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보내는 시점에서 보니 금년은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고, 경제침체로 국민들의 사기도 저하된 한 해였다. 그렇다고 2015년이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지 않아 무언가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러니 자살률은 높아지고 출산율은 더욱 낮아지는 것이라 추정해본다. 우리가 땀 흘려 일구어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호가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전에 이대로 가라앉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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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국가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세기에 들어서 미국과 유럽을 빼고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나라는 일본 등 몇 나라뿐이다. 남미의 아르헨티나, 브라질, 유럽의 체코와 같이 20세기 초반에 선진국 입구까지 갔다가 주저앉아 버린 나라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선진국 진입에 실패한 후 중진국의 위치도 유지하지 못하고 후진국으로 추락해 버렸다.
대한민국은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중견국가(中堅國家)’에서 삶의 질이 높은 일류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경제는 성장잠재력이 쇠약해지고, 지역·산업·계층 간 소득격차가 확대되어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갈등의 증폭으로 인해 국민적 역량이 분산되고, 국민과 사회통합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나라의 번영과 발전의 과정이란 제도가 ‘발전적(發展的)’으로 바뀌어 스스로 노력하는 국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따라서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일으키려면 정치와 경제제도를 발전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 국가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번영과 발전의 과정은 선순환 구조로 정착되어야 한다. 우선 매 단계마다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보다 우대하는 경제적 원리가 실천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 때 소외된 자에 대한 배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국가가 번영발전하기 위한 핵심적인 사항은 국민의 재산권의 보장이다. 윌리엄 번스타인(William Burnstein)은 국가번영에 필요한 핵심요소로 재산권의 보장을 꼽는다. 인류의 실질소득은 1820년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다 산업혁명의 여파로 유럽과 미국에서 갑자기 역동적으로 늘었다. 번스타인은 이 무렵 이들 국가에서 재산권의 보장, 과학적 합리주의, 자본시장의 형성, 수송통신의 발달 등 번영의 네 가지 요소가 갖추어지기 시작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재산권의 보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도 헌법 23조에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재산권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
경제와 사회의 발전이란 사회구성원들이 번영과 발전의 정신으로 ‘삶의 질(Quality of Life)’의 향상을 통해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과정이다. 아무리 큰 부자라 하더라도 자기성취감이 부족하고, 인생을 잘 헤쳐 나가고 있다는 믿음이 없으면 발전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가난한 사람도 지금 하는 일과 이루어낸 결과에 대한 성취감이 있고 미래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이 있다면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경제가 일류경제가 되려면 적어도 첨단 지식산업과 정보산업이 주축이 되는 지식경제화에 성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개척자적인 기업가정신과 국민의 ‘경제 하려는 의지(Will to Economize)’가 활기차게 넘쳐야 한다. 높은 수준의 혁신투자와 지식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이내믹한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즉 드러커(P. Drucker)적 지식경제와 슘페터(J. Schumpeter)적 혁신경제의 순기능적인 결합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지역·산업·계층 간 균형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122조에서는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 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여 국토의 균형개발을 규정하고 있다. 제123조 ②항에서는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③항에서는 “국가는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농어민 보호조항을 두어 지역과 산업간 균형발전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의 교육과 근로의 권리 등 각종 권리를 부여하여 계층 간의 균형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지역 간 균형발전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은 결과의 균형이 아니라 기회의 균형을 원하고 있다. 지방은 그동안 공정한 발전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 과거 정부의 국정 운영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균형발전이란 목표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산업분야에서는 수출사업과 내수사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소득분배는 성장의 둔화와 함께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는 우리 경제와 사회 발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치와 사회 각 분야에서 ‘권위주의’는 타파되었다. 하지만 유지되어야 할 권위까지 무너져 법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 안으로는 노사분규와 3D직종 기피현상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개입해서 어려운 문제를 모두 풀어나가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렇다고 위기국면에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모두 맡긴다는 것 또한 무책임한 것이다. 모든 문제를 ‘가진 자’의 탓으로 돌려서도 안 되지만 ‘공무원’과 ‘노동자’나 ‘농민’의 무한 양보를 강조하는 정책은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삼성과 현대 등 대한민국의 초국가기업은 이제 제3세계의 국가경제를 압도한다. 이러한 초국가기업들이 마음 놓고 세계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근로자 수는 어느 나라나 대기업보다 많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차 산업을 제외한 종업원 300명 이하의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전체 근로자의 90%가 넘는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일자리 공장’이라고도 한다. 중소기업에서의 일자리는 곧 중산층의 기반이다. 관건은 우량 중소기업이 얼마나 되느냐이다. 건강한 중소기업이 많아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관계는 기본 전제다. 대기업만 잘나가고 중소기업이 죽어난다면 양극화가 심해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 실리적 상생관계로 풀어가야 한다.
우리 사회를 튼튼히 받쳐왔던 중산층이 점차 붕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산층을 살리자면 중앙정부는 큰 그림을 짜고,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을 맡아야 한다. 그래서 지역마다 독창적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야 한다. 즉 수요자의 눈높이에 서는 것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살펴 맞춤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민간이 더 잘하겠다 싶으면 민간에 맡기는 것이 좋다.
일류국가의 반열에 오르는 꿈을 이루려면, 우리는 소외계층을 보듬어야 하는 마무리 작업을 잘해야 한다. 번영과 발전의 결실이 국민에게 골고루 나누어지는 사회가 일류사회이기 때문이다.
1988년 올림픽 당시 우리는 올림픽주제가로 ‘손에 손 잡고’를 목청껏 불렀었다. “하늘 높이 솟는 불 우리들 가슴 고동치게 하네. 이제 모두 다 일어나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 길 나서자.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 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이 노래로 우리는 세계인 모두가 걱정하던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었다.
조국의 번영과 발전은 어느 한 사람이나 한 정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손에 손을 잡고 벽을 넘어서 앞으로 나아갈 때 도달할 수 있는 달콤한 열매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여! 다시 한 번 손에 손을 잡고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 hjy20813@naver.com
*필자/하정열: 예비역육군소장, 북한학박사, 한국안보통일연구원 원장,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KBS 객원해설위원, 시인, 화가,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