장 지낸 게 아까운 인생! 나머지 ‘정치적 창녀’들-박근혜의 일급 정치참모였던 윤여준, 박근혜가 당대표할 때 원내대표 했던 김덕룡, 상도동 YS의 차남으로 YS 덕에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자리까지 지냈던 김현철…이들 수많은 ‘정치적 창녀’들이 나요, 나요 정치적 지분을 요구할 게 뻔하다.” (<윤창중 칼럼세상>‘투표장에서 선거혁명을’ 중에서. 2012/12/18)
“뭐? 문재인이 단일후보다? 정말 인간의 위선과 가증스러움에 구역질을 참을 수 없다. 더러운 술책에! 온 국민이 뒤늦게나마 안철수를 경멸했다고 기록해 놓아야 한다.” (<윤창중 칼럼>‘더러운 안철수!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중에서. 2012/11/24) 안철수 후보를 열렬히 지지하는 세력들을 ‘안빨’로 폄훼하며 “안빨들은 내가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저질이다... 정말 살 떨리게 하는 ‘안빨’들의 증오. 완전히 안철수에게 미쳤다” (2012/8/24)
“국가 중심세력이여, ‘바닥 양아치 민주주의’를 혁파하자! 이런 바닥 양아치 세력이 12월 대선에서 정권 잡으면 나꼼수 대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시키고도 남는다. 마키아벨리, “인간은 자기보다 못한 세력에 의해 통치를 받을 때 치욕을 느낀다. 치욕을 넘어 멀미! 구토! 현기증 난다.” (<윤창중 칼럼세상> ‘나의 4월 투쟁선언’ 중에서. 2012/4/12)
“대한민국의 건국→산업화→민주화를 견인해 온 우리 국가중심세력의 위대한 승리, 거룩한 승리다!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지켜내려는 ‘대한민국 세력’과 이를 깨부수려는 ‘반(反) 대한민국 세력’과의 일대 회전(會戰), 거기에서 ‘대한민국 세력’이 마침내 승리했다. 승리를! ‘반 박근혜 세력’이 국민의 절반이나 된다는 사실부터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걸 제대로 인식하고 '단칼'로, '한방'으로 ‘박근혜 정권’을 세워야한다. 강한 면모를 보여야 ‘박근혜 정권’을 세울 수 있다. 강한 면모? ‘무서운 박근혜’의 면모를 일거에 보여야 한다. 대통령 박근혜를 만들어 준 것에 멈춰선 결코 안 된다. 국가 중심세력은 대통령 당선자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를 지켜내면서 견인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5년 뒤 꼭 이맘때 대통령 박근혜의 대(代)를 이을 보수우파 대통령을 반드시 또 뽑아야 한다. 대통령 박근혜를 박정희 대통령 이후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으로 만들고, 5년 후 ‘포스트 박근혜 시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윤창중칼럼세상>‘국가중심세력이여 영원하라!’ 중에서. 2012/12/20)
윤창중의 글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극우파시스트세력들은 국가중심세력으로 포장한 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를 숙주삼아 박근혜 대통령을 끌면서(견인?) 대한민국을 유신독재시절로 돌리려하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참으로 무서운 현실이 눈앞에 닥친 것이다. 하지만 저들의 손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온전히 맡겨 놓을 수는 없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모든 미래지향세력은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
그리고...외치자.
“문재인! 그대는 내 마음의 대통령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