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치가 살아나야 야권도 살고 정권교체도 가능
야권세력 재편에 찬성…‘진보진영’과의 단일화 고려
작은 분열을 두려워할 때 아닐 정도로 엄중한 시기
이번 4·29 재보궐선거 화제의 후보 다섯 사람을 꼽자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정배 후보를 포함시킬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기존 야권에서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역임한 그가 탈당해 ‘야권의 심장부’ 광주에 출마하게 된 것이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도의가 어긋났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는 ‘이대로는 안 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빛고을’ 공략을 시작했다. 본지에서는 재보선 정국을 맞아 야권을 뒤흔들고 있는 ‘탈당 거물’ 천정배 후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주간현대=김범준 기자] 민, 서구을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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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해서 옐로 카드도 보내고, 전체 야권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를 하고 계신다고 느끼고 있다. 전체적으로 변화를 열망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힘있는 호남정치를 부활시켜, 광주와 호남의 정당한 권리가 보장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민들께서 많이 인정해 주고 계시지 않나 생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광주에 출마했다. 문재인 대표가 ‘경선’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탈당’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야당,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째, 이명박 정부에 이어서 박근혜 정부, 또 새누리당의 폭주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은 야당으로서, 또 대안세력으로서 비전을 상실하고 무능하고 계파 패거리 패권, 기득권 정치만 가득 찬 정당이 되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정권교체도 국민의 삶의 향상도 불가능하겠다, 이걸 어떤 식으로든지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둘째, 지역을 광주나 호남으로 좁혀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더더욱 큰 문제가 있다. 막대기만 세워도 당선되는 선거가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일당의 패권과 독점적 기득권에 취해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별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거론되는 대선후보 10여 명 중 호남 출신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호남의 상황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특히 호남의 소외와 경제적 낙후를 개선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내가 당의 도움을 얻지 않고, 시민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신임을 얻어서, 그 힘을 가지고 새 판을 짜야 되겠다’, ‘야권을 재구성하고, 특히 호남에서부터 야당의 새로운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인물도 모으고 세력을 만들어서 내년 총선에 대비하는 게 좋겠다’, 저는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일각에선 ‘전략공천’을 해주지 않아서 탈당한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전략공천은 전혀 받을 생각이 없었고, 당의 공천 자체를 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 더구나 전략공천은 지난번 전략공천에 내가 일종의 피해자 아니었나. 또 지난해 광주 시민들이 두 차례 전략공천으로 상당히 마음이 상해있는데, 그 전략공천을 당에서 한다고 해도 내가 말려야 할 그런 것이었다.
내가 고민했던 것은 야권변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당의 경선에 참여하는 게 국회의원 되기는 상대적으로 쉬울지 모르지만, 오히려 기득권 질서에 편입되는 모습인 것이다. 그래서는 야권변화를 이룰 수 없고, 무기력하고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는 광주정치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당이라는 외투를 벗고 광주시민, 서구을 유권자들의 직접적인 신임을 받아서, 그 힘으로 야권을 변화시키고, 광주정치도 바꿔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무소속 출마를 한 것이다.
-선거 슬로건을 보니 ‘이대로는 안됩니다’다. 의미가 무엇인가?
▲이 슬로건은 내가 따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호남정치와 야권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을 만나 왔는데, 그분들이 제일 먼저 꺼내는 말씀이었다. 변화를 열망하는 광주시민들의 열망을 담은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말 이대는 안 된다. 첫째, 민생파탄, 양극화, 폭주하는 박근혜 정권, 이대로는 안 되지 않겠나? 둘째, 무능한 계파, 패권주의 만년 야당도 이대로는 안 된다. 셋째, 1당 기득권에 안주하는 호남정치도 이대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번 선거의 승리를 통해 제가 광주정치를 확 바꾸는 변화의 마중물이 되겠다. 이를 통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호남정치 부활이 뭐냐? 지역주의적인 것이 아닌가?
▲호남정치의 부활은 ‘호남 개혁정치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구구국’의 길을 가자는 거다. 즉, 자신을 구하고 나라도 구하자는 뜻입니다. 호남에는 자기를 희생하며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개혁을 이루려는 ‘호남정신’이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시민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경제적으로 철저히 배제됐고, 사회적으로도 호남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이것을 극복하는 게 호남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낙후와 소외를 극복하자는 것을 지역패권주의로 매도하는 건 크나큰 오해다. 오히려 호남은 지역패권주의의 피해 지역인 것이다.
