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동교동이란 지명이 있다. 그런데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동교동은 특별한 의미 의 고유명사가 됐다. 독재반대-민주화 전열을 이끌어 왔던 민주 투사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살았던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동교동은 한국 민주화 투쟁과 성공을 성취한 세계적인 “정치적인 브랜드”로 정착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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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동교동은 과거의 그런 동교동일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 세력들이 민주주의에 헌신한 정신, 즉 동교동 정신은 역사 속에 면면이 살아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진정한 의미의 동교동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망과 함께 해체됐다고 생각된다.
DJ의 가치는 세계평화요, 정의요, 민주주의 발전이었다. 그리고 민족통일과 국민화합을 이루어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좋은 나라를 만들어 국민에게 드리는 것이 그의 정치적인 평생소원이자 염원이었다. DJ의 정신과 가치는 세계인이 공유해야 할 공익적, 보편적 가치로 어느 개인이나 조직, 집단이 소유하고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것. 2004년 당시 박근혜 대표가 동교동을 예방했을 때 DJ는 "내가 이루지 못한 영호남의 정치적 지역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화합을 꼭 이루어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대선 당시 시대적 소명으로 박근혜 후보가 들고 나온 국민대통합의 정신과 가치는 DJ의 정신과 가치.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정치를 떠나 국민대통합의 정신에 한화갑 김정기 하태환 신재중 김원만 이재봉 등 동교동 비서출신 몇몇이 동참했다. 김경재-장성민도 새노선을 걷고 있다. 그들은 과거 동교동이란 민주화 브랜드를 배신한 게 아니다. 민주화가 성취된 민주화된 국가에서 자유롭게 국가에 헌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적 의미의 동교동은 이미 해체됐다고 본다. 다가오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동교동계란 말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동교동이란 실체도 없고, 정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일 JT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실 동교동계는 이미 김대중 대통령께서 1997년 당선되시면서 해체선언을 했다“고 말하고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니까 다시 저를 불러서… 했는데 요즘 자꾸 동교동계, 동교동계 나오니까 참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대표와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월5일 100분간 만났다고 한다.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 박 의원은 대화 내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서 문재인 대표께서 저에 대해서 오해했던 것도 풀었고 제가 또 생각했던 그런 내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를 했다”면서 “지금 현재보다도 호남 민심이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권 교체를 위해서 잘 협력을 해야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호남 민심을 좀 가다듬어야지 선거 때만 호남에 표달라고 하고 선거 끝나면 팽시키는 이러한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되겠다, 그렇게 말씀드렸고 문재인 대표께서도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요한 본고장이기 때문에 호남에 대해서 충분한 배려를 하겠다, 이렇게 이해를 했다(4월7일자 JTBC 인터뷰)”고 공개했다.
동교동은 호남의 동교동이 아니고, 새정치민주연합만의 동교동도 아니다. 동교동은 대한민국의 동교동이요, 세계의 동교동이다. 그래서 동교동의 사유화(私有化), 즉 일부 가족이나 가신들이 특정 정치세력의 방향으로 동교동을 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는 새 대표를 뽑는 선거가 있었다. 이때 이희호 여사는 박지원 대표후보를 지지했으나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이때 이희호 여사도 큰 상처를 입었다고 본다. 동교동 브랜드에 누를 끼쳤다. 동교동 가신의 좌장으로 알려진 권노갑은 확실하게 새정치민주연합 쪽에 줄을 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를 포함한 동교동 일부 가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치적 단체행동을 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는 것도 시대에 뒤진 행동이 아닐 수 없다. DJ 묘소를 참배하는 동교동계 인사는 겨우 50여명이라고 한다.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적 이익에 동교동을 팔고 있는데, 이는 차원 높은 DJ정신과 부합되지 않는 행위일 수 있다.
광의의 의미로 동교동은 편향된 정치 결사단체가 되어선 곤란하다. DJ의 민주화 정신의 상징인 동교동 정신은 이미 대한민국과 우리 사회에 용해돼 있다. 몇 친족과 가신들이 동교동을 사유화, 특정 정치색깔을 짙게 개칠하는 것은 동교동이나 한국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다.
지금도 동교동은 정치적 투쟁세력인가? 결코 아니다. 이미 동교동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성취해낸 승리적 어의를 지닌, 명 정치브랜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그간 동교동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민주주의가 안착된 나라에서 자부심을 갖고, 소신에 따라 국가발전에 기여하면 된다. 여당에서 일하든, 야당에서 일하든, 동교동 정신을 우리 사회에 구현하는 게 진정한 동교동맨이라고 생각한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