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물질적인 동물이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物質)을 원한다. 인간의 소비욕망은 끝이 없고, 이 욕망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는 결코 충족되지 못한다. 인간의 이 욕망은 문명을 타생시킨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과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웃 나라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우리국토 전반에 걸쳐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며 건강을 해치고 있다. 감염된 철새들의 이동에 따라 조루인플루엔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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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위력이 보잘 것 없었을 때 인간과 자연은 건강한 관계로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 자본의 축적과 함께 문명의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인간은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시켜 건강을 잃고 심각한 병에 걸려 있다. 인류에게 풍요로운 삶을 선사한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이제는 우리의 삶 자체가 송두리째 위험에 빠져들고 있다.
모든 일에는 전조(前兆)가 있다. 위기는 예고 없이 닥치지 않는다. 오늘날 환경의 문제는 단순히 생태계 보호나 보전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환경은 생명의 문제요, 생존의 문제가 됐다. 의식주의 근간이 경제라면, 경제활동의 목표를 최우선적으로 환경, 다시 말해 생명과 생존에 놓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우리가 21세기의 경제를 말할 때 환경산업이라는 분야를 강조하고 하는데, 그 정도 인식으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산업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환경이 곧 경제이고, 경제가 곧 환경인 시대에는 모든 산업이 환경산업이고, 생명산업이다.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고 국가의 위기관리능력 역시 국가 환경안보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
국경은 인간과 물자(物資)의 이동을 구속할 수 있어도, 공기와 물의 흐름.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도 막을 수 없고, 구속할 수도 없다. 한나라의 오염과 공해가 심각하다면 이것은 비단 그 나라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잘 보여주었듯이, 세계는 환경이라는 단일한 이슈로 연결되어 있다. 한나라의 환경문제가 옆에 있는 나라들의 불만을 낳고, 이것이 국가 간의 갈등과 긴장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환경은 평화의 문제요, 이웃 간에 나라 간에 갈등과 대립. 나아가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물질이 부족했을 때는 환경을 거론하는 것이 사치였고, 아직도 빈곤한 곳에서 환경은 사치다.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자연에 의존하는 도리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빈곤이 남아 있는 것은 물질의 절대량(絶對量)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또한 우리는 물질만으로는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경제에 있어 더 많은 생산과 소비도 중요하지만, 자연과 공생 공존하는 튼튼한 의식문화를 가지고, 자연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모두가 동등하게! 모두를 소중하게!”
평화에 이어, 환경이 던지는 두 번째의 화두는 빈곤문제일 것이다. 빈곤문제는 세계평화,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 저개발국가의 물질적 빈곤문제를 해결하는데 원조 가지고는 한계가 있으며, 교육, 과학기술의 지식 격차로 발생한 국가 간 격차를 줄이는 길은 UN 차원의, 세계 모든 나라들이 참여하는 지구적 차원의 지식, 과학기술공유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개발국가의 빈곤은, 환경파괴, 난개발로 지어지고 물질에 의한 상대적 고립과 박탈감에서 오는 극단주의가 태동하여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적 안보개념이 필요하고, 환경, 복지문제는 한나라 당사국의 일로 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으며, 국가를 초월한 세계 안보차원에서 환경, 복지 문제를 다루고 접근해야, 세계평화-환경-경제-빈곤-안보의 선순환이 이루어 질 것이다. posone01@naver.com
*필자/김정기. 김대중 전 대통령시 청와대 수행부장. 한국정치사회숲 이사장.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