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등을 놓고 싸우는 클래식 하위권과 승격의 기회가 주어지는 챌린지 상위권을 살펴보면, 다른 팀에는 없는 그들만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12년 승강제 도입 이후 강등을 경험한 5팀이 모두 승격과 강등의 범위 내에 위치해있는 것이다.
K리그의 동네북, ‘대대강광 동맹’
K리그에는 ‘대대강광 동맹’이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대전 시티즌, 대구FC, 광주FC, 강원FC 4팀을 의미하는 말이다. 지난 2010시즌 당시 이들은 부진한 경기력 ‘승점자판기’라는 오명을 받으며 나란히 12위부터 최하위(강원-대전-광주-대구 순)를 기록했다. 당시엔 시민구단인 광주FC의 창단 이전으로 현재 상주에 있는 상무가 광주를 연고지로 하고 있었다.
광주상무가 광주FC로 새롭게 시작하고 난 이후로도 판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시작한 광주는 ‘신생팀 돌풍’을 이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성적이 떨어지며 ‘대대강광’에 상주상무가 추가된 하위권을 형성했다.
광주의 시민구단 창단 첫 해인 2011년, 이들은 11위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12위 상주 14위, 대전 15위, 강원 16위로 순위표의 아랫부분을 차지했다. 승강제가 본격 도입된 2012년도 마찬가지였다. 대구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10위로 비교적 선전했을 뿐 대전과 강원이 13, 14위로 간신히 잔류했고 결국 15, 16위를 차지한 광주와 상주는 강등됐다. 이어진 2013시즌에는 대전, 대구, 강원이 모두 강등되며 ‘대대강광+상’ 5팀 모두가 사이좋게 강등을 한 번씩 경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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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팀의 승강제 독식 현상?
지난 시즌 대전, 대구, 강원이 강등됐고 상주가 승격에 성공하며 승강제 도입 3년차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5팀 동맹이 리그를 지켜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줄 K리그 승강제를 ‘그들만의 제도’로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강등·승격을 경함한 팀이 이들 5팀뿐이며 앞으로도 ‘대대강광+상’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5팀 중 클래식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상주를 살펴보면 그들은 강등 1년 만에 리그 역사상 첫 승격팀에 이름을 올리며 시즌을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리그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현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번 시즌 클래식의 최하위는 별도의 경기 없이 곧바로 2부리그 행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상주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시즌 그들의 승격은 이근호를 비롯한 이호, 이상호, 이승현, 이상협 등 국가대표 급 선수들이 전북, 울산과 같은 강팀에서 대거 입대해 선수들의 개인능력에 의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선수들의 전역과 맞물리며 상주의 전력은 약화됐고 좀처럼 승점을 쌓지 못하고 있다. 상주는 남은 일정에서 최하위를 벗어나 11위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챌린지 팀과 리그 잔류를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챌린지는 지난 5일 안산 경찰청과 FC안양이 무승부를 거두며 대전의 조기 우승과 승격, 안산의 2위가 확정됐다. 대전도 1년 전의 상주와 마찬가지로 강등 1년 만에 다시 1부리그로 올라가게 된 것이다.
1, 2위 외의 중위권 싸움은 치열하다. 안양과 수원FC가 3, 4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함께 강원, 광주, 대구가 승점 4점 차이 안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시즌 시작 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판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승격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군복무 해결을 위해 선수들이 경찰로 입대하는 팀인 안산을 포함해 ‘대대강광’ 4팀을 돌아가며 지목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대강광+상 동맹’은 클래식에서는 그들에 비해 풍족한 자본력을 자랑하는 기업구단에 비해서는 전력이 확연하게 밀리고 챌린지에서는 고양HiFC, 충주 험멜, 부천FC1995 등 내셔널리그, 챌린져스리그에서 프로화 과정을 거친 팀들 보다는 우월한 모습을 보이는 ‘딱 그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있을 K리그 승강제도 또한 이들 5팀이 계속해서 그 중심에 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팬들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원한다
승강제도는 시즌 막판 하위권에 위치해 우승가능성이 낮은 팀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고 리그를 즐기는 팬들에게도 더욱 즐거움을 주는 의도로 도입된 선진 축구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제도의 주인공인 리그 승격과 강등의 주인공이 매번 정해져 있고 예상이 된다면 그 긴장감과 재미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리그를 살찌우고 더 많은 팬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예상치 못한 팀의 강등·승격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승강제도를 도입한 이유다. 팬들은 매번 같은 팀이 오르내리는 싱거운 승강제를 원하지 않는다. ‘각본이 있는 스포츠’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매번 같은 팀이 승격과 강등을 반복해 리그의 흥미가 떨어진다고 해서 2부리그에 있는 팀들에게 승격을 위해 노력하지 말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중요한 것은 승격 이후의 일이다.
이에 클래식 승격이 이미 확정된 대전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는 2015년 클래식에서 단순히 승격에 안주하지 말고 이전과는 다르게 리그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대강광+상 동맹’의 승강제 독점 사이클에서 벗어나야 한다. K리그가 이러한 사이클을 깨기 위해서는 대전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챌린지 하위권 팀들은 전력 강화로 ‘그들만의 승격 경쟁’에 합류해야 하고 대전과 같이 승격에 성공한 팀들은 더 높은 곳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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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남FC의 경우 도민구단임에도 조광래·최진한 감독 체제 하에서 2008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중위권 이상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8-7-6-8-8위)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지자체의 관심, 역량을 갖춘 감독, 선수들의 의지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사례다.
이 시기의 경남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더 좋은 여건을 갖춘 운동장으로 홈 경기장을 이전했고, 조광래와 최진한이라는 능력있는 감독의 연속 선임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또한 구단 직원의 활발한 마케팅 활동으로 팬층까지 두텁게 만들기도 했다. 경남은 특히 지난 2009년 후반기 8승 2무 4패, 2010년 전반기 7승 4무 3패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대대강광+상’ 5팀도 충분히 경남을 본보기 삼아 팀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팬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 일부 팀만이 승강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K리그가 더 박진감 있는 경기와 리그 운영으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리그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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