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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돈’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

쿠바의 국가 무상의료 체계를 보며...

김현식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1/09 [10:08]

논어의 계씨편에 보면,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 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를 함에 있어 ‘위정자는 백성이 부족한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불평등한 것을 걱정할 것이며, 백성이 가난한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불안해 하는 것을 걱정하라’ 라는 말이다.

 

▲ 김현식     ©브레이크뉴스

 

6개월 전 어느 여론조사에서 ‘대한민국에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국민의 60퍼센트 가깝다는 결과를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이유중 70퍼센트가 '공정하지 못해서' 란다. 백성은 가난보다도 공정하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니 불환빈 환불균 (不患貧 患不均) 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경제민주화’와 ‘복지’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사기공약’으로 국민을 속여 표 도둑질도 한 것이 아닌가?

 

오늘 쏟아지는 뉴스기사 중 눈을 반짝이게 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쿠바의 혁명가 체게바라의 딸이 서울대에서 강연한 ‘쿠바의 1차 의료’ 강연이었다. 시선이 꽃힌 제목은 바로 ‘쿠바는 한국보다 가난하지만 모든 국민에게 무상의료’ 였다. 쿠바는 외국인들에게 무상으로 의료교육도 시켜주고 많은 이웃나라에 의료지원단도 보내고 있었다. 요즘 대통령의 사기공약과 ‘가진 자’들의 ‘갑질’에 토나올지경인 내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돈보다 사람이 우선인 쿠바의 의료체계를 이해하면서 ‘사람사는 세상’을 보았다.

 

그녀는 쿠바국가의료체계의 3원칙을 이렇게 소개했다. ‘사람의 생명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경제적 상황에 상관없이 의료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의료 지원은 도시든 시골이든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닿아야 한다’ 그리고 이 명제를 어떻게 구현해 왔는지를 설명했다. 그렇다. 복지는 돈의 문제가 아닌 정치의 문제였던 것이다.

 

얼마 전 800만 비정규직의 서럽고 억울한 사연을 담은 영화 ‘카트’를 보며 분노하고 눈물콧물 흘린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은 혹한의 추위 속에 굴뚝 위에 매달려서 또 어떤 이들은 얼음장 같은 길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생존권을 보장받고자 몸부림 치고 있다. 그런 한편에서는 금수저 물고 세상에 나온 3대세습 재벌의 어이없는 ‘갑질’과 죄지은 재벌총수의 황당한 사면론이 속을 뒤집고 있다. 사람보다 돈이 우선이고 법위에 권력이 있는 사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땅콩회항’과 ‘총수사면’은 그저 늘상 있는 일일 뿐이다.  돈과 권력으로  엮어진  무슨 무슨 ‘피아’가 무한정의 ‘갑질’을 마음껏 보장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불공정한 사회를 바꾸려 목소리를 높이면 ‘종북’으로 몰리기 십상인 오늘의 정치를 바꾸지 않고서 ‘사람 사는 세상’을 어찌 만들 수 있겠는가?  세계최강국 으로 위세를 떨치는 미국에서는 가난하고 병들면 죽어야 하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차별을 받지만, 가난해도 외국인이어도 누구나 의료혜택을 받는 쿠바에서는 병이 들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공정하지 못해 분노하는 시민, 저임금에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에 떨며 사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한민국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불환빈 환불균이다. 그러기에 나는 오늘 국민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 줄 사람들의 새로운 정치변화를 간절히 소망한다. 갑오년이 가고 을미년이 오고 있다. 언제까지 ‘갑질’의 노예로 살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주인이 될 것인가?

 

*필자/김현식. (사) 한반도 비전 사무총장.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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