이제 민주주의와 개혁을 이루려는 ‘호남정치’를 부활시켜야 한다. 또한 호남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고 대변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지금 호남정치가 기득권에 안주하며 무기력에 빠져있다. 일당 독점과 패권의 광주정치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야권도 변하고 정권교체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남정치가 왜 무기력하다고 보나?
▲광주정치는 ‘일당독점’ 기득권에 취해 무기력해진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깃발,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었기 때문에 시민의 이해와 요구보다는 계파 줄서기 정치에 열중했고, 그러는 사이 호남정치는 시민 대중과 멀어졌다. 이 때문에 호남 정치인들은 중앙 정치에서 활약이 미미하다. 호남 출신의 대권 주자 한 명 없는 상황이고, 당내에서도 영향력이 거의 없다. 이걸 전면적으로 쇄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메기효과’란 말이 있다. 어항 속에서 미꾸라지들이 활력을 잃고 무기력에 빠져 있을 때 메기 한 마리를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는 현상을 기업경영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기득권에 안주한 광주정치의 판을 흔드는 강력한 외부적 충격이 필요하다.
내가 출마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벌써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광주에 출동하고, 경쟁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광주시민들께서는 오랜만에 선거하는 맛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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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근본적으로 광주에서 이대로 안 된다고 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을 경쟁 대상으로 삼고 시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뜻을 함께하는 분들 그러니까 ‘호남정치에서 일당 독점 체제를 깨자’, ‘야권을 변화하고 재구성을 해서 새로운 세력을 만들자’, ‘정권교체에 기여하자’,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과 널리 힘을 합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말은 즉, ‘진보 세력’과의 연대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일단은 연대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본인이나 조영택 후보 이외의 ‘제3의 후보’, 예를 들어 새누리당 정승 후보가 당선된다면 ‘야권분열’의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지 않나?
▲이번에 적어도 광주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광주 시민들의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우리가 믿어야 한다. 야권 내의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다. 광주 시민들은 새누리당의 폭주를 막고 정권교체를 이끌 수 있는 수권 대안세력을 갈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광주 서구 을 보궐선거는 야권 내 경쟁이 될 것이다.
화두는 과연 ‘어느 후보가 무기력한 호남정치를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야권의 변화를 통해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 수 있을지’, 광주시민들은 이런 기준으로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다.
앞에도 강조했지만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있다. 또 이대로는 새누리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가 또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당 독점구조를 깨고, 그런 무기력하고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는 야권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저는 그런 점에서 제가 선택되리라고 본다.
-‘천정배’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천정배는 최초의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의 경험이 있다. 또한, 개혁정치에 대한 일관된 신념이 있고, 그동안 민생과 경제정의에 구현에 앞장서 왔다고 자부한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주도하는 등 인권신장에 앞장선 인권변호사이기도 하다. 의정활동 과정에서는 부패방지 3대 법안 제정을 주도하는 등 부패척결 제도 개선에 앞장서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야당이 분열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작은 분열을 두려워할 때가 아니다. 너무나 엄중한 시기가 찾아왔다. 전면적인 쇄신 없이는 가망이 없다. 그 점을 이해 부탁한다. 비록 탈당했지만 개혁과 진보를 바라는 지지자들을 떠난 것은 아니고 잠시 당을 떠났을 뿐이다. 어떤 경우에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과제 앞에서, 그 후 정의로운 통일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일까지 헌신할 것이다. 대의에 맞게 행동하겠다. 천정배를 믿어달라.
천정배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돌입했다.
호남표 잠식한 천정배…“새정치 텃밭을 뒤흔든다”
지난 3월31일~4월1일 격전지인 서울 관악을, 광주 서을 두 곳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중앙일보>가 실시한 4·29 재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 광주 서구을에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이라 불릴 정도 제1야당이 강한 지역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기 전이지만 새정치연합이 고전 중인 건 분명했다.
제일 큰 원인으로는 야권 성향의 표가 흩어져서다. 새정치연합 조영택(22.8%) 후보 외에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28.7%), 정의당 강은미(8.9%), 무소속 조남일(2.1%) 후보 등 야권 성향 후보가 5명이다. 새정치연합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무소속 천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28.6%나 됐다. 조영택(37.9%) 후보와 9.3%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현재 야권이 분열되어 있어 새정치민주연합이 힘을 쓰기 힘든 시점이다”라며 “앞으로 본격적인 선거유세전이 시작되면 새정치 측에서 전방위적인 지원유세를 벌이면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본 기사 보기:주간현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