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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를 지키는 사람들, 119소방대

"우리같은 사람들이 있어야 불도끄고 사람도 구하죠"

박희경 기자 | 기사입력 2005/12/07 [16:27]

매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불조심’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공장 이곳저곳에 내걸린다. 평소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도 불조심 강조 기간이 되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제철소 각종 시설물의 재산과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이들에게 감사함이 더하게 마련이다. 불조심 강조 기간에 더욱 생각나는 사람들. 6명이 한 조가 되어 묵묵히 24시간 전문 소방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 포항제철소 노무안전부 소속 소방대가 여기 있다.
▲     © 포스코

 
희생과 봉사, 이것이 사명
 
칠흑 같은 어둠, 매캐한 연기가 자욱한 불길 속을 뚫고 직원의 생명과 회사의 재산을 구하는 일이 직업인 노무안전부 안전팀 119 소방대원들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에 대해 그들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겠는가’라는 자부심과 긍지로 촌각을 다투는 제철소 내의 화재 현장에서 늘 선봉에 선다.
 
특히 요즘처럼 날이 추워지는 겨울은 이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든다.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열을 다루는 각종 난방도구의 사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화재발생률도 높아진다. 물론 과거에 비해 소방장비가 더욱 현대화·과학화됐다고는 하지만, 이로써도 안 된다면 소방대원들의 초인적인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밖에 없다.
 
예전과 달라진 화재 상황도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과거에는 나무로 축조된 건물들이 많아 건물에 붙은 불만 조심하면서 끄면 됐죠. 하지만 요즘은 화재가 나면 화학 인화성 물질들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유독가스도 조심해야 합니다. 질식의 위험이 있거든요.” 소방대원들은 갈수록 일하는 환경이 힘들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불이 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침착성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불이 났다고 해서 무작정 문을 열고 뛰어나가면 무척 위험합니다. 가스화재일 경우 폭발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도석환씨(40)가 말을 이었다. 그는 안전불감증이 불러일으키는 사고도 적지 않다면서 “최근에 주로 일어난 사고는 대부분 ‘부주의’가 원인입니다. 퇴근 시에는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빼놓고, 불필요한 전원은 사전에 차단해 두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죠”라며 불조심은 집에서나 공장에서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결국 “조심하고 살펴보고 점검하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설명이었다. 또한 도씨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화재사고를 설명해 줬다.
 
“한 번은 맞벌이 부부가 사는 집에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어요. 아마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를 올려놓은 채 깜빡 잊고 출근 준비를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만 과열이 돼서 불이 붙었고, 당황한 나머지 싱크대의 물을 끼얹었는데 오히려 산소와 반응해 불길이 더욱 거세진 거죠. 가정에 소화기만 한 대 비치했더라도 불길을 잡을 수 있었는데 정말 위험천만한 대처였죠.” 화재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들으니 ‘순간의 방심이 엄청난 재난을 가져온다’는 불조심 표어가 떠오른다.
 
 “이것도 인연인가 봅니다”
 
위험한 일을 어떻게 직업으로 삼게 됐느냐는 질문에 김문만씨(55)가 대답했다. “군 생활을 하던 중이었죠. 커다란 산불이 났어요. ‘저 불은 내가 꺼야 한다’는 일념으로 장대 하나 들고 진화에 나섰죠. 불 끄느라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옆이 낭떠러지였던 거예요. 그만큼 불 끄는 일에 푹 빠졌어요.” 그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소방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행이면서도 기억에 남는 일이 있어요. 화재 현장에 할머니 한 분이 쓰러져 있었죠. 아무런 기척도 없어서 돌아가신 줄 알고 눈을 감겨 드렸는데 갑자기 눈을 뜨시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감겨 드렸는데 또 뜨시더라고요. 얼른 구조대를 통해 병원에 이송해 목숨을 건졌어요.” 박용걸씨(50)가 당시의 생생한 회고담을 들려준다.
 
불을 끄는 일은 기본. 인명구조를 비롯해 사고예방 활동까지 모두 이들 소방대원의 몫이다. 응급상황에서 소방대원들의 노고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올 11월까지 산불진화를 비롯해 각종 화재진압을 위해 외부로 출동한 것이 14회, 응급환자 이송으로 출동한 것이 51회나 된다. 또한 화재가 없는 날에는 제철소 내 공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소화기 사용법, 화재 시 대피요령, 화재 초기진압 요령 등 불조심 강조와 더불어 화재 계몽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훈련도 실제와 다름없어
 
소방대원들의 화재진압 자체 모의훈련 모습은 마치 실제와 다름없다.
‘훈련을 실전처럼’이라는 슬로건에 따라 연습을 알리는 비상벨이 울리자 이들은 진압장비에 필요한 옷으로 순식간에 갈아입었다. 응급조치 장비를 챙겨 들고 출동 태새를 갖추는 대원들의 몸놀림은 무척이나 민첩했다. 이들에게 시간은 곧 재산이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남의 생명과 회사의 재산을 지키는 일은 어쩌면 자신의 생명까지 내맡길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화재를 진압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회사의 시설물을 지켜 내겠다는 긍지와 자부심이 이들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소방대원의 가족들은 그들이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할 때까지 함께 긴장한다고 한다. 위험의 최전선에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이들이 항상 무사히 복귀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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